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3:01 (목)
[IT] 도시 전체가 ‘광 이더넷’
[IT] 도시 전체가 ‘광 이더넷’
  • 유춘희
  • 승인 2001.02.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가비트 이더넷 기반 ‘MAN’ 기술 각광…대도시 인구 몰린 국내 환경에 적합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장비업체들은 2000년대 최대 화두로 ‘광’(Fiber)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기존 장비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터넷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느려터진 속도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송할 데이터에 최적화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하는 통신업체로서는 ‘광 네트워크’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통신업계에서는 향후 몇년 안에 네트워크 세상에는 단 두가지, 즉 ‘무선’과 ‘광’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점쳐왔다.
유력한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들만 봐도 이미 광 전송 장비가 이더넷 스위치나 라우터 같은 고전적 네트워크 장비의 매출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DSL이나 케이블모뎀 같은 광대역 접속 솔루션이 급격히 보급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광 기술이 늘어나는 트래픽과 그에 따른 병목현상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광 케이블은 트래픽 손실이 적고 대역폭을 넓힐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수용 용량과 전송거리의 한계를 넓힌 전송매체로 꼽힌다.
광 네트워킹은 음성이나 데이터 같은 정보를 광 케이블을 통해 광 신호로 전달하고 교환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광 케이블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유선통신이지만 광이라는 반송파를 이용해 신호를 전송한다는 점에서 보면 무선통신과 비슷하다.
따라서 광 케이블은 유·무선이 갖는 이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트래픽 증가로 ‘메트로’ 중요성 부각 광 네트워크는 지리적 범위에 따라 나뉜다.
흔히 해저 광케이블로 불리는, 나라와 나라를 잇는 대양횡단(Transoceanic) 부분, 해저케이블 육양국에서 특정 도시까지 잇는 장거리(Long-haul) 부분, 도시 안의 기업과 대학 등을 잇는 메트로 백본(Metro Backbone) 부분, 거기서 다시 가입자까지를 연결하는 부분 등이다.
특히 메트로쪽은 광 네트워킹 분야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범위다.
장거리 네트워크로부터 신호를 받아 이를 기업이나 개인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원래 광 네트워크는 나라 전체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전송기술이었다.
그러나 데이터 트래픽이 급작스럽게 커지면서 메트로 영역이 장거리 네트워크와 함께 신호를 교환하고 라우팅하며, 최종사용자를 연결하는 주요 부분으로 떠올랐다.
특히 메트로 부분은 대역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기업과 최종사용자를 연결하고, 이들 사용자의 데이터 트래픽과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사항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메트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TDM(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이용한 SONET/SDH(Synchronous Optical Network/Synchronous Digital Hierarchy) 전송구조다.
그러나 이것은 원래 음성을 위해 설계된 것이어서 지금의 데이터통신에는 유연하게 들어맞지 않는다.
인터넷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IP 네트워크에도 적합하도록 한 다중화 장비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이 등장해 이 문제를 커버하고 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이다.
대형 ISP 기가비트 스위치로 서비스 나서 최근에는 이더넷을 응용한 메트로 네트워크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라우터나 광 전송장비를 이용하지 않고 기가비트 이더넷으로 구성된 망을 이용해 스위치만으로 LAN과 같이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MAN’(Metropolitan Area Network)을 구성하는 것이다.
MAN은 하나의 도시를 링(Ring)형 구조의 백본으로 연결한 다음 링 곳곳에 위치한 POP(Point-of-Presence, 인터넷 액세스 포인트 위치)에서 회선을 분배해 서비스를 한다.
MAN은 광이라는 고급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지만 최근 일부 ISP들이 도입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된 환경에서는 이더넷 MAN 기술이 크게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소 1Mbps에서 최대 1Gbps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이 서비스는 1Mbps나 512kbps 단위로 대역폭을 할당할 수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대역폭을 선택해 쓸 수 있다.
또 일부 서비스 업체는 웹을 통해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대역폭을 조정할 수 있는 옵션(웹 기반 프로비저닝)을 제공하기 때문에 트래픽이 몰리는 때에는 더 넓은 대역폭을 할당해 쓸 수도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광 전송장비와 라우터 등이 필요없어 중간 장비가 덜 든다.
장비 사이를 연결할 필요도 없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고 장비 도입 가격도 적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도 메트로 이더넷이 구축되고 있다.
두루넷, 지앤지네트웍스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고, 드림라인과 한국통신도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대부분 자체 회선을 보유한 이들 업체는 이미 포설한 광 전송망의 양 끝단에 기가비트 스위치를 연결하고 여기에서 회선을 나눠 사용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앤지는 ‘GNG 매트릭스’란 이름으로 서울 삼성동에서 전용회선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을지로와 여의도 등에서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NPN 사이버넷’이란 이름의 두루넷 서비스는 서울 중구의 충무로 일대에서 인쇄출판업체 200여곳을 대상으로 서비스중이다.
한국통신은 사이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엔토피아 서비스’ 일부를 메트로 이더넷 방식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QoS 기능과 보안의 취약성 해결해야 메트로 이더넷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장비업체도 이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익스트림네트워크와 파운드리네트워크, 엔터라시스네트워크,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메트로 이더넷 시장을 위한 장비를 선보였다.
특히 익스트림은 미국 최대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업체인 야입스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주요 업체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미디어링크가 사이버 아파트 사업자나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레이트 리미트’(rate limit) 기능(각 포트별로 원하는 대역폭을 따로 지정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넣은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개발을 시작했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이더넷 장비가 기존의 SONET 장비에 비해 통신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해야 하고, ATM(비동기전송모드) 등에 비해 뒤떨어지는 QoS(서비스 품질)와, LAN 방식을 응용한 데 따른 보안의 취약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친숙해진 이더넷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술자 재교육이 필요없으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확보돼 있고, 도입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은 메트로 이더넷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