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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1] 3룡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인수전
[창간기획1] 3룡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인수전
  • 이원재
  • 승인 2000.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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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제과 제일제당 SBS 치열한 결쟁...엔터테인먼트 업체들 상한가 “제일제당, 동양제과, SBS가 케이블텔레비전 프로그램공급업체와 인터넷 콘텐츠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합병하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3강을 형성한다.
조선무역, 대호 등 중견 케이블텔레비전 송출업자들은 더 많은 송출망을 확보해 콘텐츠 유통의 길목을 지키면서 대기업에 맞서지만, 지분참여 등을 통해 송출망을 견제하는 3강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 하반기 미디어업계에는 본격적인 콘텐츠 확보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미 투니버스(만화), OCN·캐치원(영화), 바둑TV, 온게임네트워크(게임) 등 5개의 채널을 인수한 동양제과와 39쇼핑(홈쇼핑)과 m.net(음악)을 확보한 제일제당은 그 선두주자다.
SBS는 스포츠 관련 채널 3개를 인수하고 SBSi를 설립해 인터넷업체들의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이 세 기업의 목표는 각각 10개의 채널.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두루 갖춰 케이블텔레비전 콘텐츠의 1인자로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콘텐츠만 있으면 어디든 `쏜다' 물론 이들의 이런 움직임은 위성방송이 일반화하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케이블텔레비전만을 감안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겨레IT 기업평가센터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함께 내린 결론이다.
공중파방송 중심으로 일원화돼 있던 미디어산업구조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는 것을 미리 간파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사업자'를 향해 노를 젓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전통적인 미디어산업에서는 텔레비전, 라디오, 음반 등 매체별로 콘텐츠도 나뉘어 있었다.
즉 텔레비전용 음악프로그램, 라디오용 음악프로그램, 음반용 음악프로그램이 각각 제작되고 배포됐다.
그러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저장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이런 질서는 뿌리째 바뀌게 됐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한영아 수석연구원은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어느 매체에나 실릴 수 있는 매체중립적 콘텐츠의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음악프로그램을 하나 제작하면 그것을 케이블텔레비전, 공중파방송, 인터넷방송 뿐만 아니라 2001년 시작되는 위성방송에까지도 가릴 것 없이 모두 내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단독 PP들은 빅 브라더에 항복 이런 판이 짜여지면, 단독 케이블채널사업자들은 설 땅을 잃게 된다.
어느 정도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단독채널이라도 얼마 가지 않아 다채널사업자에게 밀리게 되리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동양제과의 경우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을 표방하고 있는데, 음악 종합연예오락 등의 채널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KMTV(음악)나 채널넥스트(종합오락) 등과 짝을 짓는다면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그룹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일제당은 가장 핵심적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꼽히는 영화채널이 없다.
본격적인 영화채널은 아니지만 영화·예술채널을 인수한다면 콘텐츠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텔레비전 지역송출업자(SO)들은 하반기 미디어업계 인수전의 또 하나의 초점이다.
콘텐츠 생산자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송출업자가 송출을 거부하면 안방에까지 전달될 수 없다.
그런데 통합방송법에서는 대기업의 송출업체 보유지분을 최대 33%로 제한해 이 분야 진출을 막고 있다.
이런 틈을 타서 조선무역, 대호 등의 일부 중견기업들은 전국 77개 가운데 최고 10여개의 지역송출업체를 인수해 협상력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에릭 최 수석연구원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지역송출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활발한 상호 인수합병을 벌일 것”이라며 “기존 중견기업 뿐만 아니라 동작케이블텔레비전, 미래케이블텔레비전, 중앙케이블비젼, 서서울케이블텔레비전 등도 인수주체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제과 제일제당 등 대기업들도 지분참여 등을 통해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아 수석연구원은 “콘텐츠 강자로 나서는 대기업들은 지역 SO들의 지분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해 이들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임 애니메이션 전자상거래도 관심 게임·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대한 투자는 관련 분야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방송콘텐츠 강화라는 점에서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많은 유료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업체 넥슨, 엔씨소프트 등과의 제휴 또는 결합은 고정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쌍방향텔레비전이 가정으로 들어갈 것에 대비한 전자상거래업체의 인수도 합리적이다.
SBS는 스포츠전문쇼핑몰, 동양제과는 영화·애니메이션·게임 전문쇼핑몰 등 각 콘텐츠 특성에 맞는 특화된 전자상거래업체가 사냥감이 될 수 있다.
게임채널 시청 도중에 게임 관련 제품을 구입하고 스포츠중계 도중에 유명선수 캐릭터상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다매체시대에 대비해 인수전 나섰다 ” SBS 하금렬 미디어정책실장 SBS 하금렬 미디어정책실장은 “최근 인수한 스포츠채널·골프채널과 신규사업을 승인받은 축구채널을 공중파방송 스포츠부문과 연결해 제작비용 절감 등 시너지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 실장은 또 “케이블텔레비전업체들은 아직 수익구조가 취약하므로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채널사업권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케이블텔레비전, 위성방송 등이 등장하면서 공중파방송의 위상이 약화하는 것 아닌가?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케이블텔레비전의 활성화가 공중파의 영향력을 떨어뜨리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영향력과 수익은 여전히 지배적일 것이다. 대신 시장점유율은 다른 매체들에게 잠식당하면서 점점 감소하리라고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사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데? 자회사인 SBSi에서 전문적으로 인터넷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SBS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사용해 인터넷으로 방송하고, 인터넷 전용 방송프로그램은 SBSi가 자체제작하기도 한다. 기존 방송사업자의 경우 이런 방법으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으나, 새로 생겨난 순수 인터넷방송업체들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다매체시대가 오면서 방송도 광고에서 다른 분야로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쌍방향방송이 가능한 디지털시대에는 텔레비전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고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자상거래 수수료나 유료방송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홀로서기 채널 사업자들은 생존위기 ” ON&MEDIA 신은호 전략기획본부장 동양제과의 미디어 관련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ON*MEDIA 신은호 전략기획본부장은 “단독채널사업자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쪽에서 내용이 충실한 채널을 인수할 수도 있으나 현재보다 가격이 좀 더 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또 “인터넷 콘텐츠쪽에서는 온라인 게임업체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블채널사업자(PP)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는데? 현재 5개 채널을 인수했고 4개 채널사업권을 승인받은 상태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현재 상태에서 30~40% 정도의 비용만 추가로 투입하면 바로 위성방송채널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여러 채널을 소유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추가인수계획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개의 매체에 팔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송출업자와의 협상력이 떨어지는 단독프로그램공급자들은 생존의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본다. 이들의 가격이 좀 더 떨어지면 내용이 충실한 프로그램공급자를 인수할 수도 있다. 제일제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위성방송을 염두에 둔 법인이다. 힘있는 프로그램공급자끼리 뭉쳐 협상력을 강화하자는 얘기다. 위성방송 진출에는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터넷사업 진출계획이 있는가? 독자적인 바둑 관련 사이트를 곧 열 계획이다.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에 투자해 게임채널의 콘텐츠를 강화할 생각도 갖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는 아직 추진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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