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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의e혁명] ③ SK그룹
[공룡들의e혁명] ③ SK그룹
  • 박종생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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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무선인터넷 OK, SK!
SK(주)·SK텔레콤·SK글로벌 중심으로…최태원 회장은 인터넷사업 직접 기획
SK그룹은 국내 재벌그룹 중에서 인터넷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는 회사 축에 든다.
SK(주) 최태원 회장이 인터넷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사업을 직접 주도하는 영향이 크다.
SK그룹 내에서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는 올 초부터 인력과 자금 등에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SK그룹의 인터넷 사업은 SK텔레콤, SK(주), SK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회사라는 이점을 살려 무선인터넷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SK(주)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정유회사에서 종합 마케팅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 7월 SK상사, SK유통, SK에너지판매 등 3개 회사가 통합해 탄생한 SK글로벌도 유통망, 종합상사의 마케팅 노하우, 그리고 인터넷을 접목시켜 마케팅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총수 주도하에 이뤄지는 SK의 인터넷 사업 ‘혁신적인 세계적 마케팅 회사’(Globalized Innovative Marketing Company). SK(주) 최태원 회장이 올 초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제시한 비전이다.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정유회사에서 종합 마케팅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얘기다.
“원유만 정제해서 먹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고객 만족을 위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모두 팔아라”는 게 최 회장 주문이다.
SK(주)는 이를 위해 OK캐시백사업이라는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그 중심에는 인터넷이 있다.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기반으로 고객들과 접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사업 조직만 봐도 이 회사가 인터넷 사업에 얼마만큼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지 알 수 있다.
96년 9월 유선과 무선통신을 통한 신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20여명의 인원으로 ‘복합네트워크팀’을 출범시킨 데 이어, 98년 1월에는 ‘사이버LMC팀’(인원 25명)으로 개명하면서 사업의 초점을 인터넷에 맞췄다.
5월에는 ‘인터넷사업부’(인원 210명)로 조직을 확대개편했다.
본사 직원 1300여명 가운데 16%에 이르는 직원을 인터넷사업부에 배치한 것이다.
인터넷에 회사의 미래를 건 셈이다.
SK(주)의 인터넷 사업은 OK캐시백 www.okcashbag.com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1월 문을 연 이 사이트는 쇼핑, 여행, 생활, 게임, 건강, 금융 등 10개 사이트와 연결된 생활종합 허브 사이트를 지향한다.
이 사이트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기획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이 사이트는 얼마나 발전하고 있을까. 현재로선 다음이나 야후코리아 같은 포털 사이트들에 견주어 인지도, 회원수 등 여러 면에서 뒤떨어져 있다.
회원수는 150만명 정도이며, 페이지뷰는 250만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업체들과의 연계, 무선인터넷 부문에선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평한다.
우선 각 부문별로 오프라인 강자들을 중심으로 2천여개 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서점은 종로서적, 복권은 주택은행, 은행은 외환은행 식이다.
재밌는 것은 SK그룹 계열사를 활용하는 부분은 정유, 이동통신, 의류 등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SK그룹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사업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무선인터넷 부문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유선인터넷 쪽에서 업계 리더가 되려면 엄청난 경쟁을 치러야 하지만, 무선인터넷 쪽은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주) 인터넷사업부장 박철규 상무는 “유선에서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기는 힘들지만 무선으로 가면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음성 포털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무선인터넷 시장은 우리 것” 무선인터넷은 SK그룹의 인터넷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SK(주)의 무선 사업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무선인터넷 도구인 휴대전화 시장의 공룡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가입자 수가 각각 1100만명, 360만명으로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커다란 반사이익을 보게 된다.
비단 이들만 아니라, OK캐시백 사이트 등 계열사들이 추진하는 인터넷 사업도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사업은 n.TOP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올 1월 서비스를 시작한 n.TOP에서는 9월 말 현재 185개의 CP(콘텐츠 공급업체)가 2900여종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락(게임, 노래방 등), 운전, 뉴스, 날씨, 증권, 예약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테마형 무선인터넷 서비스 TTL n.TOP도 개설했다.
n.TOP 가입자는 올 1월 48만5천명에서 9월에는 362만명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무선데이타사업본부 양진국 대리는 “올 연말에는 500만명, 2003년에는 1천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 대비 무선인터넷 사용자 비율이 올해 30% 수준에서 2003년에는 8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 SK텔레콤은 두가지 수익원을 갖게 된다.
정보이용료 회수대행 수수료와 회선이용료 두가지다.
우선 정보이용료 회수대행 수수료는 콘텐츠 이용료를 CP들을 대신해서 거둬주면서 받는 것이다.
현재는 정보이용료의 10%를 SK텔레콤이 챙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회수대행 수수료보다는 회선이용료가 더 탐난다.
현재 회선이용료는 일반 요금의 경우 10초당 17원이다.
이런 방식으로 n.TOP을 통한 매출은 현재 월 200억원 정도라고 한다.
