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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더]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디지털리더]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 김상범
  • 승인 2001.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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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전도사 되겠다"
* 김영환 충북 괴산 출생(46살) 청주고 연세대 치대 역사문제연구소 이사 국민회의 정세분석위원장 민족문화작가회의 회원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연청 중앙회장 15, 16대 국회의원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 간사 민주당 대변인 과학기술부 장관
“치과의사가 무슨 국회의원이냐 하는 얘기를 들었죠. 그러다 치과의사가 무슨 대변인이냐 하는 얘기도 들었어요. 지금은 또 치과의사가 무슨 장관이냐고 한답니다.
”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은 웃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치과의사가 과기부 장관이 된 것이 아니고 사회의식이 있는 젊은 지식인이 장관이 된 것입니다.
” 그의 목소리에는 시종 자신감이 넘쳤다.
민주화 운동 경험자들이 의정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듯 이제 행정업무에서도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각오를 드러냈다.
자신이 잘못하면 많은 민주화 동지들을 볼 면목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취임하면서 국가 지원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평가체계를 정비해 엄격한 심사체계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문제는 의원시절 많이 지적했던 문제였다.
그간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국가 예산의 5% 투입을 목표로 과학기술계에 전폭적 지원을 해준 국민들이 고맙습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한푼의 연구비도 알뜰하게 사용할 것을 새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과기부의 평가체계는 40년의 역사를 이어왔고 합리적으로 조정을 거듭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제도를 평가하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실무자, 연구원과 함께 검토해 발전적 평가제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죠. 지금 범부처 차원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 공동관리’(가칭) 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과기부가 국가연구개발 규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과기부나 정통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제 거꾸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국회는 정부를 견제하는 게 중요한 기능이므로 거기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 장관으로서 국회의원 시절의 비판이 건설적 비판이 되도록 정책대안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했으니 이것을 정책으로 실천하는 것이 현재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비판했던 것을 이제 직접 집행력을 갖고 일할 수 있으니까 성취감도 있을 것이고 보람도 얻을 수 있겠지요. 물론 결과를 책임져야 하니 부담도 있지만 말입니다.
앞으로 문제를 바로 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에 밀착하는 정책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밖에서 생각해왔던 과기부의 위상이나 문제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신임장관으로서 각오나 목표가 남다를텐데. 장관으로서 첫번째 과제는 과학기술계의 사기를 높여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이 사회의 중심이 되고 국정의 중심이 되는 과학기술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해야 합니다.
또 과학기술자들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과학기술이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사회적 관심도에서 우선순위가 올라가면 과기부도 신명나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기부의 위상과 사기는 과학기술계와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디지털, 정보화, 지식사회 등 정보기술(IT)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언뜻 과기부가 이러한 조류에서 뒷전에 밀려나 있는 느낌이다.
지식정보 사회에서 과기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IT가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원천기술 빈국에서 비롯한 기술무역 적자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업구조를 디지털화해야 하고 과기부는 IT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 4월16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과기부, 산자부 등 6개 부처가 ‘전통산업-IT 접목 기술혁신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과기부는 전통산업을 디지털화하는 데 토대가 되는 ‘e-R&D’ 강화를 맡았습니다.
핵심 원천기술에 114억원을 투입하고 기술복합화 추세에 적극 대응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IT 원천기술 확보와 기초연구 활성화,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고유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IT 산업 육성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IT 원천기술 개발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과학의 대중화’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국민과 함께 하는 과학기술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을 전파하는 과학기술 전도사가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국민들이 과학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과학자가 물고기라면 국민들의 과학사랑은 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대중매체에서 과학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미 4월2일 과학기술 전용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했고, <호기심 천국> 등 과학적 원리를 재미있게 탐구하는 TV 과학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과학문화 공간을 확충해 국민 과학교육의 내실화를 꾀하고 과학관을 더욱 활성화해 청소년 및 일반 시민을 위한 국민교육의 장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IT 벤처와 함께 바이오 벤처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과기부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벤처 창업이 활성화돼 현재 바이오 벤처 수가 420여개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은 4500여명으로 평균 1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바이오 벤처 기술수준을 높이기 위해 바이오 벤처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참여 확대를 유도하겠습니다.
과기부, 산자부, 복지부 등 여러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G7 사업 등 연구개발 사업 결과의 산업계 기술 이전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바이오 벤처의 인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 등과 협조해 기술자 양성과정부터 박사 후 과정까지 모든 과정의 교육 훈련체계를 정비하고 생물산업계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단기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개설할 계획입니다.
과학 발전은 종종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충돌해왔다.
만일 지금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 유용하긴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여러가지 사회문제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 문제는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과학기술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서 과학의 대중화가 선결돼야겠죠. 과기부는 미래에 크게 부각될 과학기술 사회문제를 국민들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대중화와 함께 기술영향평가제도를 과학기술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어요. 기술영향평가제는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평가해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성을 제고하고 건전한 과학기술의 합의를 도모하자는 것이죠. 과학기술 시민단체를 육성해 과학기술 정책에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늘려간다는 취지도 있고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민간위원도 3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공개 등 과학기술정책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더욱 넓혀갈 겁니다.
김 장관은 이른바 정치인 장관이다.
정치인 장관이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는 별로 없었다.
정치인 장관에 대한 평가가 안 좋은 게 아니라 정치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안 좋은 거죠. 분명한 것은 좋은 정치인이라면 좋은 장관이 될 거라는 겁니다.
또 장관 자리는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다른 말보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기,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이지요. 산으로 가던 과학기술이 넓은 들로, 광장으로 나가게 됐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말들은 많이 했어요. 하지만 과학기술을 우리의 삶과 정책의 중심에 놓는 데는 미흡했습니다.
국가사회의 중요한 패러다임 변화를 김영환이가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종합청사 한구석에서 작은 불씨를 지폈습니다.
누구나 얘기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조금씩 펼쳐보이겠습니다.
구체적 대안도 있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정보기술은 장대높이뛰기의 장대
과학기술과 정보기술에 대한 김영환 장관의 관심과 열정은 오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했고 직접 벤처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힘든 시련의 과정을 경험하고 이제 국회의원을 거쳐 과학기술의 최고 행정책임자로 올라선 그에게 ‘닷컴의 위기, 벤처의 위기’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벤처의 위기다, 닷컴의 위기다 하면서 여기저기서 호소하는데 이건 돌이킬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일입니다.
닷컴을 다른 일반 기업과 구분해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닷컴은 절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기술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입니다.
기업의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돈을 버는 게 기업인이죠. 어떻게든 살아 남아 돈을 벌어들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사업을 지나치게 길게 보거나 관념적으로 생각해 어려움에 빠졌을 겁니다.
수익모델 없는 부분은 과감히 청산할 줄 아는 자세, 보잘것 없어 보여도 수익이 된다면 이를 다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거품이 빠지고 시련을 극복한 기업은 다시 야성의 힘을 얻어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탄력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확신합니다.
” 김 장관은 다시 한번 정보기술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정보기술은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장대와 같은 것입니다.
장대가 얼마나 유연하고 탄력성을 갖느냐가 중요하죠. 그런 점에서 닷컴의 승리는 모든 것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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