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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진화하는 웹에전시
[e비지니스] 진화하는 웹에전시
  • 김상범
  • 승인 2001.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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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명칭 바꾸고 솔루션 개발 등 차별화에 총력
“시장 상황이 안 좋다.
생각만큼 실적도 오르지 않는다.
가격 파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은 심해졌고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졌다.


지난해 말까지 인터넷 비즈니스 시대의 최고 청바지 산업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웹에이전시 업계의 요즘 한단면이다.
‘되는 장사’로 비쳐지면서 너나없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벌어진 과열경쟁의 후유증이다.
물론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여기에 닷컴 열풍이 식어간 것이 과열경쟁을 부채질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다.
요즘 시장을 주도해온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웹에이전시 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최우선 전략은 차별화, 뭔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통 한 프로젝트에 경쟁률이 3대 1, 4대 1 정도였다.
지금은 10대 1이 기본이다.
이렇다 보니 가격으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심해져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입찰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

웹에이전시 업체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특히 신생업체일수록 이러한 저가 공세가 심하다고 지적한다.
저가 공세 때문에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힘든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암묵적으로 유지돼온 시장가격이 떨어지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른바 덤핑으로 수주를 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최종 낙찰을 받는 기업은 그래도 전문 중견업체들이다.
단지 고객들이 경쟁업체들의 입찰가를 빌미로 다시 가격 협상을 요구해와 어쩔 수 없이 입찰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을 맺어야 한다.
” 디자인스톰 이충환 과장은 이 때문에 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입찰가로 4억원을 제시했는데 협상을 거쳐 3억3천만원에 합의를 봐야 했다.
그런데 다시 계약과정에서 두번에 걸쳐 할인을 요구받았다.
게다가 향후 자신들의 경쟁업체와는 프로젝트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요구하길래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 한 업체의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객들이 터무니없는 요구까지 하고 나선다고 쓴웃음을 짓는다.
선발업체 중심 전문협회 구성 움직임 올 1분기 실적은 대부분의 웹에이전시들에게 초라한 성적표를 안겨줬다.
이러한 부진은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조짐이었다.
지난해 선두업체라고 나섰던 기업들치고 매출 목표 100억원 이상을 강조하지 않은 기업이 없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웹에이전시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기업들이 외양 부풀리기 차원에서 매출 목표를 높게 얘기한 측면이 강하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50억원 달성도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
” 한 웹에이전시 업체 사장은 수익성면에서 보면 더 안 좋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돌파구 마련에 나선 웹에이전시 업체들이 주목하는 것은 차별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브랜드의 차별화다.
‘이제 웹에이전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선발업체 입장에서는 너도나도 웹에이전시 간판을 달고 나서면서 웹에이전시란 말이 ‘오염’돼버린 상황이라는 인식이다.
웹에이전시란 말을 가장 먼저 사용했던 홍익인터넷 www.hongik.com 은 ‘e비즈니스 인티그레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클릭 www.clic.co.kr이 ‘IBP’(Interactive Business Provider), 이모션 www.emotion.co.kr이 ‘e서비스’를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예다.
이모션 안승해 기획실장은 “지금 웹에이전시 업계는 웹에이전시 다음 단계는 없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한다.
웹에이전시란 용어에 선발업체들이 오히려 발목이 잡혀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웹에이전시라는 명칭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웹 디자인 능력만 있는 회사도 웹에이전시를 표방하고, 부업 삼아 한쪽 발만 담그고 있는 회사들도 웹에이전시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클릭 강기천 사장은 신개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강 사장은 또 “웹에이전시 업계도 수익모델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객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주는 e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을 인터랙티브하게 이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IBP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우리는 초기부터 인터랙티브 에이전시라고 규정지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웹에이전시가 돼버린 것이다.
간판만 바꾼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호응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어차피 우리 고객은 기업이지 뉴스에 민감한 일반 투자자들이 아니다.
이름을 어떻게 바꾸든 에이전시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 FID의 김지훈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김 사장은 웹에이전시란 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란 점을 고백한다.
좀더 다른 능력을 실제 고객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차별화를 인식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전문협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난다.
인위적으로 진입장벽을 만들어보자는 속셈도 내포돼 있다.
하지만 업체간에 이해관계가 다르고 추진 주체도 여기저기 나서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업체들이 많아 구체화하고 있지는 않다.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은 편 간판을 바꾸거나 협회를 만드는 것보다 확실한 차별화 전략으로 업체들이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다양한 솔루션의 개발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또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화된 솔루션 개발을 위해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나선다.
이는 3차원의 가상공간 구현 솔루션이다.
일본에서도 이 솔루션으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시부야 거리를 3D로 만드는 작업이다.
또하나가 크레비스(가칭)다.
컨설팅과 솔루션을 묶어 패키지 개념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솔루션은 컴포넌트 형태로 모듈화하는 작업을 거의 완료했다.
이렇게 되면 컨설팅을 포함해 중저가의 토털 솔루션이 가능해진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측면도 있다.
5월까지 테스트를 마치고 6월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 디자인스톰 www.designstorm.com 손정숙 사장이 밝힌 계획이다.
클릭 역시 이미 지난해 완성한 토털 솔루션 ‘IB트렌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략 컨설팅부터 크리에이티브, 솔루션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이 방법론을 통해 토털 솔루션 업체라는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홍익인터넷은 무선인터넷 미들웨어 제품인 ‘엠스테이션 히든브로커’를 개발하고 아예 솔루션 사업에 진출했다.
eCRM과 e메일 마케팅 관련 솔루션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에프아이디도 모바일연구팀, 고객경험연구팀 등을 주축으로 신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 고객의 동일 프로젝트 규모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웹에이전시 전문업체들이 차별화를 강조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단순한 웹페이지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컨설팅부터 시스템 개발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시장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직은 특화된 전문성을 더욱 키우는 데 주력하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웹에이전시 업체들이 컨설팅부터 크리에이티브(기획과 디자인), SI 영역까지 모두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시장에서 평가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웹기반의 시스템 개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실상의 SI 영역인 셈인데 웹 SI라는 개념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 이모션 안승해 실장은 전문성 개발이 더욱 유효한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이모션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웹에이전시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이 수주액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에 육박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지만 시장 상황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전통 오프라인 기업들이 온라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화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에프아이디 김지훈 사장은 자신감을 드러낸다.
“대기업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줄지 않았다.
프로젝트 규모도 커졌다.
오프라인 기업들의 e비즈니스화 시장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
” 김 사장은 위기라는 것도 “신생, 후발업체들이 어려울 뿐 선발업체들은 올해가 중요한 기회의 시기”라고 덧붙인다.
이모션 안승해 실장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가 웹에이전시 시장의 조성기였다면 올해가 진정한 기반을 쌓을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웹에이전시 업계가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과열경쟁이 빚어낸 자구책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체질개선을 통한 역량강화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웹에이전시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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