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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원천기술] ⑥ 광인터넷
[IT원천기술] ⑥ 광인터넷
  • 임주환(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승인 2001.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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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여는 인터넷 세상
90년대 초 월드와이드웹(WWW)이 나타나면서 인터넷은 마른 장작에 붙은 불처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정보통신 구도도 모두 인터넷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인터넷 이용자가 해마다 두배 가량 늘고, 인터넷 이용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도 2~5배씩 급증하고 있다.
2000년을 기준으로 인터넷 트래픽은 음성 트래픽을 앞질렀다.
이제 음성 위주의 정보통신 인프라로는 인터넷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렵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갈수록 더 빠른 속도와 더 좋은 서비스를 요구한다.
전화 모뎀에서 ADSL로 빠르게 바뀌는 세태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열풍과 요구를 기술이 따라잡지 못해 허둥대는 형국이다.

이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정보통신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대안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
광인터넷 기술도 그 가운데 하나다.
섬유 한가닥으로 수십 테라비트 전송 광인터넷 기술은 음성, 데이터, 화상 등 인터넷 정보를 광파장 신호로 바꿔 빛의 속도로 교환·전달·처리하는 기술이다.
광인터넷 기술은 전자식 기술이 갖는 속도의 한계를 극복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터넷 트래픽을 경제적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전자식 기술로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적 전송 링크 속도는 2.5Gbps(1기가=10억)이며, 앞으로 1~2년 안에 10Gbps 정도로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최대 40Gbps를 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광인터넷은 이론적으로 광섬유 한가닥을 통해 1초에 최대 수십테라비트(1테라=1조)까지 전송할 수 있다.
인터넷 속도를 지금보다 수천배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처리 비용도 수백분의 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광인터넷이 차세대 인터넷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광통신 기술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광인터넷 기술은 최근 들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광인터넷 기술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산업체, 학계,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차세대인터넷(NGI) 프로젝트의 시험망 기반에서 시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은 유럽공동체 회원국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용자 친화적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WDM(파장분할다중전송) 광전송 기술과 광인터넷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최초로 광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미국의 NGI 프로젝트와 비슷한 CA*net3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2001년부터 페타급(페타=1천조)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기획하고 있다.
일본은 기초기술보다는 망 적용을 위한 실용기술 위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95년 1.25기가급 광회선교환기 연구시제품을 개발해 정보통신 올림픽이라 불리는 ‘텔레콤95’에 출품했다.
99년엔 단위 링크당 10Gbps의 완전광 패킷교환기 연구시제품을 개발해 ‘텔레콤99’에 선보였다.
ETRI는 90년대 초반부터 광전송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10Gbps 광전송시스템과 160bps WDM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광소자 및 부품 분야에서도 90년대 초부터 원천 핵심기술 개발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10년 후 시장 규모 7500억달러 광인터넷은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광인터넷 사용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대규모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인터넷 세계 시장은 2006년 약 2700억달러 규모에서 2010년엔 7500억달러 규모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2006년 3조원에서 2010년엔 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우리 정부도 최근 광인터넷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기술 발전 추세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5년 동안 민간 쪽과 함께 모두 5251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테라비트급 라우터 기술, 수십테라급 광패킷 라우터 기반 기술, 10Gbps급 이더넷 기술, 테라비트급 WDM 광전송 기술 및 회선분배 시스템 기술, 광인터넷 네트워크 관련 시스템 부품의 국산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광인터넷 사업을 효율적으로 펼치기 위해 산업체와 대학, 연구소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광인터넷기술개발협의회도 구성했다.
광인터넷 사업을 목표대로 추진하면 우리는 세계 수준의 광인터넷 기반기술을 확보하게 되고, 앞선 기술을 적용한 광인터넷 인프라를 아주 경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의 구조적,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모든 국민에게 고품질, 저비용의 초고속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광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가상기업, 가상기업망, 기업간 정보망 등 높은 품질의 다양한 비즈니스 콘텐츠도 제공할 수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면에서도 2006년에는 내수시장의 약 45%(1조3천억원 규모)를 광인터넷 기술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에서도 약 1.5%(43억달러 수출)를 차지해 11만명 가량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광인터넷 사업이 무르익는 2010년께는 내수시장의 70%(6조원) 정도를 점령하고 세계시장을 3%(227억달러 수출) 가량 차지해 57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원격 진료·교육 등 현실화 가능해 광인터넷이 핵심 정보통신망으로 자리잡으면 2시간짜리 영화가 기록된 동영상 250편, 500쪽짜리 책 2만권, 50면짜리 신문 2000년 분량을 1초에 주고 받을 수 있는 빛의 시대가 열린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환자들도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인터넷을 통해 3차원 그래픽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도 있다.
샐러리맨들은 굳이 회사에 나갈 필요 없이 집에서 얼마든지 업무를 볼 수 있다.
손쉽게 가상 사무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광인터넷 기술 개발에는 광범위한 요소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계와 연구소,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광인터넷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80년대 전전자교환기(TDX교환기) 개발, 90년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상용화에 이어 세계적 정보통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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