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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콘텐츠유료화, 두 회사 이야기
[e비즈니스] 콘텐츠유료화, 두 회사 이야기
  • 김상범
  • 승인 2001.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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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닷컴의 유료화가 눈길을 끈다.
인터넷방송국 참누리 www.1318class.co.kr 와 허브사이트 인티즌 www.intizen.com 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유료화가 눈길을 끄는 것은 과감한 시도라는 것. 사실상 전면 유료화를 선언했다.
자신들 말대로 완전한 변신이다.
또 이들의 고민과 새로운 선택은 대부분 닷컴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주목하는 업계의 시선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참누리넷인터넷방송국 질 높이기 위해 선생님과 수익배분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교육방송국 ‘1318클래스’는 지난 2월1일자로 사이트를 전면 개편했다.
겉으로 드러난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졌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핵심은 유료화다.
1318클래스는 지난해 3월 개국해 지금까지 5천여편의 동영상 강의를 모두 무료로 제공해왔다.
학원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유명 선생님들의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그것도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고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회원은 현재까지 20만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제 모든 강의가 돈을 내야 하는 유료로 바뀌었다.
중등부 과목은 전과목 수강에 월 1만9800원, 고등부는 월 3만9600원을 내야 한다.
학원 강의료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지만 이곳은 인터넷 사이트. 유료화에 대한 네티즌의 반감이 엄존하는 곳이다.
1318클래스는 어떻게 이러한 저항을 뚫고 유료화에 정착할 수 있을까. 1318클래스는 (주)참누리넷인터넷방송국이 운영하는 사이트다.
이 회사 김교현(35)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전면 유료화에 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역시 회원들의 반발. 애써 확보한 회원들이 대거 이탈하는 날에는 비즈니스 자체의 근거가 흔들리는 일이었다.
사이트에 유료화 실시를 사전 공지한 후 나타난 회원들의 반응은 이러한 우려를 그대로 보여줬다.
회원 10명 중 7, 8명은 연일 유료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교현 사장이 택한 방법은 솔직해지자는 것. 김 사장은 회사 사정을 회원들에게 모두 공개하고 이해를 구하는 길을 택했다.
결국 24억원의 투자비가 소진됐고 기대했던 광고수익은 월 100만원에 불과한 상황이라는 것, 36명 직원들의 월급마저 두달 동안 지급을 못하고 있다는 것 등을 모두 회원들에게 공개했다.
계속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호소하고 이해를 구했다.
다행히 솔직한 호소는 회원들의 저항을 누그러뜨렸다.
비록 저항의 강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더라도 대대적 구조조정과 비즈니스 축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만큼 유료화 이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유료 서비스 시범운영 경험 참누리넷은 어려운 사정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의 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유료화의 가능성 타진을 위해 지난해 말 기말고사 유료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봤다.
당시 1800여명이 유료 기말고사 서비스를 이용했다.
상당한 성과였다.
유료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음 문제는 그동안 제공했던 무료 강의보다 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유료화에 걸맞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강의를 좀더 세분화하고 동영상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들이 궁금한 사항을 이메일로 질문하면 선생님들이 직접 동영상 강의형식으로 답변한다.
맞춤과외가 되는 것이다.
” 이와함께 교육사업팀을 별도로 구축해 질문 게시판을 운영한다.
선생님들의 개인 홈페이지도 구축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도 대폭 넓힌다는 계획이다.
학과목 강의 외에 다양한 취미활동에 대한 강좌도 개설하고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추가했다.
콘텐츠 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가는 내부적으로 유료화 준비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었다.
회원의 저항을 의식, 최소한의 수준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해가자는 의견부터 아예 고급화 전략으로 나가기 위해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정하자는 의견까지 가격을 결정하는 데만 한달 반의 격론이 계속됐다.
결국 예상 유료회원 수와 콘텐츠 제작비용을 상계하는 방식과 PC통신의 콘텐츠 가격 등을 감안해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했다.
유료화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스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제시스템. 참누리넷은 드림라인이 운영하는 드림엑스 패밀리로 가입해 모든 결제를 드림캐시로 처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동영상 메일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장비 증설에 나섰다.
6억원 정도의 추가 투자가 이루어졌다.
결제시스템을 외부 아웃소싱으로 해결했지만 결제방법의 다양성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휴대전화 결제를 구상하고 있지만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아직은 망설이고 있다.
“결국 콘텐츠가 승부한다.
질적인 문제를 제일 많이 신경썼다.
지금까지 제공했던 서비스만으로도 다른 사이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아직은 60~70%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콘텐츠의 질은 결국 강사의 노력에서 나오는 점이 크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 김 사장은 성패의 열쇠를 강의 콘텐츠의 질로 꼽고 있다.
그러기 위해 선생님들과 공동투자, 수익배분 방식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참누리넷은 오는 4월까지 유료회원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이후 올 연말까지 7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동안 외도도 해봤다.
홈페이지 구축 및 컨설팅 서비스 등을 하면서 수익을 냈는데 그게 오히려 더 컸다.
지금 보면 광고나 교재판매 같은 초기 수익모델은 잘못된 것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교육은 장기 접근이 필요하고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10년간 교육사업만을 해온 김 사장의 각오다.
인티즌 단계별 프로젝트 세워 계속 보완 인티즌의 유료화 선언은 포털 및 커뮤니티 업계를 포함, 닷컴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파격에 가까운 변신으로 주목된다.
