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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금리인하 약발 먹힐까
[포커스] 금리인하 약발 먹힐까
  • 박종생
  • 승인 2001.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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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콜금리 0.25%포인트 인하…상반기 성장률 3%대 기대
정부의 경기진작 정책에 한국은행이 가세했다.
한은은 2월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콜금리 목표를 5.25%에서 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더이상 좌시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른 실물경제를 통화정책을 통해 회복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한은의 이번 조처는 금리가 실물경제에 전달되는 파급경로가 정상적 상태가 아닌데다 경제주체들의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의도하는 효과를 당장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 회의 결과는 한은의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정책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비 및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생산 및 수요지표의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돼 올해 성장률은 4%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많다”면서 “금리인하를 통해 투자 및 소비심리가 호전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1분기와 2분기에는 성장률이 3%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6%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가 경착륙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한은은 이번 조처를 통해 ‘콜금리 인하→ 은행 여·수신금리 인하→ 자금의 제2금융권 이동→ 주식 및 회사채 시장 활기→ 실물경제 회복’의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콜금리 인하가 올 초부터 조금씩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에 선순환을 일으킬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상무는 “하반기 경기회복의 핵심 변수는 지금 자금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왜곡된 금리 수준을 그나마 조정해주고 자금시장을 선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정한영 경제동향팀장도 “물가 불안, 구조조정 부진 등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금리 하향 안정화는 일단 자금을 은행권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는 만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시장금리의 하향세와 회사채 및 CP 발행시장의 회복 조짐은 시장의 자율적 힘보다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그것도 우량기업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으로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으로 투자부적격 단계의 회사채의 발행 및 유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번 조처를 큰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리인하 조처가 발표된 이후 연 이틀 주가가 상승했지만 금리인하 조처보다는 연기금의 주식 투자 조처가 더 많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금리보다는 경기가 더 관건”며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도 “금융시장에 금리 파급경로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어 경기진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경기둔화가 심리적 요인에 크게 기인한다는 점에서 소비 및 투자심리를 자극해 실물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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