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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코모넷
[투자연구] 코모넷
  • 장근영
  • 승인 2001.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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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선 영화, 지하철에선 뉴스를”

대중 교통수단에 영상 프로그램 서비스 제공…워버그핀커스, 42억원 투자

‘열차를 타고 가면서 영화를 즐긴다.
출근 지하철에서 증시 전망 정보를 얻고 퇴근 지하철에서 그날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본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지난해 6월부터 열차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바로 코모넷 www.komonet.co.kr이라는 벤처다.
코모넷은 위성방송과 무선통신,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 등의 기술을 결합해 열차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에 영상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방송 회사다.
승객은 영상정보를 수신해 LCD로 전달하는 컨트롤러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또 GPS 위성은 현재 열차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철도청과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 내 이동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엔 철도청과 지하철 국철기간을 운행하는 전동차에 이동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6월 새마을호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올 5월부터는 지하철에도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금유치도 원활하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미국 금융그룹인 워버그핀커스로부터 42억원을 유치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태세를 갖췄다.
올 3월에는 포스텍기술투자로부터 12억원을 투자받았다.
또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7억2천만원을 유치해 통신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엔 홈쇼핑 업체와 사업계약을 맺기 위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투자포인트1- 사업현황 새마을호 32% 서비스 현재 코모넷은 전체 새마을호 전체 549량 중 32%인 177량에서 이동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에 운행되는 새마을호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24편성(8량이 1편성) 8대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는 셈이다.
코모넷은 올 연말까지 모든 새마을호 열차를 대상으로 LCD와 위성수신기 등 설비투자를 마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무궁화호에도 장비를 설치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제공 서비스는 영화와 드라마가 주를 이룬다.
실시간 동영상 정보 서비스는 기술 문제로 다소 늦춰지고 있다.
대신 지금은 문자정보 서비스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본격 서비스는 2004년 IMT-2000 상용화가 이뤄져야 가능할 전망이다.
지하철은 1호선 철도청 소속 열차(70%) 중 30%에서 이동방송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제공 서비스는 증권이나 날씨 정보, 스포츠 등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철도청 소속 3호선 열차에서는 4월 6일부터 두달간 시범적으로 영화열차를 운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코모넷은 이미 철도청 소속 열차와 지하철에 이동방송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마친 상태지만 서울시 소속인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아직 입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 코모넷을 포함한 12개 업체는 사업계획을 밝히고 있다.
빠르면 올해 5월에 입찰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현재 다소 지연되고 있다.
투자포인트2-수익모델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방송 코모넷의 성공 관건은 광고시장이다.
TV와 신문 등 기존 매체의 광고시장과 다르게 인터넷 광고시장의 몰락은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동방송이라는 익숙지 않은 개념에 얼마나 많은 광고주들이 호응을 해줄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코모넷은 “현재 자체적으로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주로 광고대행사를 만나 사업 설명을 하기에도 벅차다.
대우증권 김장우 연구원은 새로운 매체의 광고시장에 대해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1년 전만 해도 인터넷 광고시장이 새로운 광고매체로 주목을 받았지만 경기가 하강국면을 걷는 상태에서 인터넷 광고시장이 죽어버린 상태”라며 “이동방송 광고 시장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서울 지하철 1~4호선만 해도 연간 13억명(99년 기준) 이상의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절대수치만 보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시장이다.
광고 단가 역시 관심사다.
현재 코모넷은 통일호 열차에서 프로그램 중간에 기업광고를 하고 있다.
단가 공개는 거부했다.
아무래도 초기단계이고 광고 효과가 드러나지 않아 단가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만 새마을호의 주고객이 30~40대의 중산층 고객인 점을 감안할 때 광고 효과 역시 만만히 볼 수만은 없을 듯하다.
투자포인트3-자금력 비용 커 추가 투자유치 계획 코모넷은 새마을호 32%에 설비투자를 하면서 순수설치비로만 24억원을 쏟아부었다.
새마을호에 설치를 마치려면 올해 말까지 45억원 이상이 든다.
철도청과 새마을호 설치가 끝나면 무궁화호까지 설치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투자비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하철 1호선과 3·4호선 설치까지 감안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LCD모니터 점용료, 광고수익 배분까지 감안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코모넷은 현재 자본금 40억원에 현금 50억원을 가지고 있다.
이 돈으로 사업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추가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코모넷은 5월 이후 추가로 투자자금을 모을 생각이다.
이상엽 사장은 사업연관성이 있는 이동통신업체나 기존 대주주 위주로 투자를 유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코모넷은 올해 안으로 지하철 1, 3, 4호선 총 차량 중 약 50%에 해당하는 840량에 이동방송시스템이 계획대로 설치될 경우 약 9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등록계획은 내년 하반기께로 잡혀 있다.
