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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미 보복관세로 목재업계 ‘휘청’
[캐나다] 미 보복관세로 목재업계 ‘휘청’
  • 캐나다=주호석 통신원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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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량경영·WTO제소 등 대책 마련에 부심… 영화·철강도 분쟁 가능성 커 캐나다와 미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8월 초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목재에 19.3%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촉발된 두나라 사이의 무역분쟁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목재에서 시작된 분쟁이 영화와 철강산업으로 확전되면서 두나라 사이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관련해 정·관계가 시끌시끌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절대 타협하지 말라는 강경 투쟁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무역전쟁의 단초가 된 목재분쟁은 캐나다 정부가 관련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 데서 비롯했다.
미국 목재업계는 이를 불공정행위라고 지적했고, 이 주장을 상무부가 받아들여 높은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목재업계는 물론 연방정부와 주정부 각료, 정치인들까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가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캐나다는 선진국 가운데 1차 산업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특히 목재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제품과 함께 캐나다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이다.
캐나다는 미국에 연간 100억달러 상당의 목재를 수출해, 미국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캐나다산 목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니, 당장 캐나다 목재업계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연 20억달러의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캐나다 BC(British Columbia)주의 목재 업체들은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방침이 결정되자 곧바로 감량경영에 들어갔다.
목재공장 종업원을 수백명씩 감원하는가 하면, 심지어 공장 문을 아예 닫아버리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송유관 공사 막자” 강경론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방정부의 통상산업장관과 산림장관, 그리고 목재수출이 많은 BC주 산림장관은 정말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캐나다의 대미 통상정책을 담당하는 연방정부의 피에르 페티그루 통상산업장관은 몬트리올, 밴쿠버, 에드먼턴 등지를 왔다갔다하며 정·관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는 대미 강경노선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 있는 편이다.
캐나다 목재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 때문에 미국과 무역전쟁이 확산될 경우 경제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경제에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BC주의 마이크 드 종 산림장관이나 허브 달리월 수산장관은 대미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달리월 장관은 “끝까지 보복관세 부과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알래스카 송유관 건설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알래스카 송유관 공사는 알래스카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나 석유를 낮은 비용으로 미국 남부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해 캐나다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려는 계획이다.
지금은 천연가스나 석유를 선박으로 미국 남부지역에 수송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캐나다 목재업계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영화업계가 캐나다 영화산업에 대해서도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을 상무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영화배우연합회는 캐나다 정부가 캐나다 영화 관련 산업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미국 영화산업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공교롭게도 캐나다는 목재산업과 마찬가지로 BC주에 속해 있는 밴쿠버가 영화산업의 중심지여서, BC주는 이래저래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영화배우연합회의 주장에 대해 캐나다 영화 산업계는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미국이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아 이 문제 역시 무역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경개방 논의도 점차 확산돼 목재, 영화산업 분야에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고 나섰다.
미국은 캐나다산 와이어로드 제품이 미국 철강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캐나다에 부여해준 관세혜택을 철회하겠다고 엄포를 놓기 시작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와이어로드가 미국 철강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투표를 통해 확정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 제품의 수입을 규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철강제품과 달리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서는 2000년 1월에 발효된 NAFTA에 따라 관세혜택을 주고 있다.
철강제품과 관련한 미국의 이같은 주장에 캐나다는 역시 근거없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페티그루 장관은 캐나다산 철강제품의 경우 다른 나라 제품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에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들어 부시 행정부를 적극 설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미국이 이처럼 여러 산업분야에서 무역분쟁에 휘말리고 있는 가운데 WTO가 과연 미국의 무역규제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혀 양국간 무역분쟁의 불은 WTO로도 옮겨붙고 있다.
WTO는 미국이 툭하면 대미 수출국에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대는 반덤핑법이 WTO 규정 위반인지 여부와, 캐나다 정부가 목재업계에 대해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여부, 그리고 미국의 보복관세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캐나다쪽 주장에 대해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쟁상황 속에서도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캐나다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경을 개방해 유럽연합(EU) 국가들처럼 두나라 국민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개방론이 캐나다 정계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캐나다 신문 <내셔널포스트>가 국경 인접지역 지방정부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이 국경 개방에 찬성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론자들은 캐나다 고유문화의 파괴, 정치적 독립성의 훼손, 사회적 문제 야기 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한편에서는 무역전쟁을, 다른 한편에서는 국경개방 논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두나라가 앞으로 어떤 이웃으로 발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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