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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옴니텔
[투자연구] 옴니텔
  • 박종생
  • 승인 2001.0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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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로 방송 듣는다
지난 1월15일 오후 8시쯤 019 서비스를 받는 이동통신 단말기에는 이런 문자 메시지가 떴을 것이다.
“가수 신해철이 8살 연하의 커리어우먼과 1년 넘게 뜨거운 사랑을 나눠….” LG텔레콤 ‘이지(ez) 방송채널’에서 방영하는 인기 프로그램 <연예가 25시>의 한토막이다.
이 소식에 귀가 솔깃해진 사용자는 선택 버튼을 눌러 더욱 상세한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 여인은 윤가희양. 일본계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재원입니다.
…”

이 이동전화 방송은 연예가 소식은 물론 기상, 증권, 뉴스, 교육, 스포츠, 오락 등 9가지 채널로 구성돼 있다.
LG텔레콤 가입자 360여만명의 33%인 130여만명이 가입했을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이 방송만으로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LG텔레콤·SK텔레콤·신세기통신과 서비스 계약…산업은행 투자 유치받아 그러나 이 방송은 LG텔레콤에서 운용하지 않는다.
콘텐츠 기획에서 제작,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한 벤처기업에서 전담하고 있다.
옴니텔 www.omnitel.co.kr 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옴니텔은 이동전화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산업은행에서 1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99년 초에는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기보캐피털 등 국내 대표적 벤처캐피털 세군데에서 20억원을 받기도 했다.
투자포인트1-회사개요 무선 콘텐츠·핵심기술 보유 옴니텔은 98년 8월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전자쿠폰’이란 개념의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해 무선망을 이용한 음성 부가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작·공급하는 무선 콘텐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초기에는 LG텔레콤과 더불어 음성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조이조이 서비스’와 SK텔레콤의 ‘사이버넷 전자쿠폰’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는 세계 최초의 이동전화 방송 서비스인 ‘이지 방송채널’의 콘텐츠 제작 및 송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일 실시간 번역 채팅 서비스, 웹 번역 서비스, 번역 웹 메일 서비스를 망라한 한·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토모 www.netomo.com 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옴니텔은 앞으로 인터넷과 무선망을 통한 방송 서비스, 인터넷과 무선 단말기를 통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그리고 언어장벽 없는 사이버 공간 개발 등을 통해 유무선 인터넷 콘텐츠 및 핵심기술 보유 전문기업으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투자포인트2-사업·수익모델 이동통신사업자와 수익 나눠가져 이 회사 김경선(37) 사장은 옴니텔을 ‘콘텐츠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라고 부른다.
콘텐츠 애그리케이터란 콘텐츠를 제작할 뿐만 아니라 이를 모바일 환경에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운영까지 하는 업체를 말한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옴니텔이 제공하는 ‘이지 방송채널’은 이동전화 단말기로 문자정보 및 음성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김 사장은 “이동전화의 음성통화 기술에 라디오 방송기술을 접목했다고 보면 된다”며 “일반 방송처럼 편성표를 짜서 아침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CBS(Cell Broadcasting System)라는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세단계를 거친다.
우선 다수의 가입자에게 동시에 문자정보를 보낸다.
최대 8줄, 60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다음엔 이 문자정보를 보고 상세한 음성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선택 버튼을 누르게 한다.
그러면 기지국의 ARS를 통해 음성정보가 나오게 된다.
무선인터넷의 강점은 공짜가 일반화된 유선인터넷과 달리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옴니텔의 수익모델은 이 방송 서비스를 통해 창출되는 수익을 통신사업자와 나눠갖는 것이다.
‘이지 방송채널’은 가입자들에게 월 900원의 사용료를 받으며, 음성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통화료가 별도 부가된다.
옴니텔은 신세기통신(017)에는 올 2월부터, SK텔레콤(011)에는 올 6월부터 방송 서비스를 할 계획인데, 여기서 수익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포인트3-기술력 및 경쟁력 세계 최초로 CBS 방식 실용화 김 사장을 포함한 이 회사의 핵심 기술진들은 무선호출사업자인 나래이동통신 기술연구소 출신들이다.
모두 6명이 이 연구소에서 나와 창업을 했다.
이들이 주축이 된 만큼 다양한 부가통신 방법에 대해 노하우가 있다.
