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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TV 홈쇼핑 ‘총성 없는 전쟁’
[포커스] TV 홈쇼핑 ‘총성 없는 전쟁’
  • 윤성민(한국경제신문유통부)
  • 승인 2001.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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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 신규 채널 선정 앞두고 대기업·백화점·중소기업 등 30여개 컨소시엄 경쟁 치열
TV 홈쇼핑 신규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금호·한솔 등 굴지의 대기업과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 중견기업 등이 주축이 된 30여개 컨소시엄이 3월 말로 예정된 신규 채널 선정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업체들의 경쟁이 이처럼 가열되는 것은 홈쇼핑 업종이 지닌 성장성 때문이다.
국내 홈쇼핑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외환위기 이후 유통업계의 전반적 침체 속에서도 해마다 50~100%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두 업체가 일궈낸 시장 규모는 8500억원 수준에 이른다2005년에는 디지털 위성TV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가세하고 케이블TV 시청자가 600만가구에 육박하면서 시장이 4조~5조원 규모로 팽창할 전망이다.
시장 전망이 이처럼 매력적이다 보니 각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예비 사업자들은 선정 주체인 방송위원회가 중소기업 전문채널, 농수산물 전문채널 등 특화된 채널 형태로 사업권을 줄 것으로 보고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한솔CSN,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은 중소기업 채널로 방향을 잡았다.
홈쇼핑 채널 진출시 가장 파괴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중소기업 채널의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내로라하는 벤처기업들을 대거 컨소시엄에 끌어들였다.
홈쇼핑 채널을 따낼 경우 최근 경영 전면에 부상하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의 첫 성공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월11일 갤러리아·부산·대구·송원(광주)·동양(대전) 등 전국 6개 백화점이 참여한 ‘연합홈쇼핑’ 컨소시엄을 발족시켰다.
현대백화점은 할인점에 뛰어든 롯데, 신세계와 달리 이렇다 할 신규사업이 없다는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 사업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병규 사장이 직접 나서 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백화점 ‘행복한 세상’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도 만만찮다.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100% 정부출자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당첨을 낙관하고 있다.
최근 상급기관인 중소기업청에서 홈쇼핑 사업을 위해 2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스튜디오 설계작업까지 마친 상태다.
한솔CSN은 MBC프로덕션과 15개 벤처기업이 참여한 ‘한솔홈TV’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농수산물 채널을 겨냥하고 있는 컨소시엄으로는 삼성물산-농협유통의 하나로쇼핑넷과 닭고기 제조업체인 하림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농수산방송, 신세계백화점 등이 있다.
하나로쇼핑넷의 경우 애초 삼성물산이 51%로 1대주주였으나 농수산물 전문채널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농협유통이나 수협중앙회 등 관련 기관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하림이 이끌고 있는 한국농수산방송에는 홈쇼핑 업체인 홈앤텔과 농수산 제조업체 등 96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홈쇼핑 채널 컨소시엄 중 구성 멤버가 가장 많다.
100% 농수산물 프로그램 방영을 취지로 내걸으며 호남지역의 후광을 업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사장으로 광주지역 국회의원 출신인 이길재씨를 영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E마트에 납품하는 농수산물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막바지 컨소시엄 구성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송위는 1월19일 공청회를 통해 선정기준을 마련한 뒤 3월 말까지 새 사업자를 뽑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업권 허가가 정치적 입김을 통해 결정될 것이란 루머가 일찌감치 나돌면서 선정 과정에서 적잖은 잡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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