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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점포탐방] 서울은행 개포동지점
[금융점포탐방] 서울은행 개포동지점
  • 장근영 기자
  • 승인 2001.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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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권유 수수료 2% ‘짭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레이디 점포… 세심한 서비스 무기로 고객 유치에 나서 서울은행 개포동지점 분위기는 화사하다.
근엄한 대부계 남자 행원도, 깐깐해 보이는 서무계 남자 과장도 없다.
말 그대로 말단 행원에서 지점장까지 남자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다른 레이디 점포엔 책임자급 남자가 한명씩 끼어 있는 게 보통이지만 여기에서는 여자들이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수북히 싸인 전표를 드릴로 뚫어 보관하는 일, 현금 입출금기에 돈이 걸렸을 때 빼내는 일, 고함 지르는 손님을 달래는 일, 하다못해 화장실 문짝을 고치는 일 등 ‘무력’이 필요한 일은 누가 처리할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하는 법이다.
모든 일은 10명의 여성 은행원들이 다 알아서 한다.
그러다보니 일에 관해서는 남자들 못지않다.
'우리 지점을 거치면 업무에는 능통하게 돼요. 일단 남자 직원들한테 의존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유숭자(43) 지점장의 말이다.
이렇게 여자들이 모든 일을 처리하다 보니 늘상 은행내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유숭자 지점장은 일로 승부하고 싶어한다.
아파트 단지내 고객과 좋은 언니, 동생 관계를 만들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그의 포부다.
아파트 단지에 입지…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 많아 유숭자 지점장은 25년간 서울은행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지겹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은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남편 역시 같은 은행에서 만난 ‘대체방’ 이다.
현금이 실제로 오가지 않고 한 통장에서 다른 통장으로 입금하게 되면 ‘대체’라고 새겨진 도장을 찍는데, 여기서 온 말이 대체방이다.
행내 커플인 셈이다.
유 지점장은 점포 내에서 최고 책임자인만큼 부드러움 못지않게 강인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님 섭외나 조직관리 등을 위해서 지점장은 외향적이고 털털한 성격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섬세하게 일을 추진하지만, 때로는 걸쭉하게 고객의 말상대 역할을 하는 데 충실하다고 자부한다.
그는 농담으로 '태음인이어서 체질도 술자리에 알맞다'고 자랑한다.
개포동지점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고, 고객들은 주로 중산층이다.
특히 남편이 전문직 종사자인 경우가 많다.
낮시간에 부인들이 은행 일을 보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그냥 과거처럼 수신업무만 취급하다가는 은행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요즘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이 지역은 여윳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게 필수다.
유 지점장은 가락동지점장으로 근무하기 이전인 5년 전에도 이 지점에서 일했다.
그래서 고객들 가운데 남편이 뭐하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도 많고 그들의 관심사에도 밝다.
특히 여기서 사는 사람은 이사를 가는 경우도 별로 없어 고객과 친밀도가 높다.
그래서 창구응대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실적도 많이 끌어올렸다.
그가 지난해 9월 이곳에 부임했을 때 대출계수가 30억이었는데, 지금은 13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1년 내내 기록한 이익금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이익금이 더 많을 정도로 대단한 영업수완을 발휘한 것이다.
금액은 비밀이지만 30% 이상 이익을 더 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영업신장은 사실 부드럽고 친절한 서비스만으로는 힘들다.
발로 뛰고 고객과 더 많은 얘기를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는 대출을 안 쓸 고객인지 알아도 일부러 대출을 권하거나 재산세를 납부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는 손님 스스로 자신의 신용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아울러 대출권유 수수료가 2%이기 때문에 고객이 알음알음으로 다른 고객을 끌어오는 경우가 많다.
3년, 3천만원 이상 여신에 대해서는 담보설정비 면제나 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을 준다.
이 지점의 고객들 가운데는 특히 부동산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동산을 담보로 또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이 많다는 얘기다.
예컨대 개포동지점에서 돈을 빌려 잠실 등의 재개발단지 등에 투자하는 일이 잦다.
