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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목말라? 현실세계와 손잡아
[특집] 목말라? 현실세계와 손잡아
  • 김상범
  • 승인 2000.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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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대표적인 온라인 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제휴하고, 뒤를 이어 또다른 대형 유통업체 케이마트가 야후와 손을 잡자 유행하기 시작한 말이 있다.


바로 ‘클릭 앤 모르타르(Click & Mortar)'‘클릭 앤 모르타르’는 온라인(mouse click)과 오프라인(blick & mortar)의 결합을 뜻하는 말로, 모르타르는 굴뚝산업을, 클릭은 온라인 기업, 즉 닷컴기업을 대표한다.
최근 온라인 기업 거품론이 제기되고, 수익모델 없는 기업에 투자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클릭 앤 모르타르는 온라인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으로 상징화되고 있다.
“순수 닷컴에는 투자결정하기 어렵다” 클릭 앤 모르타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직접 당사자인 온라인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온라인 기업을 둘러싼 주변환경의 변화도 닷컴기업들을 클릭 앤 모르타르로 내몰고 있다.
무엇보다 클릭 앤 모르타르의 가능성이나 전략이 없다면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렸다.
창업투자사로 대표되는 투자자본이 ‘오프라인과 연계가 되지 않는’ 온라인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다.
KTB네트워크 김진우 팀장은 “순수한 닷컴기업에는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기반이 있거나, 온라인 인지도를 발전시켜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시킨 닷컴기업들에게서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 나온다”고 말한다.
창업투자사인 케이브이씨넷의 정승채 사장 역시 “오프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면 투자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이 미약한 닷컴기업에는 이제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클릭 앤 모르타르에 대한 전반적인 인터넷 업계의 분위기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큐베이팅 업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오프라인 기업에서의 경험이 있는 예비창업자만을 인큐베이팅 대상으로 삼겠다는 기업마저 등장했다.
테크웨이가 설립하고 제일화재, 한국컴퓨터, 피코소프트 등이 협력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인큐베이팅 기업 앳벤처는 “인큐베이팅 대상자로 30대 후반에서 40대 경영자를 우선한다”며 “이들은 오프라인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예 처음부터 오프라인 경험자를 대상으로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닷컴기업 스스로도 클릭 앤 모르타르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수익모델이 닷컴기업의 절대선으로 부상하고 있는 현재의 분위기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오프라인과의 연계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닷컴기업들이 클릭 앤 모르타르로 변신을 추구하는 방법의 하나로 직접 오프라인에 진출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업체와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거나 오프라인 유통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가장 공격적인 클릭 앤 모르타르 전략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직접 진출을 고려하거나, 이미 시작한 닷컴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우려의 시각도 적지않다.
직접 진출보다는 제휴가 낫다? 무엇보다 놀던 바닥이 다른데 성공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걱정스런 지적이 많다.
가장 먼저 오프라인 직접 진출을 시도한 인터파크가 오프라인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다른 온라인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이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직접 진출보다는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호보완의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한국적 특성을 고려하면 직접 매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기존 오프라인 업체와의 경쟁이 아니라 온라인 비즈니스의 보완적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클릭 앤 모르타르는 온라인 주식거래 회사로 유명한 찰스슈왑의 데이비드 포트럭 사장이 처음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트럭은 “미래의 비즈니스는 온라인과 기존 기업이 서로 대항하는 게 아니라 실세계와 온라인의 실체를 서로 결합하는 일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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