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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벤처기업 활성화의 비결
[DOT칼럼] 벤처기업 활성화의 비결
  • 허운나/ 국회의원
  • 승인 2001.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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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분야의 중소 벤처기업 육성은 ‘국민의 정부’의 가장 큰 공적이다.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경직된 경제구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재벌 의존도를 줄이고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IT 벤처기업들을 지원해왔다.
자금뿐 아니라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은 결과, 그동안 1만개에 가까운 기업이 새로 생겼다.
지난 한해 수출의 30.4%를 그들이 담당했고, IMF 사태 이후 유휴인력을 흡수하는 데도 그들이 크게 기여했다.
우리 경제가 벤처 거품론과 위기론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적인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크고 희망적이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다.
언제까지 국내 시장에서만 안주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제는 세계 무대로 나가야 한다.
핵심기술 개발과 수출 증진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 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적어도 절반 이상의 IT 중소 벤처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자금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그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일은 여전히 정부 몫으로 남아 있다.
기술력은 높이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장개척 능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의 해외 마케팅 능력은 대단히 취약하다.
기술을 상품화하는 것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홍보해 판매로 연결짓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마케팅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글로벌 네트워킹도 부실하다.
최신 시장정보도 부족하고, 지원하는 아군도 없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 더욱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신규시장 발굴과 시장 다변화가 요구된다.
수출 효자상품으로 불리던 D램 반도체, 휴대전화 단말기, TFT-LCD와 PC는 내수시장 포화와 수출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로 수출지역이 제한돼 있는 우리나라는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형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어떤 방법으로든 수출의 활성화와 다변화에 주력해야 한다.
그 주역으로 중소 벤처기업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
가만히 앉아서 시장을 찾으면 수출 길이 열릴 리 없다.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부딪치며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지원해주어야 한다.
외국의 국책사업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우리 중소 벤처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가적 교류를 추진해야 하고 외국과의 교류협력 기반을 구축해줘야 한다.
이번 여름에 미국과 멕시코, 중국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점은 엄청난 시장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정보화 성과에 대해 멕시코 정부의 정보화 책임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기꺼이 우리 모델을 적용하고 싶어했다.
중국에도 지금 엄청난 정보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 속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틈이 분명히 보였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리 발목을 잡는 큰 난관임이 분명하다.
바로 이 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부간 협정 등을 통해 불확실성의 안개를 거두어주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
해외시장 진출은 결과적으로 국내 IT 중소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비결이다.
독자 생존력이 떨어지는 그들이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는 정부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정부 부처뿐 아니라 나같은 국회의원도 발벗고 나서고, 온 나라가 함께 기업을 돕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IT 중소 벤처기업들의 자생력이 커져 홀로 설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뒤로 물러나 그들의 선전을 마음 속으로 응원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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