필요자금이 1억~2억원 정도라고 가정해보자. 강영호 과장은 '아파트를 담보로 6.5%의 이자를 물고 돈을 빌리면(상환만기 3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부동산 가격이 뛰어 한 3천만원 정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물론 1년 안에 대출금을 상환할 때는 상환액의 1%, 1년을 초과할 때는 0.5%의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
여하튼 이 3천만원이 전부 이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제하고도 15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중산층에게는 아무래도 부동산이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강 과장은 특히 소유권을 이전할 때 부동산 매수자, 매도자, 중개업자 그리고 자신까지 포함해서 직접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동산 감정, 세입자 조사 등도 몸으로 뛰면서 일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또다른 고객들에게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신노후연금신탁 관심가져볼 만 하지만 이 동네 중산층은 아주 작은 일에도 지나치리 만큼 알뜰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200만~300만원 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는 일도 있다.
정부보조 등이 있으니 본인은 5.5%의 이자만 물면 되기 때문에 싼 맛에 하는 것이다.
대출대상이 미성년자니까 부모의 보증 등이 필요하지만 주민들 가운데 그처럼 지독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다.
금리가 떨어져 수신상품 가운데 딱히 매력적인 상품은 없지만 이 지점에서는 ‘신노후연금신탁’에 고객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내놓는다.
특히 이 상품엔 자유적립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한 지 1년이 지나면 중도수수료를 안 물어도 되기 때문에 유리하다.
은행의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40살 이상 될 때까지 가입해야 하지만 실제로 1년 이상 경과하면 만기이자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만기는 얼마든지 연기할 수 있는데다 40살까지 가입하는 형식으로 이 상품에 들면 저금리 시대답지 않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강 과장은 '지난달에는 10%가 훨씬 넘는 신탁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에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권한다.
앞으로 채권값의 상승세가 꺾여도 은행의 다른 수신상품보다는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예금자보호법상 원금보장이 된다는 점도 고객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올해 10월에 서울은행에서 선보인 ADD4 비씨카드도 기존카드보다 장점이 있다고 내세운다.
연회비 면제에다 물품 구입시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조금이라도 더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은행 대치동지점은 누구보다 자신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을 상대한다.
물론 여기에는 결코 업무에서는 다른 지점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고객도 이제 남자행원, 여자행원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전문 금융인쪽을 더 신뢰한다.
인터뷰| 유숭자/ 서울은행 개포동지점장
문턱 낮추고 열심히 뛰어야죠

서울은행 대치동지점은 여자 은행원들이 주목하는 점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성이 모든 업무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 레이디 점포도 벌써 다섯번째 여성 지점장을 맞았다.
은행에서 이런 특성화 점포를 만든 지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는 게 유숭자(43) 지점장의 얘기다.
유 지점장은 또 고객들로부터 ‘장군의 큰 딸’로 불릴 정도로 화끈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모든 일을 여성 인력으로만 처리하는 데 따른 어려움은 없나? =처음엔 다소 힘든 게 사실이지만 차츰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다.
특히 업무를 더 잘 익힐 수 있고 자신감까지 쌓을 수 있다.
그동안 은행의 대부계나 서무계쪽은 남자들의 전용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 그런 경계는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그래도 거친 남자손님을 상대할 때 힘든 점이 많을 듯하다.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장점이 많다.
부드럽게 녹여버리기 때문이다.
(웃음) 사실 진짜 제멋대로인 손님에게는 부드럽게만 대해서는 일만 더 꼬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손님을 위해서라도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사실 손도 크고 몸무게도 만만치 않다.
다소 농이 섞였는데, 가락동에서 한번 지점장 경험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대출 섭외에 어려움은 없는가? =고객이 고객을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지점에서는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방문 손님들에게 손수 차를 대접하는 경우가 많다.
문턱이 낮은데다가 열심히 뛰는 게 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아파트 단지라는 지역특성 때문에 주부고객이 많을 것 같다.
=단지내 주부들이 많이 찾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우리는 손님의 남편이 뭐하는 사람인지 알고, 그들은 이 지점을 내 집처럼 드나든다.
여성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여성을 위한 레이디카드, 편한 대출 등으로 고객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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