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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앤더슨] ① 제3세대 미디어가 뜬다
[아더앤더슨] ① 제3세대 미디어가 뜬다
  • 이현규(아더앤더슨코리아)
  • 승인 2001.0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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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경계선이 무너진다” 혹은 “산업이 통합된다”라는 말이 돌기 시작한 시기는 채 3년이 안된다.
그러나 요즘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초대형 합병(mega-merge) 사례를 보면 경제와 산업의 변화가 이제는 나노초(nano-second)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비틀스의 “당신은 혁명을 원한다고 했나요? 그래요. 우리 모두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You say you want a revolution? Well, we all want to change the world)란 말처럼 이런 변화는 그것을 갈구하는 다수가 펼쳐가고 있다.
이런 빠르고 거대한 변화의 동인은 인터넷이란 새로운 산업의 안착이다.
특히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미디어, 통신,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이들은 원자폭탄의 핵분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변신을 거듭한다.
그리고 그것의 파괴력은 기존 산업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실제로 이들 산업에서 일어난 지난 5년간의 매출성장률을 보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변화의 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뚜렷한 현상은 출판업계의 성장둔화와 미디어, 통신, 엔터테인먼트의 부상이다.
이들 3가지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 컴퓨터 및 통신 기술의 발전을 동인으로 매체 수요자들의 적극적 변화 요구에 지원받아 큰 변혁을 겪고 있다.
“산업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다” 혹은 “산업이 통합되고 있다”라는 말의 의미는 채널에 종속되는 콘텐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미디어로 대표되던 공중파에서 사용하는 콘텐츠는 이제 더이상 공중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것들은 인터넷을 통해 혹은 무선통신(IMT-2000 등)을 통해 얼마든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얼마든지 VOD를 통해 고화질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의 보급 채널이 그만큼 확장된 것이다.
콘텐츠 확보가 성공비결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은 TV와 라디오를 비롯한 전통적 매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격류에 휩쓸리지 않고 성공을 낚아올리는 비결은 유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국내 콘텐츠 라이선싱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519억원에서 2003년에는 9127억원으로 해마다 평균 81.8%씩 성장할 전망이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보급하는 미디어 산업의 성장은 더욱 빠르다.
미디어 산업은 중계미디어인 1세대와 멀티미디어인 2세대를 불과 5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경험하고 이제는 3세대라고 할 수 있는 뉴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3세대 미디어 산업의 발전은 디지털 기술, 무선통신기술, 동영상기술 등 3가지 핵심기술로 설명할 수 있다.
이들 기술은 분리되지 않고 통합돼 하나의 서비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된다.
통합된 미디어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콘텐츠가 매체마다 다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매체제공자들이 매체 자체에서 소비자에게 차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승부는 통합된 미디어에 어떤 콘텐츠를 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느냐는 문제로 갈린다.
이는 미디어 산업의 무게중심이 콘텐츠 산업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통합된 미디어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콘텐츠 제공자들이 매체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고객노출률이 될 것이다.
콘텐츠 제공자들은 가장 많은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즉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미디어 사업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지난 98년 AT&T와 브리티시텔레콤(BT)의 합작회사 설립, 99년 보다폰과 에어터치의 인수합병 등은 이런 현상의 전주곡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거대 자본을 소유한 미디어 회사들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 회사와 합병해 원천적으로 미디어 시장에서 콘텐츠 확보 경쟁을 차단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디어 사업자들은 규모를 키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수합병전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승인된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경쟁력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대규모 미디어 회사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회사는 합병에 그치지 않고 디렉트TV와 제휴, 위성방송사업자인 EMI 인수 등으로 고객노출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통신과 KBS가 합작해 크레지오라는 인터넷방송국을 설립한 것은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미디어 산업의 3세대인 뉴미디어의 등장과 거대 미디어 회사들을 중심으로 한 매체와 채널의 융합화 현상은 향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와 콘텐츠를 제작·생산하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미디어, 통신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환경에서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그 해답은 두가지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경쟁에 대응하고, 수익원을 확보해 안정적 성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거대 미디어 회사들은 가입비 혹은 광고비 중심의 수익원에서 탈피해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각적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만화영화로 시작한 디즈니가 ABC, ESPN 등을 인수하면서 단조로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콘텐츠와 캐릭터 판매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미디어 산업의 변화는 여러 매체를 포괄하는 미디어 기업들이 모든 고객에게,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통해 접근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개별 채널보다는 여러 매체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와 고객의 충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브랜딩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무선인터넷과 위성방송, 웹캐스팅이 그런 뉴미디어 혁명의 선두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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