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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전자상거래, 닷컴 부활의 '나팔'
[머니] 전자상거래, 닷컴 부활의 '나팔'
  • 이왕상(LG투자증권)
  • 승인 2001.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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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종 전반 주가상승 견인… 관련 법·경기 등 외적 환경도 호의적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옥션과 인터파크가 1분기 실적 호전 발표에 힘입어, 4월 한달 동안 각각 37%, 58%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분기 연속 영업흑자 달성 발표로 4월 한달 동안 48%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는데, 여기에도 전자상거래 매출 성장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즉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은 2001년 중반의 인터넷 업종 전반의 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업체들의 수익모델(펀더멘털)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성장·실적 호전·마진율 개선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닷컴주 거품론’의 핵심은 수익모델(펀더멘털) 부재였다.
즉 높은 주가지표를 설명하기엔 실적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2000년 옥션과 인터파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그 여파로 주가는 고점 대비 70%, 많게는 90% 이상씩 하락했다.
특히 B2C(기업 소비자간) 전자상거래의 경우, 고객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B2C 업체들은 오프라인 업체와 차별화된 강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들고나왔고, 결과적으로 고질적인 저마진 구조에 시달려야 했으며, 그나마도 치열한 경쟁으로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크게 변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전자상거래 관련 업체들의 1분기 실적도 크게 호전되는 모습이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업계 구조개편이 본격화되어 마진율이 개선되고 있으며, 선두 업체의 경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실적호전 소식은 투자자들의 닷컴주에 대한 ‘실적불안감’과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쇼핑몰 시장규모 4조원 전망 전자상거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장 성장 전망이 먼저 필요하다.
여기에 기업 수익성에 대한 분석을 덧붙여야 한다.
우선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는 과연 얼마나 되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커질지 따져보자. 산업자원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온라인 쇼핑몰 규모는 약 2조3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올해 시장 규모는 80% 가량 증가한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으로 소비패턴의 전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의 성장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수치를 일반적인 소매판매액 통계와 비교 분석해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력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517조원, 소매판매액은 123조원이었다.
GDP 대비 소매판매액 비중은 과거 5년간 22.6~23.8%(평균 23%)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이어왔다.
2000년의 온라인 쇼핑몰 규모(2조3천억원)를 살펴보면, 전체 소매판매액 규모의 1.8%, GDP 대비 0.4%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소매판매액 대비 0.8%(4분기 1.0%), GDP 대비 0.3%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등 국내 인터넷 환경이 전자상거래 사용에 호의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전자상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액의 10분의 1까지만 성장하더라도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2008년까지 소매판매액의 약 10%가 인터넷을 통해 거래된다고 가정했을 때, 2008년의 온라인 쇼핑몰 규모는 19조8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부터 2008년까지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가 연평균 31%씩 성장하는 셈이 된다.
하기야 온라인 쇼핑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보면 이런 성장전망이 환상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이용자 수는 2000년 말 기준으로 약 324만명이며, 6개월 단위로 약 100만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아이클릭, KISDI IT FOCUS(2001.2)). 2000년 말 현재 인터넷 사용자 수가 1904만명이라고 할 때(한국인터넷정보센터), 인터넷 사용자의 17% 정도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이 비율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01년에는 인터넷 이용자 수의 20%, 2008년에는 50%(약 1500만 명) 이상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2000년에는 324만명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가 월평균 약 5만8500원의 금액을 지출했는데, 이용금액은 향후 2008년까지 연평균 8% 증가해 2008년에는 약 1500만명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가 월평균 10만8500원의 금액을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BP 돌파 후 높은 수익성 달성 기대 산업의 성장성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수익성 분석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비용구조를 꼼꼼히 따져보면, 초기 고정비용이 높은 반면 매출과 연동되는 변동비의 비율이 작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추가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옥션의 경우 2002년 이후 매년 고정비는 10% 안팎으로 증가하는 반면, 순매출액은 20%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순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2001년 3.8%에 불과하던 것이 2002년 25.2%, 2003년 33.8%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 개정과 경기회복 등 외적 환경도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펀더멘털 개선 기대를 북돋우고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로 이뤄지는 각종 거래에 대해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30% 감면해주는 것을 기본골자로 하는 전자상거래 관련법 개정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지난 4월26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소식들은 인터넷 업종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어 주가는 하방경직성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장기 관점에서 옥션과 같은 전자상거래 대표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 경매의 네트워크 효과
전자상거래 가운데서도 인터넷 경매 사업은 전형적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적용되는 사업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일반적인 재화와는 정반대로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한단위 생산증가를 위해 필요한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점점 적어지는 ‘수확체증의 법칙’으로 이어진다.
‘네트워크 효과’와 관련해서는 팩시밀리의 예를 보면 이해가 쉽다.
2명이 팩시밀리를 사용할 때는 1개의 관계가 성립하지만, 4명일 때는 6개, 8명일 때는 28개, 100명일 때는 4950개의 관계가 성립한다.
결국 팩시밀리 제조업체에서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팩시밀리 사용자(critical mass)를 확보하는 것을 최대과제로 삼게 된다.
그렇게 돼야 고객이 팩시밀리 한 대를 구입해서 얻는 효용이 상당히 크므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팩시밀리를 사려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경매 산업에서도 이런 효과가 생긴다.
일단 충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면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는 수요공급법칙에 따라 충분히 싼 값에 물건을 구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물건도 자주 교체되면서 회전율도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
국내 대표적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은 필요한 수준의 사용자 수를 넘어섰을까? 3월 현재 옥션의 회원 수는 322만명, 월평균 총거래대금은 300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정확하게 ‘충분한 수의 고객’을 판별할 기준은 없지만, 현재 국내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가 324만명이고 옥션의 시장점유율이 65%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인터넷 경매사이트와 격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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