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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디지털 방송
[테크놀로지] 디지털 방송
  • 장미경/ <과학동아>
  • 승인 2001.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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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 디지털 신호로 쏜다 영상과 음성정보 압축·전송 효율화… 고화질·다채널 ‘꿈의 방송’ 실현 얼마 전 TV를 통해 접한 CF 카피 한 구절이 떠오른다.
존 에프 케네디, 그리피스 조이너, 마릴린 먼로 등 유명인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내용이었다.
그것은 바로 '아깝다, 청춘! 140개 채널도 못보고…'라는 메시지였다.
지상파 방송이라고는 고작 7~8개 채널에만 익숙한 우리들에게 100개가 넘는 채널을 자랑하는 CF라니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선명한 화질과 빵빵한 음향을 자랑하는 디지털 방송이다.
2001년 11월에 디지털 본 방송이 시작된다.
그토록 선전하던 디지털 방송이 이제 우리 눈앞에 현실화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꿈의 방송 또는 방송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디지털 방송은 과연 기존 방송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디지털 방송이 어마어마한 수의 채널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기존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의 차이는 비디오카세트리코더(VCR)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에 빗댈 수 있다.
영상과 음성 정보는 비디오 테이프나 디스크에 전기신호 파장으로 기록되는데, 아날로그 신호는 파장의 형태가 그대로 기록된다.
반면 디지털 신호는 파장 형태를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나눠 샘플링하고, 각 샘플의 값을 일정 길이의 비트로 나타낸다.
즉 0과 1이라는 단순한 신호로 바꿔 기록하는 것이다.
이런 기록 방식 때문에 아날로그 신호는 곡선 형태로, 디지털 신호는 계단 형태로 표현된다.
따라서 아날로그 신호로 처리된 VCR에 비해 디지털 신호로 처리된 DVD는 순수한 0과 1의 신호밖에 없기 때문에 잡음을 쉽게 인식하고 걸러낼 수 있다.
결국 디지털 방송에서는 아날로그 방송의 고질병이었던 고스트 현상, 즉 화상이 2중 3중으로 겹쳐 보이는 짜증스러운 경험을 피할 수 있다.
디지털 신호이기 때문에 영상과 음성 정보의 효율적인 압축이 가능하다.
압축은 마치 최상의 엑기스를 뽑아내듯 데이터의 중복을 없애고 꼭 필요한 성분만을 추출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초당 30프레임이 나타나는 TV 영상에서 서로 이웃하는 화면의 프레임은 매우 비슷할 것이다.
정지한 경우라면 완벽하게 같고, 움직임이 발생한다면 특정 부분이 달라질 뿐 배경은 같다.
이때 화면과 화면 사이에서는 시간의 중복이 일어난다.
또한 인체가 세포로 이뤄져 있는 것처럼 화면도 최소 단위인 화소로 이뤄져 있는데, 한 화면 내에서도 이웃하는 화소 값이 비슷하다.
비슷한 화소 값이 많을수록 공간의 중복이 커지게 된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중복을 없애줌으로써 효율적인 데이터 압축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을 맛볼 수 있는 디지털TV는 화질의 영상과 규격에 따라 크게 HDTV(High Definition TV)와 SDTV(Standard Definition TV)로 나눈다.
HDTV는 화소 값이 약 200만(1920×1080), SDTV는 약 35만(720×480) 수준이고, 현재 방송되는 지상파 아날로그 TV는 약 31만(640×480) 정도다.
가령 HDTV에서는 200만의 화소 값을 초당 30프레임씩 전송하기 때문에 초당 수 기가바이트의 데이터 양이 필요하다.
데이터 중복을 없애는 동시에 원래의 영상과 거의 차이가 없도록 하는 고도의 압축 기술을 적용하면 수많은 데이터를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압축 기술 덕분에 시청자는 HDTV급 고화질 화면을 감상할 수 있거나, 기존에 한 채널을 방송했던 주파수 대역에서 여러 개의 채널이 동시에 구현되는 다채널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하는 것이 이제까지 TV가 몰고온 가장 큰 혁명이었다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또한번의 혁명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 신개념 방송이 고화질, 다채널을 뽐내며 다가오고 있다.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던 이야기는 이제 쑥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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