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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e삼성 공정위에 덜미 잡히나
[포커스] e삼성 공정위에 덜미 잡히나
  • 박종생
  • 승인 2000.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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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증여와 경영권 이양 논란 속 공정성 의혹 사…물증확보 여부에 따라 부당내부거래 밝혀질 수도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맏아들 이재용씨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이 인터넷 계열사 설립을 통해 이재용씨에게 편법 증여와 경영권 이양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눈에 불을 켰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에서 공정위 조사에 반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뒤숭숭한 분위기다.
그렇지만 공정위가 삼성그룹 차원의 부당내부거래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삼성이 지난해 말부터 만든 인터넷 관련 계열사는 e삼성 등 모두 17개다.
이 가운데 이재용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열사는 12개에 이른다.
(<표> 참조) 삼성이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해석된다.
하나는 인터넷 사업에 관심이 많은 이재용씨에게 그룹 인터넷 사업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통해 이재용씨를 차기 총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혜 지원”이다, “정당 경쟁”이다 재계에서는 인터넷 사업이 ‘이재용으로의 대권이양’의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사업이 성장가능성이 유망한 만큼 향후 매출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고, 따라서 이들 계열사의 대주주인 이재용씨는 삼성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적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만약 이재용씨가 인터넷 사업에서 크게 성공한다면 경영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만큼 경영권 획득에 필요한 명분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삼성은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씨가 주도하는 인터넷 회사에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많은 돈과 뛰어난 인력을 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삼성의 이런 지원이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현재로선 밝혀지지 않았다.
위법 여부는 이른바 부당내부거래가 있었는지 확인되야만 알 수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나 인력지원을 하면서 특혜를 주었는지가 초점인데, 현재 공정위는 이 두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상당한 ‘준비’를 해놓은 것 같다.
우선 삼성 계열사들이 인터넷 관련 계열사들에 출자할 때 액면가로 투자함으로써 특혜 의혹의 싹을 잘라버렸다.
이전에 삼성SDS가 이재용씨에게 편법 증여를 할 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장외거래가보다 현저히 낮은 주당 7500원에 부여한 것과 대비된다.
이 건은 현재 고법에서 일부 부당한 절차가 있다는 점이 인정돼 계류상태에 있다.
삼성SDS 건이 이재용씨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성격이 강하다면 이번 건은 인터넷 계열사 지원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으로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인력지원 부분이다.
삼성 주요 계열사에서 이른바 잘 나가는 엘리트 사원들이 대거 이들 인터넷 관련 계열사들에 가 있다.
삼성은 이들이 사직을 하고 옮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인터넷 계열사 설립 초창기에 삼성의 주요 임원이 겸직을 하는 방식으로 일했기 때문에 공정위가 어느 정도 물증을 잡아내느냐에 따라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시점인 8월 중순께 인터넷 관련 계열사들로 옮긴 직원들 중 일부가 다시 원대복귀한 흔적도 있다.
벤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재용씨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맨땅에서 시작하는 일반 벤처기업인들과 달리, 이재용씨가 재벌 모기업으로부터 부당하게 지원을 받아 유리한 입장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불공정 경쟁행위다.
이는 경쟁관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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