양진국 대리는 “앞으로 주력은 주식이나 은행거래, 복권 같은 전자상거래,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기통신은 최근 국내 처음으로 휴대전화 음성 포털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휴대전화로 대화하듯이 원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명령하면, 이를 음성 포털 서버에 있는 음성인식 엔진이 인식해 사용자가 요구하는 인터넷 정보를 음성으로 들려준다.
스포츠, 여행, 운세, 날씨 등의 정보가 서비스된다.
이 음성 포털 서비스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SK(주)의 OK캐시백에 있는 콘텐츠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룹 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SK텔레콤도 여기에 가세할 계획이다.
SK그룹 인터넷 사업의 중심이었던 넷츠고는 지난 8월 SK텔레콤에서 분사했다.
일부에서는 SK(주)에서 주도하는 OK캐시백의 위력에 밀린 게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돈다.
하지만 넷츠고 자본금이 800억원을 넘어서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SK텔레콤의 자금지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회원수가 210만명인 넷츠고는 지난해 496억원, 올 상반기에는 5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60, 70% 가량이 온라인 서비스에서, 20% 가량은 전자상거래(해피투바이)에서 발생한다.
앞으로 게임, 생활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강화하고, 전자상거래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유통망 활용 놓고 고민중 종합상사와 유통업이 중심인 SK글로벌은 인터넷 사업을 크게 세가지 방향에서 추진하고 있다.
화학·철강·섬유 부문의 e마켓플레이스 구축, 신규 인터넷 사업, 그리고 벤처투자다.
이 회사는 올 1월 인터넷사업본부를 출범시켜 이들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e마켓플레이스의 경우 화학 부문은 LG 및 현대와 공동으로 구축을 끝낸 상태이지만 철강과 섬유 부문은 아직 추진중이다.
신규 인터넷 사업은 애초 포털 사이트를 계획하다 이를 포기하고, 의사·교사·약사 등 전문직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전문 포털 사이트로 방향을 바꿨다.
세계 최대의 민간 우편·통신·사무 체인점인 미국 MBE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원스탑비즈니스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교대점 등 세군데 매장을 개점했다.
SK글로벌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SK글로벌의 인터넷 사업은 아직 ‘방향정립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이 회사는 종합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SK유통이 갖고 있는 SK텔레콤의 대리점망(3500여개), SK에너지판매의 주유소망(3천여개) 등 국내외에 거대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거점으로 마케팅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것인데, 아직까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 있지 않다.
SK 주유소 2층에 인터넷카페를 만든다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실천된 건 거의 없다는 것이 실행방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프라인 연계로 수익 창출 SK(주) 인터넷사업본부 박철규 상무 SK그룹의 대표적인 인터넷 사업으로 꼽히는 OK캐시백 사이트를 책임진 SK(주) 인터넷사업본부 박철규 상무를 만났다. 해외 수출 마케팅이 전문인 박 상무는 지난 98년 미국 현지법인에서 일하던 중 사이버LMC팀으로 발령을 받아 인터넷에 눈을 떴다. 그는 인터넷과 비즈니스를 접목시키는 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가 인터넷 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SK는 애초 에너지 중심 기업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에너지 고객, 운전 고객들에게 기름만 팔아가지고는 살 수 없다. 고객 만족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마케팅 기업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활정보까지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툴로 인터넷을 활용할 계획이다. 물론 우리는 위기에 처한 닷컴기업들과 달리 실질적인 수익모델을 정립하고 있다. 수익모델이 무엇인가. 콘텐츠 유료화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게임, 만화, MP3 등 특정 부문만 예외적이다. 유선인터넷에서는 힘들다. 결국 오프라인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다. OK캐시백의 뒤에는 2천여개의 오프라인 기업들이 있다. 우리는 초창기 우수한 오프라인 기업들과 제휴를 맺기 위해 전직원들이 하루종일 뛰어다녔다. 그 성과로 막강한 제휴라인이 구축됐다. 이 제휴업체들은 전자상거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제휴업체에서 물건을 사면 OK캐시백 포인트를 받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무선인터넷과 음성 포털도 큰 수익원이다. 지금 매출이 얼마나 되나. 올해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여행, 복권 판매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여행은 전세계 주요 호텔과 제휴를 맺었다. 복권은 요즘 하루 1500만원 상당이 팔리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는 무선인터넷과 음성 포털에서 매출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는 500억원의 구체적인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무선인터넷은 어떤 콘텐츠가 가장 잘 이용되나. 매출이 가장 많은 것은 스타들 동정 같은 연예정보다. 그 다음에 운세, 유머 등이다. 건강, 교통, 음심점 정보도 많이 이용된다. SK(주)의 인터넷사업부는 주로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나. 몇번에 걸쳐 사내 공모를 했다. 처음에는 SK(주)에서, 나중에는 SK 전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했다. 경쟁률이 15대 1에 이르기도 했다. 대부분 기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상당히 독창적이고 튄다. 외부의 전문인력도 스카우트했다. 벤처식으로 운영된다고 보면 된다. 사내에서는 외인부대로 불린다. 다만 보상시스템은 아직 예전 그대로여서 개편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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