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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주목받는 웹에이전시 리더 3인 좌담회
[비즈니스] 주목받는 웹에이전시 리더 3인 좌담회
  • 김상범 기자
  • 승인 2001.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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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미래는 우리 손에” 주목받는 웹에이전시 리더 3인 좌담회… “영역 넓어져 시장 커질 것” 전망 e비즈니스 시장의 전초병이자 척후병이라 할 수 있는 웹에이전시 업계에 2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침체 상황에서도 괄목할 만한 매출 실적을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과잉경쟁으로 인한 시장의 혼탁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다크호스 정도로 주목받았던 데서 벗어나 어느새 시장의 리더로 부상한 느낌이다.
김지훈(29) 사장이 이끄는 ‘FID’ fid.co.kr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꾸준한 성장으로 어느새 직원 수 200명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해, 규모면에서는 이미 웹에이전시 업계의 최대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모션emotion.co.kr 정주형(28) 사장은 최근 웹에이전시는 물론 정보기술(IT) 시장 전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이다.
정 사장은 지난달 ‘실적이 너무 좋아서’ 코스닥 심사를 자진 철회한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모션이 상반기에 올린 매출 실적은 62억원, 경상이익은 19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39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눈부신 성장으로, 웹에이전시 업계 최고의 실적이다.
‘ICG’icgist.com 김상우(25) 사장은 가장 후발주자이면서도 컨설팅 중심의 웹에이전시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굳힌 케이스다.
시장 진출 첫해인 지난해 27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 사장은 또 웹에이전시 업계 최대 화두인 중국 시장 진출에 의욕을 보이며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웹에이전시는 기업들의 e비즈니스 기획부터 시스템 구축, 홈페이지 구축에 이르는 과정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서비스 기업으로, 지난해부터 유망한 비즈니스로 급부상했다.
웹에이전시 업계의 세대교체 바람을 이끌고 있는 3명의 젊은 CEO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사회 : 웹에이전시가 어렵다는 얘기들이 들리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김상우 : 글쎄요, 세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경기는 늘 파동을 타는데 지금이 내려가는 파동이라 그렇게 보일 수 있죠. 최근 몇년간의 파동은 이상기류라 할 만큼 급등했다 떨어지고 있으니까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경기가 상승할 때 설비를 늘리고 사람을 더 뽑아서 돈을 벌어야죠. 그건 맞다고 봐요. 문제는 봉우리가 높았던 만큼 골도 그만큼 깊어졌다는 거죠. 시장 가격도 떨어지고 있는데 저는 가격이 떨어진 요소를 반드시 수요나 공급 부분에서만 보지 않고, 러닝커브(학습곡선)로 봅니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두번째 요인이기도 한데, 초기 고객들은 e비즈니스를 배운다는 생각에서 기꺼이 ‘학습’비용(러닝코스트)을 지불했어요. 그런데 고객들도 이제 알 만큼 알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죠. 세번째 요인은 다각화가 쉽지 않다는 부분이에요. 웹에이전시가 다루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시스템의 앞쪽 끝(프론트엔드)에 가깝죠. 시스템의 하부(백엔드)에까지 투자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프론트엔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이쪽은 부가가치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잘 해내고 있는 기업들도 있잖아요. FID나 이모션 등이 대표적이겠죠. 오프라인 기업들 e비즈 투자 확신 훈 : 구조적인 부분을 잘 지적해주신 것 같습니다.
한가지 다른 의견이 있다면, 오히려 고객들이 장기적인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학습비용 부분이 약해졌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전반적인 상황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웹에이전시가 변해야 한다거나 모델 수정이 필요할 만큼 비관적인 상황은 분명 아닙니다.
