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일단 불이 나면 크든 작든 엄청난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다시 복구하기도 쉽지 않다.
데이터나 정보도 마찬가지다.
미리 외양간을 만들어두지 않으면 소를 잃고 하늘만 쳐다보는 꼴이 되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회사의 자산목록 1호로 등장하고 있는 데이터 보호에 대해 기업들이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스토리지 업체인 한국이엠씨컴퓨터시스템즈 허주(34) 차장은 재난에 대비한 전산시스템을 기업들에게 컨설팅해주고 설치해주는 ‘정보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실시간 복구시스템 설치 그가 98년 1월, 지금 직장으로 옮겨오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기업의 백업 업무란 커다란 원형 보조기억장치 테이프에 데이터를 꼭꼭 쌓아두는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재난이 일어나 전산시스템이 마비됐을 때 먼지 쌓인 창고의 데이터들을 끌어내 복구하는 일은 그야말로 가내수공업과 비슷했다.
증권사라면 고객 주문을 며칠 동안 받지 못하고, 물류배달 회사라면 모든 트럭들이 발이 묶여 서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때 등장한 게 실시간 재난복구시스템이다.
원격지에 보조 전산센터를 두고, 본사의 주센터와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거였다.
주센터에서 처리하는 모든 데이터는 통신망을 타고 실시간으로 보조 센터에 백업된다.
따라서 화재나 지진으로 주센터 기능이 마비되면 자동으로 보조 센터가 주센터 역할을 맡는 것이다.
재난복구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전산망 복구에 며칠씩 걸리던 기간이 2~3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그는 미국 본사에서 개발한 이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치하고 적용해본 엔지니어였다.
재난복구시스템 전문가는 IT에 대한 전반적 기술지식과 컨설턴트 자질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공과대학 출신이 아니면 고객 회사의 전산환경을 이해하는 게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고객 회사에 재난복구시스템의 중요성을 설득하고 계속 토론해야 하기 때문에 원만한 대인 관계도 필수적이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시스템 전문가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실제 재난복구시스템 전문가들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컨설팅이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
영업 마케팅 직원들이 고객사를 연결해주면 본격적으로 컨설팅에 들어간다.
먼저 백업 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결정한다.
서울에 주센터를, 대전에 보조 센터를 둘 수도 있지만 고객사가 부담하는 통신비용이 엄청나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일산이나 분당 등 수도권 일대에 백업 센터를 두도록 권유한다.
다음으로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백업할 것인지를 판단한다.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백업하면 좋기야 하지만 그만큼 설치비용이 늘어나므로 꼭 필수적인 데이터만 백업한다.
마지막으로 복구시간 목표도 정한다.
대개는 2~3시간 정도가 평균 복구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다음으로 시스템을 설계한다.
기업 요구를 바탕으로 스토리지 크기, CPU 종류, 통신장비 따위를 결정한다.
실제 구현 작업에 들어가면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재난복구시스템이라는 것이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적 성격이 짙다.
따라서 이미 제품으로 나온 솔루션을 매뉴얼에 따라 설치하면 되는 것이다.
실제 설치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재난시스템 전문가의 역할은 사실상 솔루션 설치로 끝난다.
실제 재난이 터지면 복구 역할은 해당 기업 전산 담당자의 몫이다.
전산 담당자가 주센터를 폐쇄하고, 네트워크를 보조 센터로 돌리고, 보조 센터 서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따위를 체크한다.
재난시스템 전문가는 현장에 출동해 기업 전산 담당자가 불안해하거나 당황할 때 매뉴얼대로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 정도에 그친다.
한번 실수는 영원한 손실 고객사들은 보조 센터에 주전산 센터의 30~40%에 이르는 비용을 투자한다.
프로젝트의 금액단위가 크기 때문에 스토리지 업체 입장에선 한번 실수를 해 프로젝트를 놓치면 타격이 크다.
게다가 아무리 평상시 보조 센터가 작동을 잘해도 막상 재난이 닥쳤을 때 작동하지 않으면 보조 센터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백업전문 회사에선 신입사원을 받지 않는다.
“회사 전산실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험자들을 가장 높게 치고 있습니다.
또한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 정보화 시대가 오면서 데이터는 계속 쌓여간다.
쌓이면 쌓일수록 돈이 된다.
정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커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2004년까지 스토리지 업체가 매년 89.5%씩 성장한다고 내다본다.
그만큼 이쪽 직종의 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앞으로 스토리지 업체는 더 전문화할 겁니다.
그만큼 인력이 많이 필요해지겠죠. 또한 백업은 모든 전산업무의 기본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겁니다.
”
책을 읽어가면서 나태한 나를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www.searchstorage.com 정보 스토리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접할 수 있습니다.
기술동향과 전문지식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이트입니다.
스토리지, 서버,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등을 운용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고, 특히 각 구성요소들이 장애를 일으켰을 때 복구하는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2. 증권사, 은행, 통신사 등 고객사의 업무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재난복구 솔루션이 고객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녹아 들어갈 수 없다. 고객 앞에서 자신있게 재난복구 과정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업무 파악 능력을 길러야 한다. 3. 재난복구시스템은 고객사가 마지막 단계로 구축하는 전산시스템이다. 두번 구축하는 고객사가 없고 또한 실제 재난이 일어났을 때 복구에 실패해서도 안된다. 그러므로 100% 완벽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계속 확인하고 시뮬레이션하고 조언을 구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