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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 VOD 사업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 VOD 사업
  • 이철민 통신원
  • 승인 200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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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테인먼트에 자사 작품 제공할 계획…메이저들의 선점 경쟁 치열할 듯 첨단 정보통신 시대를 상징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것을 꼽으라면, 단연 VOD(Video On Demand) 서비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말조차 일반화되지 않았던 90년대 초반부터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영화나 동영상을 언제든지 골라 볼 수 있는 VOD는 미래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때 많은 기업들이 특정 도시나 지역을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VOD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각 가정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의 대역폭이 턱없이 좁다는 기술적 한계와 콘텐츠를 소유한 업체들의 부정적 시각이 맞물려 VOD는 비현실적 아이디어쯤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케이블 모뎀과 ADSL을 필두로 한 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일반화하면서, VOD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자체 제작한 동영상이나 기존 영상물을 온라인 상에서 서비스하기 나섰기 때문이다.
TV 정도의 화질과 화면 크기를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원하는 동영상을 골라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제 웬만한 고속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홈페이지에는 유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하지만 진정한 VOD 서비스를 위해서는 이런 고속인터넷도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VOD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발표에 따르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디지털 케이블TV를 통한 VOD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인터테인먼트(Intertainment)에 자사의 300여작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중·소규모의 스튜디오들이 시범적으로 인터테인먼트의 VOD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지만, 유니버설의 합류는 인터테인먼트가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인터테인먼트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VOD 서비스로는 파라마운트 계열의 비디오 체인점 블록버스터의 EB엔터테인먼트(EBEntertainment)와 소니가 준비중인 무비플라이(MovieFly)를 비롯해 시네마나우(CinemaNow), 사이트사운드(SightSound) 등이 있다.
주목할 것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VOD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VOD가 기존 비디오나 DVD 시장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형성되지도 않은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들 경우, 잃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는 부담감도 큰 작용을 했다.
그러나 디지털 케이블 등의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동영상 콘텐츠의 온-디멘드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나둘씩 VOD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유니버설이 인터테인먼트와 협력하기로 결정한 것도 직접 VOD 서비스를 운영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를 극소화하고, 경쟁사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다.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잃을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스튜디오 입장에서 보면 영화를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확보하는 셈이다.
게다가 인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VOD 서비스 업체들이 미국 내 몇몇 지역에서만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또한 섣불리 직접 VOD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독점으로 찍혀 규제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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