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0 17:08 (월)
[골프와건강] 안경을 쓰면 스윙이 커진다
[골프와건강] 안경을 쓰면 스윙이 커진다
  • 김광원(참조은안과)
  • 승인 2001.0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메달을 안겨준 강초현 선수.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또랑또랑한 눈망울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그러나 총구를 겨눈 그의 눈매는 매섭기만 하다.
발랄한 모습과 해맑은 얼굴만 본다면, 과녁을 꿰뚫을 것 같은 날카로운 집중력이 과연 어디에서 생기는 것인지 경외감이 들 정도다.
특히 결승전에서 뒷심이 달려 아깝게 역전패했을 때 그 큰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보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사격이나 양궁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는 확실히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인다.
체격이 왜소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적합하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이유도 무시하지 못할 테지만 정신무장을 강조하는 엘리트 위주의 스파르타식 선수양성 시스템도 한몫 한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집중력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면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승부에서건 승산이 없다.
구기종목도 마찬가지다.
특히 골프는 매 순간마다 ‘집중력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린에는 항상 긴장감이 돈다.
이런 집중력은 바로 ‘눈’에서 시작한다.
골프에서 샷을 할 때도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목적한 곳까지 샷을 날리기 위해서는 일단 공을 정확히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스윙 동작이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워야 한다.
임팩트 순간까지 눈이 공에서 떨어지면 안된다.
이런 기본기를 제대로 연마하지 않으면 타수를 줄인다는 야심찬 꿈은 정말 꿈(?)에 그치고 만다.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외국 선수들 못지않은 장타자들이 많은 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보편화된 탓이다.
미국 LPGA에서 활약하는 우리 여전사들은 차치하더라도 PGA 투어에서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최경주 선수도 내로라하는 강타자다.
그러나 골프는 힘보다 세기가 더 중요하다.
그런 세기를 이루는 밑바탕엔 바로 ‘눈’이 있다.
20만평이 넘는 광활한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눈이 건강해야 한다.
한국인들은 근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고난 유전자가 그렇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어린이의 80%가 안경을 착용한다는 사실만 보아도 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안경 착용은 플레이할 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다.
안경을 쓰고 스윙을 하면 대개 스윙 폼이 커진다.
특히 땀이 많이 날 때는 여간 거북살스럽지 않다.
게다가 눈의 초점이 렌즈의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프리즘 효과가 생겨 상이 왜곡돼 보인다.
근시의 경우 1디옵터마다 물체의 상이 2% 가량 축소되어 보인다.
가령 -5디옵터의 근시라면 골프공은 원래의 크기보다 10% 작게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타이거 우즈가 라식수술을 받고 나서 공이 더 커보인다고 말한 것은 일리가 있다.
그렇다고 콘텍트렌즈를 낀들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운동할 때 콘택트렌즈를 끼는 것은 무방하지만, 평소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럴 때 시력교정술로 난관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어느 골프 마니아는 ‘초고도 근시’로 고생하다가 ‘투명수정체 적출술’을 받고 나서 기량이 일취월장해 ‘싱글 플레이어’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중년 이후의 수술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멀리 보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경우, 책이나 신문을 볼 때는 돋보기 안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타수를 줄이기 위해 좋은 시력을 갖추는 일 외에도 지켜야 할 게 또 있다.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경기 전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몸의 피로는 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바람이 많이 불어 먼지가 날리면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눈이 건조해지기 쉬운데, 이때는 인조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현명하다.
벙커샷을 할 때는 절대 눈을 비벼서는 안된다.
모래가 검은 동자에 상처를 입힐 위험이 있다.
골프란 철저한 기록경기이다.
단 한타의 실수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만일 눈의 건강에 좀더 신경써서 한타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나 승부에 집착해야 하는 프로선수가 아니라면 스코어에 너무 매달릴 필요가 없다.
주변 풍광을 감상하면서 사색을 즐기는 낭만적 여유를 ‘숫자놀음’에 빼앗긴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