그러나 광고시장이 커져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코스닥 등록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철도청과 협상도 아직 끝난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투자포인트4-성장성 지하철공사·철도공사 참여 확실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이용 승객은 연간 8700만명(99년 기준)에 이른다.
또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운영하는 지하철 1~4호선의 연간 이용 승객은 13억명이 넘는다.
이 중에서 철도청 차량이 50%가 넘는다.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재 철도청 사업권을 따냈지만 앞으로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도 이동방송 사업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입찰 참여 신청도 올해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방송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CMK www.cmk.co.kr는 99년 12월부터 1년 동안 부산지하철공단 1호선 8량에 대해 시험서비스를 실시했고, 올 2월 말부터 LCD 등의 설치에 들어갔다.
또 지난해와 올 1월 말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영국 디지텍으로부터 12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에이랩 www.a-lab.co.kr은 서울 지하철 6호선 8량에 대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10여개 업체들이 서울 지하철 3호선 입찰에 참 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모넷 이상엽 사장은 “이동방송 사업은 기간사업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소규모 노선만으로 독자적 사업을 하기는 힘들다”며 규모의 경제를 강조했다.
또 “선점효과와 기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투자연구5-향후과제 승객들 관심 끄는 게 관건 새로운 광고시장이 태동한다고 해도 열차나 지하철, 앞으로 버스에 이르기까지 승객들의 관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지친 몸을 끌고 탑승하는 승객들의 마음을 뺏어야 한다.
광고주들을 다루는 것도 쉽지 않다.
광고주들은 러시아워에 광고를 집중시키려 할 것이고, 한가한 낮시간대를 피하려 할 것이다.
또 광고 단가 협상에서도 시간대별로 차이가 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힘의 역학관계는 광고 효과가 검증된 후 달라질 수 있다.
코모넷이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을 통해 실시한 지하철 고객의 이동방송 서비스의 만족도 조사를 보면 80%가 넘는 승객이 이동방송 서비스에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광고효과 역시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코모넷 관계자는 “공중파 텔레비전과 다르게 잽핑현상(채널을 돌리는 일)이 없어 높은 광고 접촉률이 가능하다는 게 이 서비스의 장점”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 광고집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방송 시장의 가능성 봤다” 투자후기/ 워버그핀커스코리아 황성진 상무 코모넷이 새로운 매체를 창조했다고 본다. 열차와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생활정보와 오락 프로그램을 제공해준다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호응도 좋은 편이다. 우리는 이동방송 시장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동방송은 코모넷이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 미국은 기차를 이용하는 인구 비율이 적고, 지하철 네트워크도 잘 이뤄지지 않은 반면 한국은 정반대다. 코모넷이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한국갤럽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엔 날씨, 주식정보 등 짧은 시간에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반면 열차 고객들에겐 영화나 열차 운행지역에 적합한 지역정보 등이 필요하다. 우리의 투자가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코모넷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 일찍이 사업모델조차 없었던 사업 아닌가? 또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철도 사업이나 지하철 사업 등에 접근하는 방식도 놀라웠다. 우리는 단기 투자로 승부를 보려는 일부 투자가들과는 다르다. 최소한 3~7년은 지켜본다. 코모넷 주식 중 우리 지분은 35% 정도다. 물론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50%가 넘어갈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투자가 본연의 자세로 전망있는 업체가 성장하길 바랄 뿐이다.
“철도·지하철 승객 모두 잠재고객” 이상엽 코모넷 사장 >사업모델이 독특한데 이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80년대 중반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 대대적 통신 변혁 바람이 불었다. 케이블방송이 등장했고, 통신시장 또한 다변화되고 있었다. 국내에 돌아와서 통신과 방송을 접목시킨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업체 선정이 끝난 상태였다. 물론 자본도 부족했다. 97년 별정통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한계를 느껴 남들이 안하는 사업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서 나온 게 이동방송 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장규모를 판단하기 쉽지 않을 텐데. 낙관적으로 본다. 1년에 열차로 이동하는 인구만 1억이다. 승객들의 평균 탑승시간은 3시간이다. 지하철의 경우 평균 20분이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잠재고객이다. 물론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다. 수익 배분 등의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2002년 월드컵과 2003년 테제베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시장은 더욱 커진다. >여전히 사업자 선정 문제가 남아 있지 않은가. 물론 그렇긴 하다. 철도청 소속 열차와 지하철 구간의 운송사업권을 획득해 이미 경험을 쌓았다. 우리는 선발 업체로서 시범 운행을 거쳐 새마을호와 지하철 1호선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초박막액정화면(TFT-LCD)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 등의 사업권 입찰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컨소시엄 형태 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은 충분한가. 올해 1월 미국 금융그룹인 워버그핀커스와 포철 자회사 포스텍기술투자와 포스텍벤처펀드투자조합으로부터 5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1월엔 SK텔레콤으로부터 7억2천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의 성장가능성과 수익성을 믿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사업과 관련있는 업체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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