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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이데일리
[투자연구] 이데일리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1.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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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신화를 꿈꾼다
올해 초 금융감독위원회와 한국은행 기자실에서는 ‘사건’이 일어났다.
두 기자실의 출입기자단이 투표를 통해 일부 온라인뉴스 기자들을 회원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언론계에서는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만으로 구성돼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금융권 출입기자단이 인터넷 매체를 정식 언론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출입기자단에 가입하면 해당 관공서에서는 그 매체의 취재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도자료 배포 등 정보제공에서 다른 회원사와 차별을 두지 않게 된다.
그 기관에서 외형적 취재력은 기존 매체와 같아지는 셈이다.
기자단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온라인매체 가운데 하나가 지난해 3월 출범한 이데일리 www.edaily.co.kr였다.
B2B정보판매에서 B2C로 조심스런 발걸음…TG벤처 등 26억원 투자 이데일리는 언론계의 공인을 받기 전에 이미 시장의 공인을 받았다.
‘닷컴 IMF’라는 말까지 나돌던 투자혹한기인 2000년 9월에 산업은행, TG벤처, 한림창투, 산은캐피탈, 베이직기술투자 등 5개 투자사로부터 25억8900만원의 자금을 6배 프리미엄으로 투자받은 것이다.
투자를 담당한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은 한결같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시도에 투자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자포인트1-급변하는 금융미디어 환경 인터넷이 떴다, 단말기는 가라 금융시장에서 정보는 곧 돈이다.
투자자들은 환율, 금리, 주가 등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지표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거래를 만들어내고, 여기서 돈을 벌고 돈을 잃는다.
이들 금융지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바로 형체없이 떠돌아다니는 정보다.
누가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장 빨리 얻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블룸버그, 로이터, 연합 인포맥스 등 금융정보 단말기가 외환딜러나 펀드매니저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이유는 이것들이 금융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즉시 전달해준다는 편리성 때문이다.
정보를 구하러 다닐 시간을 절약해주는 대가로 꽤나 비싼 값이 지불된다.
전문정보를 전달하는 신문이나 케이블텔레비전방송도 이들에게 뉴스를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체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유통 방법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투자자들은 이제 작업용 PC 옆에 금융정보 단말기를 따로 설치하기 위해 남들보다 두배로 큰 책상을 둘 필요가 없다.
전문 금융정보 사이트가 생겨나면서 한 PC 안에서 인터넷 서핑과 문서작성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금융정보까지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거꾸로 금융정보 판매업자들은 이제 더이상 무거운 단말기를 지고 가서 설치해주고 일일이 관리해주거나, 종이에다 정보를 인쇄해 배달하는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을 통해 순수하게 정보만 보내주면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정보재화를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데일리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가장 큰 이유다.
투자포인트2-수익성 B2B 기사판매, 안정된 시작 이론적으로는 좋은 환경이지만, 인터넷은 여전히 공짜정보의 천국인데 그 벽을 뚫고 돈을 벌 수 있을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이데일리가 생산하는 매일매일의 경제뉴스는 이미 26개 업체에게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2000년 6개월간의 마케팅 기간 동안 기사제공 수입은 계약기준으로 13억8천만원에 이르렀다.
현재 이데일리 뉴스를 사고 있는 곳은 대신증권 등 증권사,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무역일보 등 언론사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뉴스를 받아 다시 자기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정보의 B2B 전자상거래인 셈이다.
이데일리쪽은 2001년 B2B 기사판매 부문의 매출을 3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아직 유료정보가 들어가지 않고 있는 증권사들이 20개 이상인 데다, 다음과 야후코리아가 최근 금융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포털사이트들도 경제뉴스 강화에 나서고 있어 무리한 목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투자포인트3-성장성 B2C 유료화 실험 준비중 하지만 금융정보 B2B 시장은 수요자가 한정돼 있어 규모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데일리에 대한 투자를 심사한 TG벤처 홍태화 팀장도 “B2B는 틈새시장일 뿐, 결국 B2C 모델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쪽은 1월 현재 회원(3만명)이나 하루 방문자(10만명)가 일반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보다 적지만, 대부분 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이용자들이기 때문에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훨씬 클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유료화 방법은 아주 다양할 수 있다.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혼자 실행하기는 버거운 정보제공자들을 모아 ‘콘텐츠 유료화의 허브’로 변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양한 정보가 모이면 기본정보와 부가정보를 나눠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보조합을 구상할 수 있고, 맞춤정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홈페이지 대신 별도 에뮬레이터를 통한 서비스를 한다면 그야말로 블룸버그 정보단말기를 인터넷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다.
B2C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유료화하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다.
먼저 나선 쪽이 상처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데일리에게도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과제다.
이미 구체화하고 있는 B2C 정보판매는 잠재 경쟁자인 금융정보 단말기를 통한 정보제공이다.
