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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벤처 3인방 2001년 사업계획서
[e비즈니스] 벤처 3인방 2001년 사업계획서
  • 김상범 기자
  • 승인 2001.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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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내실 강화해 이미지 회복, 다음-전자상거래·솔루션 판매로 수익모델 다각화, 새롬-차세대 통신회사로 변신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벤처 3인방의 새해 출발이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경험한 이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새로운 비즈니스 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한쪽에선 지난해 실적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이들의 손길이 바쁘다.


지난해는 이들에게 아쉬움이 많은 한해였다.
상반기만 해도 새천년 한국을 짊어질 디지털 경제의 리더로 추앙받았지만 닷컴 열기가 식으면서 거품의 주역으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컴은 거듭된 프로젝트 무산과 연기로 이미지를 훼손당했고, 다음은 인터넷 거품의 상징으로 치부돼 차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새롬 역시 인터넷 광고 수익이 기대를 배신하는 바람에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제 이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컴은 의욕만 앞세운 신규사업은 자제하고 기존 사업을 내실 있게 다져 알짜기업으로 떠오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음은 마침내 적극적 수익창출의 때가 왔다며 전자상거래·솔루션 영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롬은 아예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180도 바꿔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한글과컴퓨터 신규 프로젝트 자제하고 명예 ‘업그레이드’ 2000년 예상매출 : 375억원, 수익 : 미집계 2001년 목표 : 전년 대비 10% 상승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겠지요.” 10년을 국민기업으로 성장해온 한컴에게 지난해처럼 힘들고 어려웠던 때는 없었을 것이다.
차세대 워드프로세서 ‘워디안’은 거듭된 출시 지연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고, 또하나의 대형 프로젝트 ‘예카’도 지지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하늘사랑과 합병발표도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눈물을 머금고 거둬들여야 했다.
한컴은 올해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가급적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기존 사업들을 추스리고 끌어가면서 국내 소프트웨어·인터넷 기업 가운데 최고의 알짜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전력할 작정이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한컴의 지난해 매출은 37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99년 매출액 342억원에 비하면 10% 조금 못미치는 성장을 한 셈이다.
올해도 전년 대비 10% 증가선에서 매출목표를 잡을 예정이다.
의욕을 앞세웠다 낭패를 본 지난해 경험이 거울이 됐다.
사업계획서 작성도 여느 해와 다르게 신중하다.
외부 컨설팅을 받아가며 조심스럽게 검토하느라 오는 1월25일께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컴 사업은 올해에도 워드프로세서인 ‘워디안’, 인터넷 기반의 개인 ASP 서비스인 ‘넷피스’가 두축을 이룬다.
워디안을 앞세워 기업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넷피스 유료화를 다양하게 실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워디안은 한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신 워드프로세서다.
지난해 10월9일 우여곡절 끝에 출시한 뒤로 한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연말까지 3개월 동안 150억원(잠정집계)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한컴은 올해 워디안의 기업시장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워디안과 함께 PDF 솔루션인 ‘EZ-PDF’도 한컴이 올해 기대하는 제품이다.
기업시장을 집중 공략해 이 제품만으로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한컴의 고민은 워디안보다는 넷피스에 쏠려 있다.
넷피스 회원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50만명. 적지 않은 숫자지만 이 가운데 유료회원은 1만명에도 못미친다.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 넷피스의 이윤 확대를 위해 다양한 유료화 실험을 추진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 잉글리시’이다.
온라인 영어교육 서비스인 글로벌 잉글리시는 넷피스의 부가 서비스 형태로 제공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이 서비스는 12월까지 두달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업용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한컴 쪽은 “올해 이 서비스로 25억원을 벌어들일 계획”이라고 말한다.
한컴은 이와 함께 넷피스의 B2B 시장 진출도 조심스럽게 타진한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해 올해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한다.
넷피스 솔루션으로 유럽 시장도 두드릴 계획이다.
올해 한컴에서 날아올 첫 뉴스는 외자유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존홈스펀드와 구체적 협상이 오가고 있다.
유치 규모는 2500만~30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의 변동도 예상된다.
이번 외자유치는 오는 3월 만기도래하는 500억원의 전환사채 상환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한컴은 “외자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현금보유액이 400억원 정도 되기 때문에 3월 부채상환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90만주의 스톡옵션(행사가 500원)을 갖고 있는 전하진 사장의 옵션 행사시기가 올 8월로 다가왔다.
한컴의 내실경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올해는 수익창출의 해 2000년 예상매출 : 280억원(전년 77억원, 3.5배), 경상순이익 50억원, 영업손실 50억원 2001년 매출목표 : 1000억원 “그거 잊을 만하면 나오는 얘기 아닌가요.” 지난 연말부터 불거져나온 ‘다음 유동성 위기설’에 다음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늘 그랬듯이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는 것이다.
“현재 현금보유액이 190억원 가량 된다.
