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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C 보안도 무시하면 ‘큰코’
2. PC 보안도 무시하면 ‘큰코’
  • 유춘희 기자
  • 승인 2001.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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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 75% 이상 클라이언트에 저장… 별도 저장매체에 정기적 백업해야 한 생수 공급업체의 경리팀에 근무하는 회사원 이형렬(35)씨는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 뉴스를 접할 때마다 바짝 긴장하고 백신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다.
2년 전 악명 높은 CIH 바이러스에 감염돼 하드디스크 정보를 모두 날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중요 회계·자금 정보는 서버에 동시 저장해두었기 때문에 큰 화를 면했지만, 기초 자료들과 개인 정보는 모두 날아갔다.
하드디스크 복구 서비스 업체에 맡겼지만 되살린 것은 30%도 되지 않았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데이터의 75% 이상이 직원의 PC 안에 저장돼 있다는 통계가 있다.
중요한 사업계획서, 거래처 주소록, 영업용 프리젠테이션 자료, 아이디어 비망록, 이제까지 쌓아둔 북마크 등등. 이런 중요한 정보들이 갑작스런 재난으로 한줌 먼지로 사라져버린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있었다던 2만대 이상 PC 안에는 얼마나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었을까? 그 피해규모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기업 공용정보가 담겨 있는 서버 못지않게, 기업이 직원의 PC 정보 보호에도 관심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직원의 정보 자료가 순전히 개인용이라고만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PC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일수록 문제점을 고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사고에 대비해 데이터를 백업하는 데 공을 들인다'고 말한다.
데이터가 날아간 후 난감해하는 사람은 제 아무리 아는 체를 해도 초보사용자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 강수환 선임은 한달에 한번씩 자신의 데이터를 백업하고 있다.
'중요한 파일을 잃어버린 후 PC를 고쳐봐야 소용없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중요 파일을 보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활용하는 방법은 CD-R로 굽는 것. 미디어만 다를 뿐 3.5인치 디스켓에 저장하는 것과 같다.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작업량이 늘어날수록 디스켓이나 CD가 많이 들고 간수를 잘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집 드라이브나 슈퍼디스크, MO 디스크, USB 포트를 지원하는 외장 하드디스크도 대안이다.
백업 전용 PC 소프트웨어도 있다.
사용자가 설정해둔 폴더나 파일의 변경된 내용을 지정된 시간마다 백업함으로써, 바이러스나 해킹에 의해 파괴되거나 사용자 실수로 손상된 파일을 되살려낸다.
디스크의 폴더·파일·시스템 레지스트리까지 자동으로 백업·압축·암호화해 보관하는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이런 제품으로 시만텍의 ‘고스트’가 유명하고, 국산으로는 정소프트의 ‘데이터쉐리프’, 세넥스의 ‘백프로드림’, 소프트넷의 ‘넷FBS’, 기업 사용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브레인즈스퀘어의 ‘백업센터’ 등이 있다.
최근에 각광받는 데이터 백업방식이 인터넷 가상공간에 수시로 저장해두는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PC와 똑같은 폴더 형태로 사용이 편리하다.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지오이넷과 심마니의 팝데스크가 인기를 끌고 있고, 스토리지온넷, 디스크타워, 인터넷디스크, 엠투엠테크놀러지, 엑스박스 등이 서비스중이다.
무료 이용도 있고 보통 100MB 공간 제공에 월 2천원 수준이다.
특히 자료가 인터넷 공간에 저장되기 때문에 해외 출장을 가더라도 현지에서 접속해 업무를 보고 저장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PC를 백업하는 인터넷 서비스도 있다.
데이콤은 최근 사무실 PC에 담긴 데이터를 인터넷 공간에 저장하는 ‘웹하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PC를 10대 단위로 묶어 PC 안에 있는 데이터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예를 들어 실시간 또는 하루 단위, 주간 단위로 저장한다.
인증된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만큼 정전과 같은 장애는 물론 바이러스나 해킹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용료는 PC 10개당 월 3만원이다.
컴퓨터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박세영 편집장은 'PC 사용자는 자료 백업을 대단한 일로 생각하기보다는 일상 속에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PC에 중요한 데이터가 만들어졌을 때, 쓰고 있는 PC가 자주 문제를 일으킬 때,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을 때는 즉시 백업을 받아두는 게 좋고, 아무 일 없더라도 최소한 한달에 한번 정도 정기적으로 백업하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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