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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가지치기 나선 삼성물산
[포커스] 가지치기 나선 삼성물산
  • 김상범
  • 승인 2001.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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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서비스 업체 삼성옥션 정리, B2B와 삼성몰에 주력키로
“현재 업계 1위가 아니거나 향후 단기간 내에 선두업체로 진입이 어려운 일부 B2C 사업은 조속히 정리하는 한편….”

삼성물산의 인터넷 사업부가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6일 대표적인 B2C 인터넷 사업이었던 삼성옥션 www.samsungauction.co.kr의 문을 닫았다.
이와 함께 인터넷 서점 크리센스 www.cresens.com도 상품 및 배송 부문을 경쟁업체인 예스24 www.yes24.com에 향후 2년간 위탁경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닫은 여행 정보사이트 트래포트 www.trapot.com를 포함하면 삼성몰을 제외한 B2C 사업 모두를 거두어들인 셈이다.


삼성물산쪽은 이번 삼성옥션 정리와 관련 인터넷 사업에 ‘선택과 집중’ 원칙을 적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앞으로 글로벌 B2B 사업과 국내 최대의 쇼핑몰 삼성몰 www.samsungmall.co.kr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야심찬 목표도 설정했다.
올해 B2B 사업에서만 25억달러에 달하는 거래실적을 올리고, 삼성몰의 경우 매출액 2860억원에 흑자를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현재 운영중인 B2B 사업은 화학(켐크로스), 수산물(피쉬라운드), 철강(GSX), 의료(케어캠프) 등 4개 분야. 지난해 2월 출범한 화학전문 B2B e마켓플레이스 ‘켐크로스’는 아시아를 주축으로 미국, 유럽에서 66개 주주사를 확보하고, 지난해 11월 본격 영업에 들어가 2월 말까지 약 4개월 동안 5천만달러 이상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러시아, 일본 등으로부터 1천만달러 이상의 자본을 유치한 수산물전문 B2B ‘피쉬라운드’도 최근 삼성물산 출신 전문경영인 노상홍 대표를 영입하고 지난달 본격 영업활동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미국의 카길, 유럽의 두페르코, 트레이드 아베드와 함께 설립한 철강 B2B ‘GSX’도 이달말 사이트를 오픈하고 본격 거래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B2B 사업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국내 시장상황에서 삼성물산의 B2B 사업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창출을 이루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B2C 사업부문에서 유일하게 남게 된 삼성몰은 인터넷 쇼핑몰의 선두주자인만큼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 됐다.
애초 계획했던 분사는 당분간 유보됐다.
“현재 인터넷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저평가와 나스닥, 코스닥의 침체 등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적절한 평가를 받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 분사방침은 잠정 유보한다.
” 삼성물산은 분사를 1년 뒤로 미루고 대신 오프라인 유통사업과 연계해 역량을 강화한 후 외부 여건이 호전되는 대로 분사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몰과 함께 분사대상이었던 삼성옥션은 결국 삼성물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채 정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삼성옥션은 지난해 5월 B2C 경매에 중점을 두고 출범했지만 지금까지 회원 15만명에 월 매출 10억원에도 못되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겼다.
삼성물산쪽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옥션 인수, 2위권 업체 이쎄일과 셀피아의 합병 등으로 사업정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삼성옥션이 가능성 없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삼성옥션은 출범 당시 국내 1위의 경매업체 옥션을 바짝 긴장시킬 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C2C가 기본인 인터넷 경매시장에 B2C로 사업을 한정지음으로써 결국 쓴맛을 다시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현재 국내 최대의 경매사이트 옥션의 거래 가운데 85%가 C2C 거래다.
부실한 사업은 정리하고 될성부른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 거대기업 삼성물산도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비싼 수업료를 내고 뒤늦게 기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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