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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재용의 경영참여 수업인가 후계인가
[포커스] 이재용의 경영참여 수업인가 후계인가
  • 박종생
  • 승인 2001.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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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33)씨의 경영참여가 공식화됐다.
이건희 회장은 2월28일 전경련 신임 회장단 상견례에서 재용씨의 경영참여 시기를 묻는 질문에 “금년부터 나옵니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 한마디로 국내 최대의 재벌인 삼성의 경영권 이양의 첫단추가 꿰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재용씨는 현재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e비즈니스 전공)를 수료한 뒤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는 3월9일 삼성전자 주총을 마친 뒤 예정돼 있는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 기획담당 이사로 임명돼 미래전략그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재용씨의 경영참여가 경영수업을 받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후계구도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 문제가 걸려 있어 그의 본격 경영참여는 가시권 안에 들어온 상태다.
게다가 그는 지분구조로만 보면 이미 삼성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는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생명의 지분 19.3%를 갖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대주주(지분율 25%)이다.
그렇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영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무경험을 쌓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재용씨는 지난해부터 삼성의 신규 인터넷 사업을 주도해왔다.
e삼성, 가치네트, 오픈타이드 등이 그가 관여하는 회사들이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 현지법인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그의 원대한 포부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을 일궈 나스닥에 상장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을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인정받겠다는 뜻도 숨어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성과를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e삼성의 주요 회사들은 현재 인터넷 거품 붕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재용씨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거대 재벌 삼성의 경영권을 순탄하게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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