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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의e혁명] ⑫ 동양그룹
[공룡들의e혁명] ⑫ 동양그룹
  • 박종생
  • 승인 2001.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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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양그룹은 그동안 성공적인 변신을 해왔다.
시멘트와 제과를 중심으로 기반을 다진 동양은 84년 이후 금융을 핵심사업으로 추가했으며, 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영상과 인터넷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다른 대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동양은 활발한 외자유치 등을 발판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했다.


동양은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사위 경영체제’이다.
89년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이 작고하자 첫째사위인 현재현 회장과 둘째사위인 담철곤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들은 각각 시멘트·금융, 제과·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로 보유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분가 절차까지 마쳤다.
두개 그룹으로 나뉘어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동양의 e비즈니스도 동양메이저(옛 동양시멘트) 중심의 현 회장쪽과 동양제과 중심의 담 부회장쪽이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
동양메이저는 지난해 동양그룹의 모태인 동양시멘트의 사명을 동양메이저로 바꾸고, 투자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 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산업의 기본틀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며 변신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시멘트 등 건축자재 부문의 매출비중을 40% 이하로 유지하고, 동양글로벌 등 상사의 네트워크와 조직을 활용해 벤처와 인터넷 지주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양메이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벤처투자에 관심을 쏟았다.
9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사무소를 설치했으며, 90년대 중반부터 동양이 70% 지분을 갖고 있는 현지 벤처캐피털인 알토스벤처를 통해 현재까지 32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해왔다.
대표적 투자업체로는 디지털마켓, GW Com, EVOLVE 등이 있다.
96년 160만달러를 투자한 디지털마켓은 지난해 900만달러에 매각했으며, 다른 두 업체는 나스닥 상장까지 시켰다.
국내에서는 나눔기술, 파인셀, 이노스텍, 이노세라 등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동양메이저는 인터넷 첨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주회사로 변신하는 것과 함께, 외국 굴지의 인터넷 전문회사와 제휴 또는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 최고의 e비즈니스 네트워크망 구축을 실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아직 준비단계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양제과의 담철곤 부회장은 좀더 공격적이다.
그는 외환위기를 기회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그가 선택한 곳은 케이블TV를 통한 영상사업이었다.
그는 요즘도 분당에 있는 온*미디어 사업장에 매주 두차례씩 출근을 하며 사업을 챙기고 있다.
동양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 선진업체와 합작이 크게 작용했는데, 합작건은 담 부회장이 직접 뛰어 성사가 됐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마쳤기 때문에 외국 경영자들과 친분을 쌓는 데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 부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영상사업에 뛰어들었다.
94년 투니버스라는 만화 케이블 채널 사업권을 따냈는데, 당시에는 영상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인 제과와 연계한 측면이 강했다.
만화채널을 확보하면 만화 캐릭터를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과자의 주소비자층인 어린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98년은 담 부회장에게는 커다란 기회를 준 해였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적자가 누적돼온 영상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기 때문에 싼 값에 그 사업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독자적 인수는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외국 영상업체들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받는 방식으로 이 사업에 진출했다.
담 부회장은 “영상 미디어 사업은 앞으로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데다 영화, 음악, 극장, 방송, 인터넷 등 수많은 관련 사업이 상관관계를 이루며 대단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며 “우리는 당시 한국 영상시장의 잠재성을 간파하고 해외의 영상 메이저사들과 투자협상을 벌였다”고 말했다.
99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진입이 이뤄졌다.
대우로부터 케이블 영화채널 DCN을 인수하고, 바둑TV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중앙일보의 중앙방송으로부터도 유료 영화 케이블 채널인 캐치원을 인수했다.
2000년 5월에는 게임채널인 온게임네트워크를 추가로 설립했다.
동양제과는 이렇게 인수하거나 설립한 케이블 채널들을 온*미디어(ON*MEDIA)라는 브랜드로 통합했으며, 같은 이름의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온*미디어라는 지주회사 밑에 영화, 게임, 바둑, 만화 등 5개 채널이 자회사로 운영되는 형태를 띠게 됐다.
온*미디어는 자본금 1억5천만달러 규모의 회사로 미국의 세계적 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의 자회사인 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5천만달러를, 그리고 동양제과가 1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현물로 출자했다.
또 영화채널 OCN과 캐치원이 미국의 복합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의 케이블 네트워크 중 하나로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영화채널인 HBO로부터 125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극장 사업쪽에서는 네덜란드 투자회사인 모리따 인베스트먼트 인터내셔널사로부터 3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미디어플렉스를 설립했다.