아무 일 안해도 최소한 1년은 버틸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갚아야 할 부채도 없다.
” 다음은 오히려 보란 듯이 올해 사업계획서를 들이댄다.
‘매출목표 1천억원, 4분기 손익분기점 돌파’. 지난 1월10일 이재웅 사장이 공식 발표한 야심찬 계획이다.
매출목표가 지난해 매출(잠정집계) 280억원의 3.5배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전년(99년 매출 77억원)에 비해 3.5배 성장했으니 그만큼은 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은 “2000년은 포털이 미디어라는 것을 알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 해였다면 올해는 그동안 닦아놓은 것을 플랫폼으로 각종 수익사업을 창출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자상거래와 솔루션 판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는 2100만 회원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중심이 된다.
이미 이비즈니스팀과 이마케팅팀을 신설했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온 서비스나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설명이다.
다음이 올해 주력할 또다른 사업은 솔루션 판매다.
솔루션 판매는 새로 출범한 자회사 다음솔루션에 맡겼다.
다음솔루션은 현재 진출해 있는 일본, 인도네시아, 스페인 이외에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음솔루션은 안철수연구소 부사장을 지낸 이경봉씨를 영입해 영업력을 강화했다.
다음 매출의 80%는 광고에서 나온다.
다음은 이러한 매출구조를 광고 40%, 호스팅 서비스 10%, e비즈니스(전자상거래) 50%로 바꿀 예정이다.
다음은 그러면서도 “광고 비중을 축소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는 말아달라”고 주문한다.
e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광고와 연계된 수익사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 광고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올해도 광고 매출은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다음은 온라인 광고의 한계론을 일축한다.
실제 다음은 지난해 4분기 실적만으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모두가 어렵다는 상황에서도 전분기보다 매출이 30% 늘었고, 여기서도 광고 매출이 한몫했다고 한다.
새롬기술 닷컴은 이제 그만! 2000년 예상매출액 : 137억원, 영업손실 225억원, 경상손실 34억원 2001년 매출목표 : 미정 무료 인터넷폰 서비스와 광고수익. 다이얼패드의 이 수익모델은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새롬기술의 자존심을 구겼다.
뭔가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롬기술이 올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새출발한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무료 인터넷폰 서비스를 통한 광고수익 모델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변신을 선언했다.
새롬기술이 새롭게 그린 그림은 차세대 통신 서비스 회사. 여기에는 통신장비 및 솔루션 판매도 포함돼 있다.
물론 공중전화망을 이용한 통신회사가 아니라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통신 서비스 회사다.
무료 인터넷폰 사업자라는 정체성은 옛 이야기가 된 것이다.
닷컴 대표주자에서 통신 서비스 업체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기본부터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당연히 매출구조도 통신 서비스와 관련한 솔루션 판매가 주를 이루는 형태로 가져간다.
새롬기술 말대로 매출구조가 180도 바뀐 것이다.
통신 서비스나 솔루션 판매나 개인보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새롬기술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별정통신사업자인 한솔월드폰과 아이틱스 등을 인수했다.
새롬기술연구소에서 MPEG4 화상 솔루션, 무선인터넷용 VOD 솔루션 등이 속속 개발돼 나오면서 솔루션 사업의 기반도 하나둘 갖췄다.
오상수 사장은 “올해는 제2의 창업, 환골탈태의 해로 세계 시장을 무대로 가자”는 비전을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새롬기술의 지난해 매출은 137억원(예상). 영업이익은커녕 경상이익도 내지 못하는 빈약한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모뎀을 포함한 하드웨어 판매가 절반을 차지했고, 기대했던 온라인광고 수익은 10%(예상)에도 못미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광고매츨이 7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새롭게 변신한 올해의 매출목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최소한 500억원은 넘게 잡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영업이익은 어렵더라도 경상이익은 내겠다고 다짐한다.
새롬기술은 강점을 갖고 있는 VoIP 기술을 살려 차세대 통신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럼 다이얼패드 사업은 어떻게 되나. 당분간 무료로 계속 서비스하면서 점차 유료 서비스로 옮아갈 계획이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유료화 관건은 빌링 시스템이며 현재 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음, 네이버에 이어 네띠앙과 인수합병도 물 건너갔지만 새롬기술의 인수합병 전략은 올해에도 계속 추진할 전망이다.
물론 인수합병 대상도 새로운 변신에 맞는 기업으로 완전히 선회했다.
더 이상 닷컴을 주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통신 서비스 및 솔루션 업체가 인수 대상이라는 것이다.
새롬기술의 자랑은 역시 든든한 현금이다.
현금보유액이 아직도 27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는 스타트업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다이얼패드는 종합통신 서비스로 가는 첫단계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워낙 주목을 받으면서 새롬기술이 마치 닷컴처럼 비쳐 아쉽다.
” 오상수 사장은 지금의 변신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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