정주형 : 아직도 웹에이전시 하면 기술집약적 서비스가 아니라 인력 중심의 서비스 기업으로 보는 경향이 있긴 해요. 하지만 웹을 구축하는 것이 결국 IT 시장의 리더 아니냐 하는 시각도 많아졌어요. 웹이 없으면 검색 솔루션 갖다 붙일 필요 없고 보안 솔루션도 필요 없죠. 웹이 없다면 e비즈니스팀을 만들 필요도 없는 거고요. 결국 웹이라는 것이 e비즈니스 인프라의 상위에 군림하는 틀이 됐고, 그 틀을 만드는 것이 웹에이전시죠. 이제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웹에이전시를 찾아오는 시대가 됐어요. MS나 오라클 같은 메이저 IT 업체들도 웹에이전시를 찾아와 자기 플랫폼을 홍보하는 시대가 됐다는 거예요. 시장 질서에 따라 웹에이전시가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되겠죠. 창틀 만들고 타일 만드는 회사는 건설업자를 찾아가게 돼잖아요. 웹에이전시가 시장의 사슬구조에서 상위에 위치하는 상태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70%는 이제 그런 평가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회 : 오히려 웹에이전시 입김이 세졌다는 얘기군요. 김지훈 사장께서도 장기적인 파트너로 고객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통하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웹에이전시가 기존 시스템통합(SI) 업체처럼 가는 건가요. 훈 : SI가 아니라 e비즈니스 통합(eBI)이라고 보는 게 맞죠. eBI 안에는 SI 기능도 들어 있지만 기존 시장에서 SI 업체가 하는 일을 우리가 하겠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요. 정 : SI하고는 상당이 다르다고 봐야죠. SI는 한 기업 내부에서 필요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영업과 마케팅 채널을 만들어주고 사업개발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웹에이전시거든요. 사업형태는 비슷하지만 비즈니스 속성은 크게 다르다는 거죠. 사회 : 그럼 거꾸로 SI 업체들도 웹에이전시를 할 수 있는 것이겠군요. 오히려 더 유리한 입장일 것 같은데요. 훈 : 우리보다 먼저 웹에이전시를 사업영역의 하나로 잡고 시작했던 게 SI 업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문 웹에이전시와 공동작업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돌리는 것 같아요. 정 : ‘다음’이 하는 포털이나 e메일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같은 것은 다음보다 잘 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늦었고, 그 사이 다음이란 다크호스가 나타나 시장을 장악한 거죠. 옥션같은 경우도 대기업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다크호스에 밀린 거죠. 웹에이전시 분야도 먼저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업체들은 광고 에이전시나 SI 업체들이었어요. 기존 고객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그들이 늦게 오는 동안 우리 같은 다크호스들이 시장을 선점하게 됐고 이제 반전시키기에는 늦어버린 거죠. 사회 : 그렇다면 다크호스들의 성공요인은 무엇이었나요. 훈 : 구조적으로 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신경제 이전의 조직이나 시스템에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어요. 국내 대기업들은 특히 뜨는 시장이라고 생각하면 아웃소싱보다는 자체적으로 직접 꾸리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거죠. 대기업들이 대응할 기회를 찾지 못한 것이 우리에게 기회가 된 거죠. 웹 재구축 수요 이제부터 시작 사회 : 웹에이전시의 기본 고객은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오프라인 기업들일 텐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취소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웹에이전시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텐데. 정 : 앞서 시장에서 사슬 구조를 얘기했었는데 제일 먼저 위축되는 쪽은 오히려 개별 솔루션 분야라고 봅니다.
비즈니스가 없으면 솔루션이 존재할 수 없죠. 비즈니스가 기획이 돼야 웹이라는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특정 솔루션들이 조달이 되는 것이거든요.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기획을 거쳐 웹까지는 만들죠. 그 웹을 강화하기 위해 커뮤니티 솔루션도 넣고, 검색엔진도 넣고 하는 2단계 투자가 들어가는 것인데 투자를 줄인다면 2단계 투자가 먼저겠죠. 그 다음 줄인다면 웹이겠고, 그 다음에 e비즈니즈 기획 자체를 철회하겠죠. 그렇게 본다면 오히려 웹에이전시가 유리한 입장입니다.
훈 : 시장 자체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작아졌다고 볼 수도 있어요. 똑같은 일을 해도 지난해보다는 덜 받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장이 줄어든 만큼 새로 생기는 것이 있다는 거죠. 예전에는 웹 개발 위주였다면 지금은 기업정보포털(EIP)의 전 단계로서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리(CRM) 등 웹에이전시가 건드려야 할 영역이 커졌다는 거죠. 결국 시장 자체는 오히려 커졌고 해볼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상 : 시장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논리는 이런 것이죠. 웹사이트 만들 곳은 다 만든 것 아니냐, 너희는 이제 뭐 할 것 있겠느냐 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벌써 다 망했어야죠. 아파트 지을 만큼 다 지었으니까요. 저는 재구축 시장이 더 크다고 봅니다.
웹은 비즈니스를 하는 1차 창구이기 때문에 고객이 변하고 환경이 변하는데 웹도 변하지 않을 수 없어요. 재구축해야 할 주기도 짧고요. 저는 오히려 웹이 다 깔리고 나면 리모델링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다 깔리고 나면 웹 자체가 경쟁제품이 되거든요. 아직 초기시장이라고 봅니다.
