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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점포탐방] 서울 삼선동 새마을금고
[금융점포탐방] 서울 삼선동 새마을금고
  • 장근영 기자
  • 승인 2001.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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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원 이하 서민 대출 편리 지역 밀착 경영으로 주민사정에 밝아… 출자금 통장 가입하면 배당금·세금우대 혜택 금융점포는 큰길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택가 근처에 작지만 알토란 같은 영업을 하는 곳이 있다.
이런 것들 가운데 우리 눈에 가장 쉽게 띄는 곳이 새마을금고다.
새마을금고는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영향력이 훨씬 큰 지역금융사다.
우선 이들은 지역밀착 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많은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은 다른 금융사들도 요즘 가족같이 편안한 서비스를 강조하지만 새마을금고를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서울 삼선동 새마을금고 문정순 팀장은 '은행은 대출을 연체하면 법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우리는 직원들이 직접 만나 사정을 듣습니다.
' 문 팀장은 가족같은 분위기는 겉으로만 내세우는 서비스로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주민들의 집안 사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해야 살가운 고객관리가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다.
사실 서민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상호신용금고도 새마을금고와는 다르다.
고객층이 특화된 경우가 많고, 부유한 고객층만 집중공략하는 곳도 있다.
문 팀장은 '상호신용금고가 서민을 위한 금고라고 하지만, 돈있는 사람들이 사업할 때 급하게 대출해주는 영업관행을 유지하는 곳이 많아 진정한 서민금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예대마진 낮은 박리다매형 각 지역에 있는 새마을금고는 독립법인이다.
따라서 마을마다 상품 금리가 다르고, 금고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삼선동 새마을금고는 본점과 분점을 합쳐 2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본점이 있고, 따로 부근에 분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자산규모가 720억원에 이르고, 새마을금고 공제에 해당하는 특별회계가 570억원에 달한다.
큰 고객, 작은 고객 구분없이 고객들로부터 모은 돈이 이 정도이니 새마을금고 가운데서는 초대형 점포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덩치가 커지다 보니 자연 거액 대출도 취급하고 있다.
자산 운용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2%(446억원)에 이른다.
박경희 부장은 '요즘 대출 수요처를 찾기도 힘든데, 대출을 60% 넘게 운용한다는 것은 매우 건실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신도 한사람에게 최고 17억원까지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삼선동 금고는 예대마진을 낮게 잡는 대신 많은 고객들을 상대한다.
1년짜리 정기예탁금(정기예금)의 월지급 연이율이 5.5%인데 담보대출 금리는 6.5%다.
문정순 팀장은 '예대마진 폭이 1%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자산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박리다매로 영업을 하는 것이다.
금고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자금 통장에 가입하는 게 좋다.
출자금 통장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회원자격이 주어진다.
출자금은 주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마을금고에 투자를 하는 셈이다.
곧 출자금의 일정 부분은 배당금으로 돌려주고 나머지는 적립된다.
삼선동 금고는 1998년도에 예금액의 13%에 이르는 고배당을 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7%대의 배당을 예상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예금액의 45%는 적립금으로 쌓인다.
5천원 이상만 예금하면 되는데, 출자금 1천만원까지 배당금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출자금에 든 뒤 다른 예금에 가입하면 2천만원까지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은행의 세금우대 상품이 세금우대로 10.5%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새마을금고는 농특세 1.5%만 물면 된다.
따라서 모두 3천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 셈이다.
회원이 아니라고 해서 대출이 안 된다든지 하는 차별은 없지만 회원으로 가입하면 유리한 점이 있는 셈이다.
장학사업도 꾸준히 벌여 현재 수신상품 가입자에게는 주로 5~6%대의 금리를 주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탁금이 5.5%(월이자 지급식)와 5.64%(일시지급식)이고, 3년 만기 정기적금은 6.5%의 이자를 주고 있다.
대출은 99% 이상이 가계대출이다.
담보대출 이자가 연 6.5%, 신용대출이 9.75%다.
