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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크루소칩' 무거운 행보
[IT] '크루소칩' 무거운 행보
  • 유춘희
  • 승인 2001.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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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낮고성능검증안돼노트북시장에서고전...디지털장비가주타킷될듯
리눅스커널개발자인리누스토발즈가다니는회사,소니의명품노트북바이오(VAIO)시리즈에탑재된마이크로프로세서를만든회사.인텔과AMD의강력한경쟁상대로떠오르고있는회사.트랜스메타www.transmeta.com가한국에상륙했다.
이회사대표제품인‘크루소’(Crusoe)칩은인텔펜티엄에비해전력소비가적고배터리수명이길어노트북제조업체들이앞다퉈채용하고있다.


트랜스메타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CTO(기술담당임원)를 역임하면서 SPARC 프로세서를 개발한 데이비드 디첼이 95년에 설립했다.
지금은 이 회사 부회장이자 CTO인 디첼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크루소칩을 이렇게 소개했다.
“크루소는 ‘저전력 구동’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해 이동형 장비의 세계를 뒤바꾸고 있다.
노트북 사용자는 작고 가벼운 것을 요구했지만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크루소가 이 고민을 해결했다.
” 트랜스메타를 대표하는 크루소칩은 지난해 처음 선보였는데, 초소형 노트북과 인터넷 연결 장비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이 프로세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독특한 ‘코드 모핑’(Code Morphing) 기술과 ‘롱런’(LongRun) 기술 때문이다.
크루소의 주력 제품인 TM5400은 667MHz 클럭 제품까지 나와 있다.
크루소는 소프트웨어 기반 프로세서다.
칩이 작동할 때 하드웨어가 처리하던 명령어 모음을 소프트웨어가 처리하게 함으로써 트랜지스터 수를 줄였다.
코드 모핑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임무를 줄여 기존 제품에 비해 열이 적게 발생한다.
따라서 냉각 팬이 필요없어 기존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보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냉각 팬이 없으니 소음도 없다.
롱런 기술은 전력 소모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지속적으로 프로세서 요구사항을 지켜보면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력을 공급한다.
예를 들면 600MHz 속도에서 1.6V 전력 소모량을 보이다가 슬립 모드로 가면 순식간에 200MHz, 1.1V로 바뀌게 한다.
이런 특징 탓에 장비를 얇고 가볍게, 그리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어 초경량 노트북이나 웹패드처럼 이동성이 중시되는 인터넷 장비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가을 라스베이거스 컴덱스 전시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태블릿PC에 장착됐고, 소니, 후지쯔, NEC, 히타치, 게이트웨이 같은 세계적 노트북 업체들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크루소칩의 반향은 아직 크지 않은 듯하다.
칩을 채용한 제조업체는 많지만 인텔 시장을 갉아먹었다는 표시는 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크루소칩이 “전원 절감 능력은 탁월하지만 성능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저전력 소모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성능을 강조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그런 이미지는 초소형을 지향하면서 프로세서 발열 문제로 고민하던 소니나 후지쯔, 히타치 같은 기업과 먼저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노트북 PC보다는 디지털 장비에 주로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의 한국 마케팅과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싱크 www.insynctech.com 이영완 사장은 한국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이 아닌 브랜드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는 “아무리 기술이 훌륭해도 인지도를 우선하는 한국 시장에서 인텔의 마케팅 능력을 따라갈 수 없다”며 “수년 동안 노력해온 AMD도 공략하지 못하는 시장을 트랜스메타가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인싱크는 크루소칩을 임베디드 장비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전자업체인 세우전자와 이젝스가 크루소칩을 장착한 웹패드 시제품을 선보였고, 또다른 회사들이 위성방송 셋톱박스와 웹터미널, 홈네트워킹용 게이트웨이(서버)를 개발하고 있다.
이영완 사장은 “국내 대형 업체들이 크루소를 장착한 모캅(mockup) 제품을 만들긴 했지만 시장에 내놓진 못한 상태”라며 “트랜스메타 주주인 삼성전자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그들도 인텔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운신의 폭이 좁다”고 말한다.
실제 트랜스메타도 인텔과 정면승부를 피하고 있다.
디첼 부회장은 “불필요한 경쟁은 피하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처음 타깃을 로우엔드 모바일 컴퓨팅 분야로 한정했고, 인텔이 강한 데스크톱 분야는 슬쩍 뛰어넘은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인텔 스트롱암이나 모바일 펜티엄Ⅲ가 경쟁상대라고 볼 수 있지만, 스트롱암은 크루소와 달리 PC와 호환성이 없고, 인텔 모바일칩은 이미 1GHz 제품까지 나와 있어 속도에선 경쟁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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