웹에이전시는 물론 인터넷 전반이 지금 다 끝난 것처럼 얘기하지만 이제서야 실패한 회사, 성공한 회사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제부터 전쟁의 시작이라고 보는 거죠. 사회 : e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오프라인 기업들의 인식에는 어떤 변화 같은 것을 느끼는 게 없나요. 상 :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데 무슨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 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어요. 하지만 마인드가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에요. 중요한 것은 웬만한 선두기업이라면 대부분 자기 나름대로 e비즈니스를 해봤다는 거죠. 포털도 하고 쇼핑몰도 하고 음악 사이트도 해보고 했는데 문제는 대부분이 실패했다는 거죠. 그러고 나서 기업들이 ‘아, 인터넷은 중요한 게 아니고 진정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이야’ 한다는 거죠. 사업을 정말 잘 기획했느냐, 준비를 잘 했느냐를 고민하기보다는 인터넷은 안 되는 거야 하고 극단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좀 답답하죠. 정 : 저는 지금이 e비즈니스의 파워를 깨닫고 있는 시기라고 봐요. 과거의 잘못된 접근은, 오프라인에서 잘 하고 있던 사업을 e비즈니스로 키우려 한 것이 아니고 e비즈니스를 별도의 사업으로 봤다는 거죠.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식으로 접근을 했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경쟁력이 없어 깨진 거죠. 그러데 지금은 이런 인식이 바뀌었어요.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e비즈니스 투자에 대한 확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요. 예로 종이공장을 운영하는 분이 계신데 인터넷으로 종이를 팔았어요. 거기서 월 1천만원 정도가 나오니까 이제 1억원 정도는 투자해도 되겠구나 생각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경험해보고 나서 변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사회 : 밖으로 나가는 문제는 어떻습니까. FID는 일본에 이미 진출했죠. 김지훈 : 지난해 11월에 갔는데 가능성이 많아요. 일본 시장이 까다롭긴 하지만 우리보다 비즈니스 문화는 깨끗한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는 필연적으로 나가야 했어요. 내부 구성원들이 대단히 지적 수준이 높고 야심이 많거든요. 이 친구들의 비전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만으로는 약했어요. 웹이나 글로벌이란 부분은 웹에이전시 모두가 목표로 해야 할 겁니다.
우리 규모로 볼 때 과감한 투자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첫해부터 흑자를 보고 있으니까 잘했다고 봐요. 11월에 나갔지만 3월부터 시장조사를 시작했고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 : FID보다는 좀 늦었는데 우리는 일본보다는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올 4월에 법인을 설립해서 6월에 직원이 투입됐고 지금 현지 CEO 면접을 보고 있어요. 미국은 아무래도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또 현지 거주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요. 대기업과 협력관계가 이루어진 거죠. 훈 : 내년에는 2~3개 국가에 추가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가장 관심 높은 중국 시장에 대한 뾰족한 솔루션을 갖고 있는 웹에이전시가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중국 시장 진출은 누군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최고의 목표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인데, 필요하다면 협력해서라도 중국 시장에서 성공해보자는 의견들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어요. 상 : 1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두드려보고 있는데, 언어의 벽인지 문화의 벽인지 쉽게 시장이 열리지 않더라고요. 몇개월 공을 들여 될 것 같다가도 평크가 나곤 해요. 지금은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사회 : 이제 정리를 하겠습니다.
IT가 어렵다, e비즈니스는 아니다 하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e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있는 웹에이전시는 어떻게 시장을 전망하고 있습니까. 훈 : 닷컴 형태의 e비즈니스가 한계를 보이긴 했지만 구경제의 기간 시스템을 신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역할은 여전히 많다고 봅니다.
2005년까지는 충분히 시장이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IT나 e비즈니스를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어요. 정 : 기업들이 웹을 중심으로 한 IT에 투자하는 것은 지속적이에요. 현재는 PC를 채널로 하는 장사지만 모바일,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 가전 등 기기별로 채널이 다양화하고 있어 기회는 더 많을 거고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 경기가 풀렸을 때를 대비해 시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큰 회사가 나와야 합니다.
판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고급화 인식도 키워야 하겠죠. 업체들이 따로 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웹에이전시가 안 될 정도면 IT는 다 무너진 겁니다.
상 : 웹과 글로벌이 화두예요. 웹에이전시가 돌격대 역할을 해야죠. 경험도 없는데 1년 만에 답을 찾았다면 그건 진정한 시장이 아니에요. 어려운 시장이어야 할만 한 것 아닐까요. 진행·정리 김상범 기자 ksb2004@dot21.co.kr

프로필

김지훈 : 1972년 출생.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1998년 FID 설립 정주형 : 1973년 출생.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1996년 이모션 설립 김상우 : 1976년 출생. KAIST 산업경영학과 졸업. 2000년 ICG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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