신용대출은 한도가 4천만원까지이지만 보통 2천만원까지 취급한다고 한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2명의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데, 삼선동 금고에서는 대출 신청자의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재의 재무상태뿐만 아니라 미래의 재무상태도 고려하기 때문에 대출업무를 그만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보증인 선정도 까다롭지 않아서 아버지가 집이 있거나 아들이 직장이 있으면 대출이 나간다.
물론 그렇다고 함부로 빌려주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대손처리한 금액이 단 1천원도 없다는 자부심은 사실 오랫동안 마을 주민들을 거래해오면서 주민들의 사정을 낱낱이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경희 부장은 '1인당 4천만원까지 대출해주면 보증인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2천만원까지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또 보험 성격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공제 상품은 연합회 상품으로 일선 새마을금고에서는 관리만 한다.
여하튼 공제 상품에 가입해 조금씩만 불입하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박 부장은 '20년 기준으로 ‘우리가족상해보장공제’에 가입해 매달 9460원씩만 내면 일반사고로 사망할 경우 2천만원, 교통사고 사망은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삼선동 금고에서는 장학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80년대 초에 대통령 하사금으로 300만원의 목돈을 만들고, 공직자나 일반인들이 조금씩 여투어 지금은 1억35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 돈의 이자로 해마다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신종현 이사장은 '이 장학금으로 도움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이제 박사 출신도 나오고 고시에 합격하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나 마음이 흐뭇하다고 한다.
새마을금고는 개발연대에 등장해 그동안 국민경제의 성장과 맥을 같이해왔다.
이제 거래하기도 많이 편해졌다.
주택은행, 기업은행과 연계계좌를 만들어 마을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도 거래를 할 수 있고, 최근엔 카드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등장과 함께 출범했던 마을금고가 지금은 거대한 금융연합체를 형성했다.
당시에는 정권의 통치수단이라는 오명과 잘살기 운동의 한 프로젝트였다는 찬사 속에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지만, 이제 1700여개의 금고와 1200여만명의 회원을 가진 거대한 공룡이 됐다.
이들 가운데 하나인 삼선동 새마을금고는 지금 주민 속으로, 주민 속으로 더욱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인터뷰| 신종현/ 삼선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지역에 꼭 필요한 금융사 될 것

서울 삼선동 새마을금고 신종현(61) 이사장은 1979년부터 지금까지 22년째 금고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 만큼 금고를 진정한 ‘국민의 은행’으로 만드는 데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신 이사장은 금고의 역할은 시중은행을 흉내내는 데 있지 않다고 여긴다.
시중은행과 경쟁해서 따라잡는 것은 금고가 할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선동 새마을금고의 역할은 뭐라고 보나? =그릇은 큰 그릇도 있고, 작은 그릇도 있다.
은행이 큰 그릇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면, 새마을금고는 작은 그릇으로서 분명한 역할이 있다.
지금까지 주민을 위한 역할에 충실해왔지만, 앞으로는 정말 가족처럼 이 지역에 꼭 필요한 금융사로 거듭날 것이다.
-고객들과 가족 같은 관계를 강조하는데, 이 지역에서 거래하는 주민들은 얼마나 되나? =이 지역에는 1만6200명의 주민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새마을금고와 거래한다.
계좌 수가 1만8200개에 이른다.
물론 이들 가운데 여러 개의 계좌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보통 금융사들이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직도 고객과 신뢰를 더 쌓는 게 중요하다.
-삼선동 새마을금고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장점은 뭔가? =말 그대로 새마을금고는 주로 서민들을 많이 상대한다.
뭐 그렇게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소자본으로 인근에 구멍가게를 내거나 가게를 확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은행에서는 이런 일에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새마을금고는 마을 사람들의 속사정에까지 훤한 경우가 많아 주민들이 대출 받기가 훨씬 용이하다.
-애환도 많고, 보람도 많았을 것 같다.
=IMF 사태 이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돈을 빌려준 게 인상에 많이 남는다.
신용대부는 그 자리에서, 담보대부는 3일 이내로 빨리 처리해줬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돈을 빌려준 건 아니었다.
단적인 예로 지금까지 돈 빌려주고 대손처리한 게 한건도 없다.
또 형편이 어렵지만 재능있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장학사업에서도 큰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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