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14 (목)
[e비즈니스] 해외진출 성공 열쇠는 '네트워크'
[e비즈니스] 해외진출 성공 열쇠는 '네트워크'
  • 장근영
  • 승인 2001.04.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기관·종합상사·벤처컨설팅업체 등 전문적 도움 고려해 볼 만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성패는 해외 네트워크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진출의 방법이 수출이든 지사 설립이든, 또는 해외 마케팅 강화든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최근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는 벤처기업들의 사례는 해외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비전텔레콤 www.vtcom.co.kr은 올해 초 자체 네트워크로 중국 시장을 뚫었다.
광전송장치용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현재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루슨트테크놀러지와 PMC시에라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현지 사정에 밝은 대기업 출신의 간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상형 차장은 “인적 네트워크가 없는 상태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B2B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국내 대기업의 유휴자산을 동남아 시장에 매각하는 사업에 나선 서플러스글로벌 www.SurplusGLOBAL.com은 원래 오프라인 무역회사였다.
이 회사는 해외에 거래선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온라인 사업에 적극 활용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회사 임선집 기획팀장은 “B2B 해외 수출입 사업의 특징상 마케터가 직접 거래처를 방문해야 하는데 과거 오프라인 무역회사 시절의 거래처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 회사처럼 자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그만큼 해외 진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상당수 벤처들에게 해외 진출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통부·중소기업청, 벤처 지원 나서 정부와 민간 벤처캐피털, 벤처컨설팅 업체 등이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해외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벤처기업들로서는 이들 지원 기관들이나 민간업체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소기업청은 다산벤처를 만들어 벤처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나섰다.
정보통신부도 가칭 에버그린캐피털이라는 벤처캐피털을 만들어 벤처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도 지난해 10월 벤처 지원팀을 만들어 벤처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다.
민간에서는 이레씨앤씨나 파파빈 등의 벤처컨설팅 회사들이 주목할 만하다.
이레씨앤씨의 브리지포벤처 www.bridge4venture.com 사업부는 직원들의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과 현지생활 경험 등을 토대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는 해외 벤처나 벤처캐피털이 3천여곳, 국내 벤처가 5천여개에 이른다.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국내외 벤처와 벤처캐피털 업체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대표적 서비스가 국내 벤처 기업인들이 해외 업체의 CEO들과 인터뷰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것이다.
이 업체는 규격화된 질문지를 통해 국내 벤처와 해외 투자업체, 장래 거래업체들을 연결시켜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벤처들의 기업설명회(IR) 자료도 외국 기업의 관행에 맞게 작성해주고 있다.
현재 이레씨엔씨에서 해외쪽과 연결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는 세곳이다.
바이오 업체인 우양바이오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산하 소매점연합회와 거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레씨엔씨가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레씨앤씨 이상복 이사는 “외국은 우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방식으로 IR을 하면 먹혀들지 않는다”며 “해외 현지 비즈니스 방식에 대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벤처 인큐베이팅 업체인 파파빈 www.papabean.com은 일본에 진출하려는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파파빈은 지난해 9월 설립돼 일본 도쿄와 서울에서 회사설명회를 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일본 벤처캐피털과 한국의 10개 벤처가 참여해 일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현재 게임 관련 업체 한곳이 호평을 받아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려 하고 있다.
파파빈 이용우 이사는 “보수적 성격이 강한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우려면 일본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해야 하고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일본이나 미국계 컨설팅 업체를 끼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아직 벤처캐피털 업체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주로 은행이나 증권사의 자회사인 벤처캐피털과 소프트뱅크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이 한국의 벤처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종합상사도 유력한 네트워크망 때문에 벤처의 유력한 해외 진출 지원 통로로 꼽힌다.
SK글로벌의 경우 국내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SK글로벌 이덕구 과장은 “중국 시장의 경우 아는 사람이 아니면 말도 붙이기 힘들다”며 “이런 점에서 상사들이 가지고 있는 유통망이나 인맥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상사들의 경우 벤처들이 기술력만 있지 시제품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장성을 테스트하기는 힘든 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섣부른 욕심은 금물” 이레씨엔씨/오태동 사장 벤처업체들의 해외 진출 관련 컨설팅 업무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IBM에서 15년간 근무하는 등 IT 업계에 20여년간 몸담았다. 그래서 IT 업계나 벤처 업체들의 어려움을 잘 안다. 국내 벤처들이 기술력은 있는데 마케팅과 세일즈에서 취약해 항상 아쉬웠다. 기술력있는 업체들이 세계 IT 시장의 0.5~1%밖에 안되는 좁은 국내에서 바둥거리는 모습도 안타까웠다. 지금까지 몇몇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했는데. 벤처들의 궁극적 시장은 세계다. 글로벌 모델이 없는 벤처는 성장하기 힘들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발 벤처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해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성공했다고 하는 업체들도 미약한 결실에 비해 노력과 시간을 엄청나게 낭비했다. 열이면 아홉이 실패해 낭비가 컸다고 본다. 실패요인을 무엇으로 보나. 우선 경험이 없었고 전략과 전술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섣불리 욕심만 부린 측면이 크다. 한마디로 순박한 접근 방식이었다. 이레씨엔씨의 장점은 뭔가. 우리는 네트워크에 중점을 둔다. 해외 벤처나 벤처캐피털 3천여곳, 국내 벤처 5천여곳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들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다. 벤처가 혼자 해외에 진출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우리는 인큐베이팅, 컨설팅, 법률, 경영지원, IR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전문가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지원한다. 우리가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해외 진출은 결국 자금문제와 연결되지 않는가. 대부분의 업체가 자금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벤처 업체를 시장성과 연결지어 볼 때 3가지 경우로 볼 수 있다. 기술은 개발했지만 제품화에 실패한 경우와, 제품화엔 성공했지만 시장성이 없는 제품인 경우, 시장성까지 갖췄지만 마케팅과의 연계에 실패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돼 수준급 벤처를 제외하고는 자금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국내 벤처캐피털은 수익모델이 없으면 관심이 없다. 반면 해외쪽은 기술과 성장 가능성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금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매우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