투자심사를 맡은 산업은행 벤처투자팀 김형진 과장은 “CBS 방식을 이용한 콘텐츠 제공은 이론적으로는 수년 전에 확립됐지만 이를 실제로 서비스하는 곳은 LG텔레콤이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이 서비스의 기반기술을 옴니텔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현재 SMS(Short Message Service, 단문메시지서비스)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도달률은 높지만 동일한 콘텐츠를 동시에 많은 이용자에게 송신할 경우 상당한 통신망 부하를 초래해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CBS 방식은 이를 극복한 것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한꺼번에 송신할 수 있다.
청취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전파를 보내면, 원하는 사람만 듣는 라디오 방송과 비슷한 개념이다.
CBS 방식은 게다가 SMS 방식에 견줘 비용이 10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
특정 업체의 이벤트 소식 등을 싼값에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데 적합하다.
김 사장은 “우수한 기술진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국 PD와 방송작가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제작팀이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하고 있다”며 “옴니텔의 경쟁력은 원스톱 이동통신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투자포인트4-시장성 및 경쟁현황 마땅한 경쟁업체 아직 없어 무선인터넷은 현재 큰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ARC그룹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무선 데이터 서비스 시장은 연평균 59%씩 성장해 2002년에는 4억6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 아시아 시장은 1억8천만명으로 예상된다.
IMT-2000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무선통신 기반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한다.
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무선 데이터 서비스 시장규모도 99년 120억원에서 2001년에는 8500억원, 2005년에는 2조9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무선인터넷 서비스 업체나 무선 콘텐츠 제공업체 등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 무선 콘텐츠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무선 포털, 교통정보, 온라인게임, 증권, 전자상거래 등 여러 부문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옴니텔처럼 콘텐츠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를 무선환경에 맞게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산업은행 김형진 과장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단순히 콘텐츠만 보유하고 있다”며 “옴니텔처럼 관련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130여만명의 가입자에게 실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한 실적을 가진 업체는 드물다”고 말했다.
KTB네트워크 김종민 과장도 “이동전화 방송 서비스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투자포인트6-경영진 뛰어난 기술력과 뜨거운 열정 김경선 사장(CEO), 이주엽 본부장(COO) 등 핵심 인력들은 나래이동통신연구원 출신들이어서 기술쪽에 강하다.
한국기술투자 추현상 팀장은 “김 사장은 기술력을 갖춘데다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강하다”고 평했다.
또 투명한 경영과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들인 만큼 아무래도 경영 마인드는 조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옴니텔은 이런 점을 감안해 삼성 출신의 정영배씨를 CFO로 최근 영입했다.
투자포인트7-사업전망과 위험요인 올 매출 110억, 수익 45억원 예상 옴니텔은 LG텔레콤에 이어 SK텔레콤, 신세기통신과도 이동전화 방송 서비스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올해 매출이 크게 늘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1억7천만원, 수익 5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10억원, 수익 4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개의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2003년에 IMT-2000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시장환경이 현재의 문자와 음성 중심에서 동영상을 제공하는 멀티미디어로 바뀌기 때문에 여기에 대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문자 및 음성정보 서비스에서는 경쟁업체가 없는 실정이지만 동영상 서비스 분야에서는 적지 않은 경쟁업체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꾸준히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KTB네트워크 김종민 과장은 “옴니텔은 이동전화 방송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다양한 콘텐츠 제공업체(CP)를 엮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술투자 추현상 팀장도 “옴니텔 핵심 인력들은 나래이동통신에서도 다양한 CP들을 선정하는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며 “이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묶어내면 일본 등 외국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치 120억, 1년 뒤엔 최소 5배” 산업은행 벤처투자팀 김형진 과장 대개 벤처투자를 할 때는 시장규모, 기술력, 수익모델, 사람 등 4가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옴니텔은 모든 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기업이다. 무선인터넷 분야는 비약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옴니텔은 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SMS와는 다른 CBS라는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기술진은 LG텔레콤의 이동전화 방송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도 기술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LG텔레콤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도 SK텔레콤에서도 사업권을 따냈다. 국내에서는 경쟁업체가 없을 만큼 확고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과 SK텔레콤 등에서 이뤄지는 방송 서비스와 시스템 판매, 무선인터넷 포털사업 등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CEO도 투명경영을 지향하고 벤처정신이 투철하다. 나는 이 회사의 현재 가치를 120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투자했다. 내년께 코스닥에 등록할 경우 시가총액은 500억~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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