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4 (금)
[펀드인사이드] 팀 어프로치 vs 스타 어프로치
[펀드인사이드] 팀 어프로치 vs 스타 어프로치
  • 최상길(제로인 펀드닥터 이사
  • 승인 2001.01.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투신업계에 팀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팀 어프로치(Team Approach)라고 하는 팀 운용 방식은 말 그대로 개인이 아닌 단체의 의사에 따라 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와 상대되는 개념을 스타 어프로치(Star Approach)라고 한다.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운용방식이다.


지금까지 펀드매니저 개인에게 운용전권을 맡겨온 투신업계가 팀 운용 방식을 서둘러 도입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매니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잘한다고 맡겨놨더니 시장평균 수익률조차 따라잡지 못할 뿐 아니라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심해 영업상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만일 고객들이 동일 운용사의 펀드간 수익률 격차를 꼬집어 항변하면 영업직원들로서는 대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경영자 입장에서는 스타매니저를 키워놨더니 연봉을 더 준다는 다른 투신사로 훌쩍 떠나버리는 사례가 많아 펀드운용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팀 운용방식이라 하면 대체로 투자전략위원회를 설치해 주식투자비율, 투자가능종목(모델 포트폴리오) 등을 결정하고, 매니저는 일정 범위에서 운용자율권을 갖는 형태를 띠게 된다.
팀 운용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면 운용사별로 뚜렷한 색채를 가질 수 있고, 운용스타일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들이 이런 장점만 고려한다면 팀 어프로치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반면에 전체 의사결정이 잘못되면 전 펀드의 성과가 엉망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시장상황이 급격히 변하는 시점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
특히 유교적 색채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팀 운용은 자칫 운용을 잘 모르는 최고경영자 내지 실력자의 독단으로 스타 어프로치 이상의 폐단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팀 운용방식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과 정교한 운용지원 및 평가시스템이 뒤따라줘야 한다.
한마디로 인력이나 자본이 적은 소형 투신사는 따라하기 힘든 방식이다.
세상 어떤 일이건 장점과 단점이 상존한다.
두 운용방식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스타 어프로치도 평가시스템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팀 어프로치의 장점을 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투신사들은 무작정 팀 어프로치 방식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처한 환경, 즉 인적·물적 자원이 어떤가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투자자들도 팀 어프로치라는 그럴듯한 포장을 무턱대고 믿다가는 후회할 일이 생길 수 있다.
팀 운용 방식의 구체적인 체계가 어떤지, 이의 실행을 담보할 운용지원 및 평가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신사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