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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다음·새롬·한컴 큰손에 놀아났다
[포커스] 다음·새롬·한컴 큰손에 놀아났다
  • 이원재
  • 승인 2001.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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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열풍과 인터넷 주가폭등은 ‘큰손’들의 ‘작전’에 놀아난 백일몽이었을까? 코스닥의 대표적 인터넷기업의 주가가 개인 작전꾼의 시세조작에 놀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은 허수주문을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현대전자, 신라호텔 등의 주가를 99년 12월부터 2000년 8월까지 인위적으로 조작하면서 29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챙긴 혐의로 ㅇ증권 테헤란로지점 전직 투자상담사 정아무개씨를 구속했다.
또 같은 방법으로 싸이버텍홀딩스의 주가를 조작해 10억여원의 차익을 얻은 ㅎ증권 강남지점 전직 투자상담사 송아무개씨와 최아무개씨도 구속했다.


이들은 미리 사둔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사들일 의사가 없는 주문을 대량으로 내 다른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방법으로 주가를 올린 뒤, 보유주식을 팔아치워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큰손들이 팔고나간 뒤 해당 종목은 주가가 폭락했고, 가짜 매수주문에 속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매도하기로 결정한 종목에 대해 거래가 시작되기 전에 아주 낮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낸다.
턱없이 낮은 값에 주문을 내므로 덜컥 체결돼버릴 염려가 없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에는 ‘매수잔량’이 표시되므로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사려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 것처럼 보인다.
순진한 투자자들은 ‘또 무슨 재료가 있나보다’면서 매수에 가담한다.
이 틈을 노려 보유물량을 팔아치운다.
이들이 유유히 물량을 털고 사라지면서 주가는 꺾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인터넷 대형주에까지 작전이 스며들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렇게 당당할 수 있겠느냐’면서 코웃음쳤다”며 “코스닥시장이 기관도 아닌 개인 작전꾼 손에 놀아난 셈이어서 허탈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면서도 “가뜩이나 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인터넷 업체 직원들의 사기가 더욱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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