콘텐츠 유료화와 함께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던 메일, 홈페이지 서비스도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유료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 서비스는 계속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지만 기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용량이 줄어들었다.
사실상 전면 유료화 실험에 나선 것이다.
인티즌의 유료화 선언도 기존 수익모델에 대한 부정에서 비롯한다.
“후발주자들은 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용량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다.
투자비용은 갈수록 커지지만 광고수익은 선발업체 한두곳에 몰리고 만다.
고비용 구조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 공병호 사장은 이제 트랙픽 수 같은 허수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역시 최고다.
전자상거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오프라인과 경쟁이 힘겹다.
결국 무형재 거래가 아이디얼한 아이템”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인티즌은 국내 최초의 허브사이트를 표방하며 99년 11월 오픈했다.
지난해 말까지 250만 회원을 확보한 메이저 사이트로 꼽힌다.
그러나 역시 회원확보를 통한 광고수익이란 수익모델은 실패라는 것을 자인해야 했다.
결국 지난 10월부터 전격 유료화 서비스를 준비한다.
실명제 전환, 회원정보 클리닝 인티즌의 유료화 전략은 다분히 공격적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세다.
인티즌은 회원 250만명 중 1%인 2만5천명을 유료화 타깃으로 설정했다.
김진우 부사장은 “1%인 2만5천명도 많은 것 같아 그중 40%인 1만명을 확보하면 성공이라고 봤다”며 “1달에 1만원씩만 사용한다면 매월 유료화로 1억원이 들어오게 된다”고 말한다.
예상할 수 있는 나머지 99%의 반발은 무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것으로 무마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 내용이 축소됐고 이와함께 사전작업으로 회원 실명제 전환, 장기 미사용자 삭제 등 닷컴기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회원정보 클리닝 작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당히 도전적인 전략의 구사다.
유료화에 앞서 오히려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과연 유료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는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부에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지만 준비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내부의 불안감이었다”고 털어놨다.
인티즌이 유료화에 나선 콘텐츠 및 서비스는 모두 4가지. 우선 영화, 만화, 인터넷방송, 성인물 등 390여개 콘텐츠를 500~1500원에 판매한다.
월 회원으로 등록하면 1만원을 내야 한다.
두번째가 유료 홈페이지 서비스. 그동안 무료로 30메가 용량이 제공되던 것을 12메가로 줄이고 월 5500원(50메가), 1100원(100메가)의 유료 서비스를 추가했다.
1개의 홈페이지당 3개의 이메일이 기본으로 추가 제공된다.
이와함께 유료 이메일 서비스도 만들었다.
이 역시 그동안 30메가의 용량을 무료로 제공했던 것을 10메가로 축소하고 50메가(월 3300원), 100메가(월 5500원)를 사용하는 유료 서비스를 신설했다.
이밖에 회원이 촬영한 셀프 비디오를 CD로 제작해주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경우 10분 미만 3만원, 30분 미만 5만원, 그 이상은 10분마다 5500원씩 추가되는 가격구조다.
이러한 유료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시스템은 가능한 내부인력을 투입해 자체 개발했다.
빌링시스템, 스트리밍 장비, 서버 안정화 장비 등을 새로 구축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총 3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시가 기준으로는 5억원 정도에 해당하지만 자체 개발을 통한 투자 비용의 축소가 이루어졌다.
휴대전화 결제시스템 도입 또하나 중요한 문제가 콘텐츠 및 서비스의 가격 결정. 이메일과 홈페이지는 구입한 설비의 감가상각, 인건비, 회선료 등을 제공하는 용량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콘텐츠는 업계 관행을 감안해 결정했다.
결제시스템은 신용카드와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휴대전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휴대전화 결제 비율이 70%에 이른다.
그리고 결제는 월회비 방식으로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공병호 사장은 결제시스템으로 사이버머니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티즌이 예상하고 있는 유료화 목표는 월 1만명의 유료회원 확보. 이를 통해 올 1분기까지 월 3천만원, 2분기 월 5천만원, 4분기에는 월 1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유료화 시행 이후 보름 정도 지난 현재 유료회원은 1만1천명, 매출 2천만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료화 이전에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들 말하는데 우리 생각은 다릅니다.
적절한 준비가 됐다면 해가면서 완성해가는 거죠. 우리는 현재 상황을 분석해가면서 2차, 3차 유료화 프로젝트를 진행해갈 겁니다.
” 시장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공 사장의 확신이다.
“유료화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우리가 하면서 만들어가야 한다.
해가면서 빌링과 관련된 노하우 등이 쌓여가고 있다.
유료화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해가면서 수정 보완할 수밖에 없다.
” 이러한 전략하에 인티즌은 2차 유료화를 준비 중이다.
오는 2월 중에 서비스할 2차 유료화에서는 자체 사이버머니를 개발해 결제수단을 추가하고 이메일, 홈페이지 서비스 내용을 더욱 세분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3차, 4차 계속 유료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곳에 가면 무료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있는가. 네티즌들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인티즌의 유료화 실험에도 이 질문은 던져볼 만하다.
“유료화는 새로운 인더스트리를 만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메이저 그룹이 움직여야 합니다.
불황 카르텔이라는 것이 있어요. 전자, 섬유화학 업체들이 불황 때 담합을 하는데 이것은 공정위원회에서도 인정하는 카르텔이죠. 메이저 포털들이 이제 함께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공 사장이 조심스럽게 내놓은 닷컴 공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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