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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용박람회 다리품을 팔아라
2. 채용박람회 다리품을 팔아라
  • 이미경 기자
  • 승인 2001.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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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주관 대규모 행사 잇달아 열려… 참가업체 미리 확인해야 시간낭비 줄여 얼어붙은 취업 시장을 뚫을 묘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철 취업 성공여부는 ‘정보력’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룹 차원의 공채가 줄고 개별 기업별 수시채용이 늘면서 취업 시즌이면 손쉽게 얻을 수 있었던 굵직한 채용정보들이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인원을 흡수했던 대기업들의 채용규모가 크게 축소됐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중견기업 또는 지방 유망기업으로 재빨리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취업 시즌이면 각 대학에서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기업설명회도 예년보다 활발하지 않은 만큼, 채용대행 업체나 인터넷 구직 사이트 등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보망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충고다.
알짜 정보 많고 현장취업도 가능 올 가을에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채용박람회는 정확한 정보를 위해 다리품을 팔 각오가 돼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지역별 채용박람회에는 해당 지역의 우량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학교 취업정보실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알짜 취업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현장에 나와 있는 기업 인사담당자들과의 면접을 통해 면접경험을 쌓을 수도 있고, 현장면접이 곧장 취업으로 연결되기도 하므로 박람회 일정과 참여하는 기업을 미리 알아보고 철저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을에 열리는 채용박람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노동부와 경제 5단체, 미상공회의소 등 7개 기관이 함께 주관하는 ‘2001 채용박람회’다.
9월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전국 350~400개 기업이 참여해 2500~3500명에 달하는 인원을 흡수할 예정이다.
행사를 준비중인 서울지방 노동청 최승렬 직업상담관은 “SK그룹사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과 금융·유통·교육·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건실한 중견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미상공회의소쪽에서 접촉한 국내 외국계 기업 40여개사가 이미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학력과 인맥, 성차별이 비교적 덜한 외국계 회사에 관심이 많았던 지방대생이나 여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기획중인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노동부에서 준비한 직업선호도 검사와 구직기술 배양을 위한 성취 프로그램, 미상공회의소에서 마련한 취업관련 전문가 강연, 국내 각지에 있는 무료 직업훈련기관 소개와 상담, 장애인과 전직·이직자를 위한 상담 코너가 따로 마련된다.
지난 4월에 개최돼 경인지역 구직자들의 숨통을 틔워주었던 ‘대우차 퇴직자 등 경인지역 구직자를 위한 채용박람회’는 올 가을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오는 10월17일 노동부와 인천시, 대우차 희망센터가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경기·인천 지역에 있는 200여개 유망중소기업들이 참여해 6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여성취업을 위한 특별 부스를 설치해 여성인력을 주로 뽑는 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각 지방 노동청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채용박람회는 10월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논산 등 인근지역까지 포괄하는 충남·대전지역 채용박람회가 10월19일에 200여개 업체의 참여로 이뤄지고, 전남·광주지역 채용박람회도 해당 지역 유망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10월29일에 문을 연다.
10월26~27일에는 대구 경일대학교에서 대구·경북지역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아직 참여 업체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위해 제조업체는 물론 IT 분야 벤처기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포부다.
부산·경남지역 박람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부산지방노동청쪽은 “부산·창원·울산 등 지역별로 10월 중에 3~4차례 채용박람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규모 박람회 외에도 노동부가 주관하는 지역별 중·소규모 채용박람회들이 9~11월에 잇따라 열린다.
오는 9월25일 인근 5개 시에 있는 70여개 유망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안양지역 채용박람회를 시작으로, 원주와 춘천, 목포, 통영 등 전국 20여개 지역에서 채용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곳들은 자세한 일정과 참여업체 수, 채용분야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노동부의 고용정보시스템 홈페이지 www.work.go.kr에 방문하거나 지방 노동청과 노동사무소, 노동부 산하 고용안정센터로 문의해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직업선호도 조사 등 부대행사 다양 전문가들은 “채용박람회에 참가하기 전에 반드시 참여업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람회 참여업체는 보통 박람회가 열리기 10일 전쯤에 확정되지만, 참여업체 수가 꾸준히 늘어 불과 2~3일 전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평소 관심을 가졌던 기업이 박람회에 참여하는지 알아보고, 그밖에 어떤 기업의 부스에 들러 이력서를 제출하고 현장면접을 볼 것인지를 미리 결정한 뒤 참가해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최승렬 상담관은 “현장에 가보면 어떤 기업의 부스를 방문할지 결정하고 거기에 맞는 이력서와 면접을 준비한 사람과 막연히 구경하러 온 사람이 확연히 구별된다”며 치밀한 사전준비를 당부했다.
특정 기업을 고집하지 않고 부스 주변에 붙어 있는 구직 포스터를 유심히 보는 것도 채용박람회를 알뜰히 이용하는 방법이다.
특히 대규모 채용박람회의 경우 미처 부스를 차지하지 못한 우량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의 구직 포스터들이 곳곳에 붙어 있는데, 정작 참가자들은 이를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경희대 취업정보실 이종구 교수는 “지금은 입사가 힘든 국내 유수의 벤처기업들도 몇년 전 취업박람회에서는 부스대신 포스터로 구직자들의 눈길을 끌었다”며 “대기업 부스를 찾아다니며 4~5군데 원서를 넣어 경쟁률 높이기에 한몫 하기보다는 포스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취업경쟁에서, 최후의 승리는 결국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피튀기는 전장에서 살아남기가 여간 고된 일이 아니겠지만, 행운의 여신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웃음 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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