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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냅스터 대신 스눕스타?
[미국] 냅스터 대신 스눕스타?
  • 이철민 통신원
  • 승인 2001.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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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 기능없이 검색서비스만 제공…저작권 시비 비껴갈 대안으로 떠올라 지난 2월12일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냅스터에 대한 순회고등법원 항소심의 판결이 내려진 날이다.
놀랍게도(혹은 예상대로) 냅스터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뒤로 음반업계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끊임없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수많은 주장과 예측이 오가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판결로 냅스터가 지금과 같은 서비스를 계속한다면 폐쇄될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P2P 서비스 전체의 운명이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하지만 냅스터가 폐쇄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냅스터가 이용자 개개인의 컴퓨터에 저장된 MP3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가 허락하지 않은 MP3 파일이라도 파일명과 확장자를 다르게 할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미국음반산업협회는 냅스터가 이를 막기 위한 방안까지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윽박지르고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하는 법원이 그런 결정까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예측이다.
하지만 만의 하나 냅스터가 폐쇄될 경우, 가장 난감한 입장에 놓이는 쪽은 지난해 10월31일 냅스터를 사실상 인수한 독일계 미디어그룹 베르텔스만이다.
그동안 냅스터에 투자한 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베르텔스만이 냅스터의 대안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지난해 말부터 은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얼마 전 시범 서비스를 끝낸 스눕스타 www.snoopstar.com가 베르텔스만이 투자한 회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공개된 스눕스타에 대한 정보는 베르텔스만이 75%의 지분을 갖고 있고, CEO가 베르텔스만의 현직 경영진 가운데 1명이라는 것이 고작이다.
지난 2월 초 시범 서비스를 통해 선보인 스눕스타는 냅스터보다 훨씬 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MP3와 동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파일을 냅스터, 그누텔라(Gnutella), 아이메시(iMesh) 등 여러 파일 공유 서비스들에서 찾아내준다.
일종의 파일 공유를 위한 메타 서비스인 셈이다.
냅스터는 이런 스눕스타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냅스터는 스눕스타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냅스터 CEO 행크 배리는 한 독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미리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베르텔스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베르텔스만도 냅스터에 대한 지원이 변함없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스눕스타는 단지 시험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에 불과해 아직까지 이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스눕스타가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다른 파일 공유 서비스에서 검색만 제공하기 때문에 저작권 시비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베르텔스만이 이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베르텔스만의 또다른 계열사인 시디나우(CDNow)는 물론 반스앤드노블의 광고가 실린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사업계획이 완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베르텔스만이 위기에 처한 냅스터를 버리고, 스눕스타의 가능성에 집중할 것인지가 당분간 음반업계는 물론 IT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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