또 미국 최대의 스크린사업 업체인 LCE의 자회사 LCI(Loews Cineplex International)로부터 2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자본금 400억원 규모의 극장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메가박스를 설립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 상영관 16개로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멀티플렉스(복합영상관) 메가박스를 개관하며, 한국 영화 및 극장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제일제당과 위성방송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양사가 50:50의 비율로 지분을 참여해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위성방송플랫폼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신규법인을 설립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어 6월에는 하나로통신 등과 합작으로 인터넷 토털 마케팅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주)제미로온라인을 설립하며, 인터넷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케이블TV와 극장 사업에서는 지난해 사업을 시작한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우선 케이블TV 사업부터 살펴보자. 온*미디어 산하 5개 채널은 지난해 4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에서 게임 채널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채널이 흑자를 기록했다.
영화채널(OCN과 HBO)이 25억원, 만화채널과 바둑채널이 각각 15억원, 1억5천만원의 이익을 냈다.
반면 지난해 5월에 사업을 시작한 게임채널은 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온*미디어 김성수 상무보(방송본부장)는 “5개 채널을 통합함에 따라 비용삭감 효과와 광고 영업상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케이블TV 시장의 1인자 자리를 굳혔다.
케이블TV의 꽃이라고 할 만한 영화채널을 확보한 관계로 국내 케이블TV 시장에서 시청률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가 지난해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케이블TV 가구점유율(TV를 켜고 있는 가구 중 특정 채널을 보고 있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OCN이 점유율 20.4%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만화채널 투니버스가 9.8%로 3위, 게임채널 온게임넷이 5.5%로 6위, 바둑TV가 9위를 차지하는 등 온*미디어의 무료채널이 모두 10위권 안에 드는 기록을 세웠다.
온*미디어의 채널들은 현재 315만가구를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런 성공에는 외국 선진업체들과의 합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상무보는 “외국업체들은 경영, 회계, 마케팅 등 부문에서 노하우를 전수해줬다”며 “처음에는 관행이 달라 사업하기가 어려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진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극장사업에서는 지난해 메가박스의 시장진입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지난 한해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소폭의 이익도 실현했다.
그러나 동양쪽은 이익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메가박스는 인터넷 사이트 www.megabox.co.kr 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한 뒤 카드로 결제하면 예약번호를 주는데, 이 예약번호를 갖고 메가박스에 가면 영화티켓으로 교환해준다.
메가박스 소승언 부장은 “인터넷을 통한 영화 티켓 예매에는 총 좌석의 30~50%가 배정되는데 현장 판매 및 전화 판매에 비해 더 빨리 매진된다”고 말했다.
또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는 현재 10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들은 영화 티켓을 사면 포인트가 적립되며, 일정 포인트가 적립되면 공짜 티켓을 받을 수 있다.
동양제과가 이런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품고 있는 궁극적인 꿈은 한국 최고의 ‘토털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타임워너’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미디어쪽에서는 케이블 채널을 올해 안에 3개 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대부분 영화 관련이다.
또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온*미디어는 자체 내에 콘텐츠 개발팀을 구성하고 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로선 게임쪽 콘텐츠를 개발 중이며, 영화쪽도 미디어플렉스와 협조해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재의 케이블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배급망을 위성과 인터넷으로 확장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공급하는 콘텐츠까지 제작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동양제과는 그동안 과자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졌다.
그런데 이제는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새로운 영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제작.배급이 승부수 온*미디어 김성수 상무보(방송본부장) >MBC, SBS 등 지상파방송들이 올해 케이블TV 시장에 진입한다고 한다. 이들 거대 공룡들과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나. 올 상반기에 케이블TV 시장에서는 지상파방송과 기존 프로그램공급자(PP)간에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다. 그들의 시장 진입이 현재 3200억원 수준인 이 시장의 규모 자체를 키운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 온*미디어는 케이블TV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영화쪽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 자신이 있다. >다른 데서 영화 분야를 치고들어올 수도 있지 않나. 영화는 80% 이상이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다. 국내 영화로는 사업이 안된다. 우리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작업체와 라인업이 이미 다 돼 있다. >미국에서는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넷 시대에 대응한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하고 있나. 케이블과 위성, 인터넷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단들이다. 이들은 머잖아 하나로 통합될 것이다. 예컨대 위성과 케이블, 케이블과 인터넷 등이 합쳐진 서비스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미국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때일수록 각자의 강점을 키우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야 적절한 시기에 유리한 입장에서 제휴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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