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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국내 경기 하락세 진정 기미
[포커스] 국내 경기 하락세 진정 기미
  • 박종생
  • 승인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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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 소비 증가, 경기 바닥 인식 확산 …본격 반등은 4분기말 시각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세가 언제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경기 둔화가 다소 진정됐다는 내용의 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2분기 경기 회복론을 잇따라 들고나오면서 세간의 화두로 등장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3월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4대 부문 개혁의 테두리를 잡은 만큼 하반기부터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국 경제에 청신호가 다시 켜지고 있는 것일까.

우선 최근 발표된 지표들을 통해 살펴보자.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추세는 다소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0.1% 증가해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증가율이 둔화됐고, 출하도 9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1.9%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생산은 전년동월 대비로는 0.1% 증가에 그쳤지만 전월 대비로는 1.0% 증가해 두달 연속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3.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해 지난해 초부터 진행된 감소세가 멈췄다.
건축허가면적도 주거용 및 공업용 건축허가 증가로 전년동월 대비 5.4%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박화수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설 연휴를 감안해 계정조정을 하면 생산증가율이 4~5%에 이른다”며 “단기적으로는 경기 하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3개월 가량은 더 지켜봐야 정확한 추세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월 들어서 소비지표는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월2일 집계된 2월 중 자동차와 백화점 매출액은 소비심리가 차츰 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기아·대우·쌍용·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5개 자동차 회사의 2월 내수판매량은 10만3477대로 1월보다 19.4%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던 자동차 내수판매가 2월 들어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처럼 2월 내수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영업일수가 설 연휴가 끼어 있던 1월보다 많았고 업체들이 뉴EF쏘나타 등 신차종을 잇따라 내놓은데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자동차 업계는 풀이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2월 매출액이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2월 매출액이 3250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추이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9월 전년동월 대비 12% 증가해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분기(10월 3.4%, 11월 3.2%, 12월 1.2%)에 바닥을 기다가 올 1월에 5.1%, 2월에 8.1%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공개된 여러 경기지표들을 근거로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 경제전문가들도 일단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2월21일 한 강연에서 “올 1분기를 소저점으로 2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면서 늦어도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상무도 3월2일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한 경기추락 상황이 멈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조사본부장도 같은 날 “경기 바닥은 지나봐야 알지만 지금이 진짜 바닥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기가 확실히 반등으로 돌아섰다는 징후를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근 경기가 조금이나마 호전 기미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올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고,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조금씩 풀린 데 따른 것이지 펀더멘털 차원에서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경련 김석중 본부장은 2월에 소비지출이 조금 늘어난 것에 대해 “지난해 말 경제위기설이 나돌며 급격히 얼어붙었던 심리가 조금 풀렸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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