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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공주 한번 돼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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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지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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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몰’ 캐릭터 꾸미기용 온라인 상품 판매…본격적 유료화 전환, 성공 가능성에 주목
지난 8월22일 네오위즈 나성균 사장은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향후 회사의 비전과 새로 추진할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공개된 사업계획 가운데는 채팅 사이트인 세이클럽 www.sayclub.co.kr에 ‘세이몰’이란 쇼핑몰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 들어 있었다.


5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를 하겠다는 얘기였다.
대규모 회원을 확보한 사이트라면 너나없이 운영하는 그런 쇼핑몰 가운데 하나로 넘길 수도 있지만 이 쇼핑몰에는 색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디지털 상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현실사회가 아닌 가상사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었다.
겉은 온라인에서 속은 오프라인에서 세이몰에서 판매하는 물건은 크게 회원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는 데 필요한 아이템과 채팅 사이트를 좀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이템으로 나뉜다.
자신의 캐릭터를 치장하기 위한 옷, 액세서리 등을 파는 것이 앞에 해당한다.
검색할 수 있는 상대방의 수를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는 쌍안경, 예약된 사람에게 자기만의 배너광고를 보이게 할 수 있는 전광판, 채팅방에 들어갈 때 화려하게 등장할 수 있게 해주는 스포트라이트 등 ‘매직 아이템’이라고 불리는 것이 뒤에 속한다.
세이몰은 이른바 수익모델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콘텐츠 유료화’를 조금 다른 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철저하게 온라인 상품을 팔면서, 구매욕구는 오프라인에서 빌려왔기 때문이다.
나를 더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뭔가를 사고 싶다는 것은 오프라인에서는 아주 당연한 욕구이다.
이런 당연한 욕구를 온라인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 세이클럽의 전략이다.
지난 한달여 동안 무료로 진행된 시범사업 결과만으로 보면 세이몰의 전략은 성공을 예감하게 한다.
시범사업 동안 광고를 클릭하거나 채팅을 통해 나누는 방식으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도록 했는데, 현재 세이클럽은 포인트를 얻으려는 회원들의 열기로 뜨겁다.
세이클럽은 10월17일부터 세이몰을 본격적으로 유료화했다.
아이템을 사기 위한 포인트를 이제 현금으로 사야 한다.
성공적인 유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과금방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세이클럽은 신용카드 결제, CMS 자동이체, 휴대전화 통합부과 등의 방식으로 요금을 물릴 계획이다.
주 이용자층이 18살에서 23살이기 때문에 휴대전화 통합과금에 많은 기대를 건다.
이용액이 1천원, 2천원 정도의 소액이라는 점도 구매저항을 줄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세이몰은 이제 본격적으로 ‘유료화’ 시험대에 올라섰다.
세이클럽사업부 김지용 실장은 “캐릭터 꾸미기라는 게 그다지 새로운 사업은 아니지만,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많이 부여한 점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앞으로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지원하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유료화할 계획이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닷컴기업들에게 유료화는 언젠가는 건너야 할 다리와 같다.
다리를 언제 건너는가, 어떻게 건너는가는 그들의 몫이다.
세이클럽은 ‘많은 아이들에게서 코묻은 돈을 조금씩 떼어내는 방법’을 택했다.
대신 그들에게는 사이트 안에서 왕자와 공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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