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4 (금)
2. '쏠 때'를 기다린다
2. '쏠 때'를 기다린다
  • 이원재
  • 승인 2000.06.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3∼4분기엔 투자시장 살아난다”…코스닥주가 움직임이 변수“벤처투자시장에 자금은 여전히 흘러넘친다.
그래서 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하반기부터 투자시장이 되살아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투자가 살아나려면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
재도약하는 코스닥시장의 투자 핵심어는 ‘수익성’이 될 것이다.
” 벤처투자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않다.
하지만 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하반기에는 다시 투자열기를 되찾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 올 4분기 봄은 온다 이 벤처캐피털리스트 100명에게 ‘얼어붙은 벤처투자시장이 언제 되살아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29명(29%)으로부터 ‘올해 4분기’라는 대답을 얻었다.
또 26명(26%)은 3분기면 바닥을 치고 되살아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17명(17%)은 내년 상반기, 12명(12%)은 내년 하반기, 4명(4%)은 2002년 이후에나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임원급 벤처캐피털리스트(이사 이상)들의 경우 더욱 낙관적인 전망을 보였다.
조사 대상 임원급 벤처캐피털리스트 31명 가운데 12명(38.7%)이 3분기, 9명(29%)이 4분기면 시장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벤처투자시장이 얼어붙은데다 벤처기업들이 유동성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는데 어째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곧 회복된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을까? 이들의 낙관적인 견해를 가장 힘있게 떠받치고 있는 것은 벤처투자시장에는 여전히 자금이 풍부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창업초기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인 창업투자조합 결성현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1∼2월에 평균 500억원 가량이던 창투조합 결성금액의 전체 증가규모는 코스닥지수가 정점에 다다랐던 3월 사상최고치인 2144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다가 4월에는 주가하락의 여파로 715억원에 그치면서 멈칫했지만, 5월에는 다시 1천억원 이상이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5월 말 현재 전체 창투조합 결성금액은 1조570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의 1조722억원에 견줘 50%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창업투자조합 결성을 주로 주도하는 창업투자회사는 5월 말까지 47개가 새로 생겨 모두 134개가 됐다.
납입자본금을 모두 합쳐보면 지난해 말 1조2400억원에서 5242억원이 늘어난 1조7642억원이다.
창투조합 결성금액과 마찬가지로 3월의 전체 자본금 증가액이 1847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4월 900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5월에는 1130억원으로 되늘었다.
코스닥시장이 투자자금 흐름의 수문 미국 나스닥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동반폭락세를 보이고, 벤처기업들에게 몇달 안가 유동성 위기가 다가온다는 얘기가 나도는 동안에도 벤처투자 예비자금은 쏟아져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투자자로부터 직접 기업을 심사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선까지는 자금이 오히려 풍부해졌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사이에서는 “자금이 풍부해진데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벤처기업 투자가격이 낮아져 오히려 일하기 쉬워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면 이렇게 모인 자금이 벤처기업으로까지 흘러들어가기 어려워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벤처캐피털리스트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기업공개 담당자들은 주식시장의 침체, 더 깊게는 금융시장 불안이 이런 자금 흐름 경색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흥증권 김관수 벤처투자팀장은 5월 중순께 금융시장 불안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4월 중순께 그는 한 대형투신사 및 한 소형자산운용사와 손을 잡고 ㅈ텔레콤에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공동출자를 약속했던 대형투신사쪽에서 느닷없이 ‘투자가격이 너무 비싸니 보류하자’고 나왔다.
당시로서는 그다지 높은 가격도 아니었던데다, 처음 투자를 약속할 때 이미 모두 합의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김 팀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대형투신사가 투자를 취소한 진짜 이유는 ‘금융시장이 불안해 더이상 위험한 벤처투자를 계속할 수 없다’는 회사쪽 방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투신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 등록이전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나 180도 방향을 튼 것이다.
벤처전문투자펀드인 벤처캐피털도 조심스러워지기는 마찬가지다.
아즈텍창업투자 최상균 팀장은 “유동성 문제는 결국 유통시장(주식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당장 투자할 돈이 넘쳐난다고 하더라도, 기업공개 뒤 주가가 투자가격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다면 자금을 회수할 길이 막히므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활황이던 지난 2월 초∼3월 초만 해도 코스닥시장에서는 ‘벤처’나 ‘인터넷·정보통신’이라는 말만 갖다 붙이면 기업내용에 상관없이 ‘묻지마 상한가 행진’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한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이 따라오르는 현상도 잦았다.
벤처캐피털도 ‘첨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업에만 투자했다면 기업공개와 함께 절로 ‘떼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투기장세는 주식시장에서도 아예 잊혀져가는 모습이다.
투신사들이 벤처기업 직접투자를 주저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벤처캐피털의 투자결정도 훨씬 신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첨단기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기업이라도 섣불리 투자했다가, 떼돈을 만지기는커녕 본전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중소기업청 송종호 벤처진흥과장은 “코스닥시장 침체가 장기화한다면 벤처캐피털들이 자금회수 문제에 부닥치고, 스스로 유동성 문제에 봉착하면서 벤처기업으로까지 위기를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창투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큰 돈을 벌어둔 상태라 아직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앞날은 세계 첨단기술주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또 현재 낙폭이 큰 상태인 만큼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지금까지처럼 대부분 종목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 하반기 키워드는 ‘수익’ 엘지증권 전형범 선임연구원은 “현대의 자구책 발표로 유동성 위기설이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은 상당 부분 가신 상태”라며 “코스닥시장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들 가운데 1분기 실적이 호전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낙폭과대종목 가운데서도 옥석이 가려지리라는 얘기다.
특히 수익모델 창출전망에 따라 주가가 재편되리라는 분석이 많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3월 이전 같은 폭등세를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고, 수익이 나는 종목을 중심으로 종목별 오름세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코스닥시장의 키워드는 ‘수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코스닥지수가 폭등세를 이어가자 바로 다음달에 벤처투자조합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자금이 쏟아져들어온 사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코스닥시장은 벤처투자시장의 ‘큰형’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수익’이라는 키워드는 하반기 재도약을 모색하는 벤처투자시장에도 번져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창투조합 결성현황 (단위: 억원, 개)
1
2
3
4
5
조합개수
159
174
193
206
223
증가분
10
15
19
13
17
금액
11,172
11,842
13,986
14,701
15,709
증가액
450
670
2,144
715
1,00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