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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퇴출인가, 세대교체인가 벤처 창업자 사임행렬
[포커스] 퇴출인가, 세대교체인가 벤처 창업자 사임행렬
  • 임채훈
  • 승인 2001.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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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급 벤처 창업자들이 대표이사직에서 잇따라 물러나고 있다.
85년 메디슨을 세워 국내 벤처 업계의 대부로 불린 이민화 메디슨 회장을 비롯해 CEO(최고경영자) 마케팅이란 말을 유행시키며 야후코리아를 국내 최고의 포털로 키운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이 더이상 대표이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직원 2명에서 출발해 대표적 웹에이전시 업체를 일궈낸 노상범 홍익인터넷 사장, 동창회 신드롬을 일으킨 아이러브스쿨 김영삼 사장도 사퇴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1월에는 자본금 5천만원의 회사를 시가총액 3천억원에 가까운 회사로 키운 오혁 옥션 사장과 역시 국내 벤처의 대부로 불리던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CEO들이 물러나는 사연은 하나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염진섭 사장은 “가족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기 위해 오는 4월까지만 대표직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고, 오혁 사장은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한 이후 할일을 다했다며 사퇴했다.
김영삼 사장은 “아이러브스쿨의 미래를 위해 떠난다”며 그동안 꿈꿔온 학업의 길을 찾고 있다.
이민화 회장은 “변화의 시기가 왔을 뿐”이라고 밝혔으나 항간에서는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정문술 사장과 노상범 사장은 자신이 고생하면서 키워온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해 주변의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벤처 1세대로 꼽을 만한 창업자들의 잇단 퇴진을 놓고 벤처 업계에서는 세대교체를 거론하기도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으로 시장을 열었던 이들이 이제 그 역할을 다했다는 얘기다.
이제 전문경영인이 내실을 다지며 수성을 해야 할 때라는 설명도 붙는다.
창업자가 갖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후임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공략보다는 수성이 더 어렵다’는 말이 요즘 우리 벤처 업계에 꼭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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