이데일리는 지난해 말부터 블룸버그와 브리지 서비스 단말기를 통해 기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2월부터는 시범서비스 기간이 끝나 이를 통한 매출이 시작될 전망이다.
매체환경의 다변화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011 등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데일리는 시장상황에 따라 이쪽도 유료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자증권거래소(ECN),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등 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매체들까지 외연을 넓혀나갈 전망이다.
투자포인트4-경쟁력 사람만이 희망이다 어떤 쪽이든 이데일리 매출의 핵심은 콘텐츠의 판매이고, 콘텐츠의 핵심은 기자가 작성하는 기사이다.
최창환 사장은 “모든 사업의 기본은 신뢰성 있는 경제정보의 생산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쟁력은 정보생산자인 기자들에게서 나오게 되며, 이들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개 언론사 출신으로 경력이 5년 이상인 경제·금융 분야 취재기자가 30명 넘게 포진하고 있어 시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위·한은 출입기자단에 진입해 경제 분야에서 언론계의 공인을 받음으로써 정보의 공신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이데일리는 자평한다.
채권·외환과 같이 기존 언론이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분야에서는 오히려 취재력이 앞선다고 자랑한다.
투자포인트5-장기비전과 투자위험 블룸버그 신화 재현될까 급등락을 되풀이하는 한국 주식시장은 이데일리의 매출구조를 항상적 위험에 놓이게 할 수 있다.
주가가 올라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는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매출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다.
이데일리의 장기 비전에는 이런 투자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비책이 들어 있을까. 이데일리의 장기 비전에 대해, 회사 관계자들과 벤처캐피털 투자심사역들은 한목소리로 정보전달 매체로 시작해 시장주도 매체로까지 성장한 미국의 블룸버그를 얘기한다.
블룸버그는 지난 81년 살로먼브러더스의 채권분석가이던 마이클 블룸버그가 창업했는데, 초기에는 당시만 해도 몇몇 트레이더 사이에 은밀하게 교환되던 금융정보를 데이터화해 전달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뒤 91년 뉴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고, 라디오·케이블텔레비전·잡지·전화 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금융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와 단말기를 통한 전달에서 강점을 보인 블룸버그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장돼, 이제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로이터와 어깨를 겨루게 됐다.
전세계에 설치된 블룸버그 단말기는 2000년 12월 15만대를 넘어섰다.
인터넷이 가져온 정보전달수단의 혁명은 블룸버그 신화를 충분히 재현할 수 있고, 그 주인공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이데일리 꿈이다.
먼 얘기처럼 들리지만, 그래서 거꾸로 시장을 투명화시키고 안정시킨다면 투자위험은 절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물론 머니투데이 등 같은 인터넷 뉴스업체나, 공신력을 이미 갖춘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들의 인터넷 매체와 벌이는 경쟁은 이보다 더 큰 위험일 수 있다.
“금융정보는 돈벌이가 된다” TG벤처 홍태화 팀장 콘텐츠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이 유망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는데, 돈벌이가 되는 금융정보가 가장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최종판단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 이데일리의 경우 뉴스의 신속성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판단했다. 최창환 대표이사 사장과 김봉국 대표이사 전무 등 경영진들이 언론계에서 신뢰받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좋은 인상을 줬다. 예상대로 초기에 합류했던 사람 가운데 이탈자가 생기지 않고 있는 등 사원들의 결속력도 크다. 현재의 B2B 모델도 얼마간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제한적이며, 결국 B2C로 가야 한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직접 유료화하기보다는 콘텐츠의 가치다각화 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유료화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것으로 본다. 장기 과제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블룸버그처럼 본체가 복합미디어로 가야 한다고 본다.
“정보기술 발달할수록 시장 더욱 커져”
최창환 사장의 시각 “돈 되는 정보를 가장 가볍게 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인터넷 환경에서 미디어는 아마존과 같이 실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상거래업체보다 더 유리하다.
재고가 전혀 없으니까.” “정보가 팔릴 수 있느냐는 의문이 관건이었는데, 지난해 3월에 서비스를 연 뒤 바로 6월부터 증권사들을 상대로 정보판매가 시작됐다.
입증된 수익모델이다.
”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 신문, 방송, 이동통신, PDA 등으로 뉴스제공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할수록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 “기사가 건조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미디어의 기본임무에 충실하기 위한 방향이다.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는 기사와 주장을 혼동하면서 정보흐름을 왜곡하고 스스로 권력화되는 등 부작용을 많이 일으켰다.
이데일리는 사실은 아주 건조하게 전달하면서 주장은 주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면서 전달하도록, 정보전달기사와 분석기사·칼럼을 형식적으로도 완전분리했다.
” “임직원들의 결속력은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정보의 민주화를 지향하는 뉴미디어로 간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이미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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