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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삐 풀린 보험료 '가입 서둘자'
[재테크] 고삐 풀린 보험료 '가입 서둘자'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1.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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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부담으로 너도나도 인상, '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 분석도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에 보험료가 한차례 크게 올랐다.
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앞다퉈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더이상 보험료 인상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보험료 인상이 자율이긴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다시 보험료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몇몇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올린 상태이며, 나머지 보험사들도 서둘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왕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하반기 들어 제일 먼저 보험료를 올린 곳은 미국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이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8월 중순 무배당마스터상해보험과 무배당부인과질환보장보험 특약, 무배당간질환보장특약 등 3개 상품의 보험료를 크게 올렸다.
이어 삼성생명이 변동이율을 적용한 무배당 삼성종신보험과 삼성연금보험을 내놓았다.
금리가 낮은 만큼 변동이율을 적용하면 보험 가입자들에게는 그만큼 불리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을 포함해 4개 보험상품의 보험료를 사실상 올렸다.
‘예정이율 인하’, 보험료 인상 의미해 대한생명도 10월4일 주력상품인 무배당 종신보험의 보험료를 올렸고, 교보생명도 10월16일 종신보험의 보험료를 올려받기 시작했다.
동양생명은 10월4일부터 건강보험, 암보험 등 거의 모든 상품의 보험료 인상작업을 완료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나머지 생보사나 손보사들도 올린 보험료를 적용한 새로운 상품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11월,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 모든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이모든닷컴 www.emoden.com 강영민 보험팀장은 '현재 각 보험사들이 상품개발을 거의 마치고 시행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사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올렸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대신 표현이 좀더 부드러운 ‘예정이율’을 내렸다고 말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키로 약속한 자산운용 수익률로, 은행의 금리와 비슷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예정이율로 보험금을 할인해 보험료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보험료는 비싸지고, 거꾸로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싸진다.
그런데 최근 초저금리 상태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은 돈 굴릴 곳이 없어졌다.
저금리 상태 이전에 고객에게 약속한 자산운용 수익률은 높은데, 금리가 떨어지면서 운용차익을 메울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결국 보험사들은 역마진에 시달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보험사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가입자들에겐 예정이율 인하가 달가운 조처는 아니다.
현재 예정이율은 무배당 상품은 6.5%, 유배당 상품은 5.5%를 평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상품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지만 예정이율을 1%만 내려도 보험가입자는 10~20% 정도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한다.
20년만기의 장기보험은 예정이율을 2% 정도 내릴 경우 보험료가 자그마치 43.5%나 오르게 된다.
(35살 남자 기준) 특히 예정이율 적용에 가장 민감한 상품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종신보험을 비롯해 연금보험과 보장성보험 따위의 장기보험들이다.
이 보험들은 보험기간이 길고 보장금액도 크기 때문에 예정이율에 따라 보험료 변동 폭이 커진다.
예컨대 36살 사무직 남성이 예정이율을 1.5%포인트 인하한 종신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는 28.8% 오르게 된다.
매달 14만6천원의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라면 18만8천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종신보험은 20년납이기 때문에 만기시에는 차액이 자그마치 1008만원으로 벌어진다.
인스밸리닷컴 고진선 상품기획 과장은 '매월 보험료를 낼 때는 작은 차이 같아 보여도 10년 뒤, 20년 뒤에는 엄청난 목돈이 된다'고 말한다.
물론 예정이율이 바뀐다고 해서 모든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보험처럼 1년짜리 상품, 또는 3년 미만의 단기상품은 예정이율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금리변동형 보험상품은 변동이율(공시이율)에 따라 보험료가 수시로 바뀌므로 예정이율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보험을 가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당연히 금리확정형 상품에 가입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예컨대 금리에 따라 바뀌는 변액 종신보험보다는 확정형 종신보험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면서 역마진을 줄이기 위해 변동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한 확정형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심지어 전문가들은 이미 예정이율을 내린 보험상품에 가입하더라도 확정형이 낫다고 말한다.
어차피 예정이율은 장기적으로 더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모든닷컴 강영민 보험팀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보험사들의 예정이율은 1.75~3% 사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는 얘기다.
보험사들이 하반기에 예정이율을 더 내리더라도 5% 수준이므로 아직까지는 확정형이 유리한 것이다.
금리확정형 상품 선택하는 게 유리 보험료 기준으로만 보면 외국계 보험사들보다 국내 보험사에 가입하는 것이 다소 싼 편이다.
유행상품인 종신보험도 외국사들이 다소 비싸다.
강영민 팀장은 '외국사들은 조직을 정비하고 키우는 곳이 많아 영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보험료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쩔 수 없이 보험료가 인상된 뒤에 가입하더라도 서너개 보험사들과 비교를 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예컨대 예정이율을 내려도 보험상품의 월납입 금액은 이전과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보험에 특약을 붙이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요양비, 방사선치료비, 휴일교통상해비 등 비교가 잘 안 되는 특약들의 보험료들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험사들의 상품을 꼼꼼히 비교해보는 것은 기본이다.
물론 예정이율은 신규가입자에게 해당하므로 이미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새로 보험을 들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재테크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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