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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이여! 외출을 준비하라”
2. “여성이여! 외출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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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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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프리텔 전용 브랜드 출시…생활 속 제약 풀어주는 공격적 마케팅 개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그동안 시장성이 큰 10대와 20대를 겨냥해 갖가지 상품을 내놓았다.
여성층은 늘 뒷전으로 밀리곤 했다.
육아나 집안일에 묶여 남성들에 비하면 ‘이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휴대전화 가입률이나 사용횟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능률협회컨설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휴대전화 보급률은 99년 말 기준으로 남성이 84.6%인 데 비해 여성은 47.9%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통신프리텔이 여성전용 이동통신 브랜드 ‘드라마’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경쟁업체들이 고개를 갸우뚱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해 12월부터 ‘여자라면 누구나 드라마 같은 삶을 꿈꾼다’는 모티브로 20대 이상 여성 가입자들에게 묶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전용 단말기에 여성전용 요금제, 여성전용 멤버십, 여성전용 공간 등 4가지 서비스가 ‘드라마’의 기둥을 이룬다.
SK텔레콤의 TTL 등 특정 세대를 타깃으로 한 묶음 서비스는 있었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드라마’가 처음이다.
물론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그동안 조각조각 여성전용 서비스를 실시해오기는 했다.
LG텔레콤은 지난 99년 3월부터 28~40살 주부들이 특정 시간대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요금을 깎아주는 ‘아이우먼’(I Woman)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부들이 통신비 부담 때문에 가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여성전용 단말기인 ‘카이코코’를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3월 30살 이상 주부들에게 낮시간 요금을 깎아주는 ‘미즈’를 내놓았다.
드라마 마케팅의 핵심은 여성전용 공간 설치에 있다.
주부들의 이동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신경쓰여 마음놓고 영화관이나 백화점, 커피숍을 찾기 어렵다.
이동통신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주부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시장을 늘리는 핵심고리가 된다.
그래야만 주부들의 휴대전화 보급률이나 사용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시내 중심가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드라마 키즈’,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드라마 하우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2월 말 신촌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20~40개의 드라마 키즈를 짓고, 드라마 하우스도 2월 말 명동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서울에 5개 정도를 열 예정이다.
이민수 드라마팀장(36)은 “생활 속의 제약을 풀어줘 여성들의 이동성을 높이는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한다.
여성 휴대전화 보급률이 턱없이 낮은 점을 되레 마케팅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 남짓밖에 안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경쟁업체들은 “수익이 날 것 같으면 우리가 벌써 시작했을 것”이라고 깎아내린다.
경쟁업체들의 시큰둥한 반응이 아니더라도 ‘주부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만만치는 않다.
그러나 한국통신프리텔은 멀리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눈앞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눈치다.
그동안 여성 신규가입자 가운데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는데, 그 정도면 꽤 괜찮은 성적표라는 것이다.
드라마가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는 조금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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