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19 (목)
[포커스] MS의 '뜨거운 감자' 윈도우미
[포커스] MS의 '뜨거운 감자' 윈도우미
  • 유춘희
  • 승인 2000.08.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리 편의성과 디지털미디어 기능 추가…“밀레니엄 OS감은 못된다” 깎아내리기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주 가정용 운영체제(OS) 윈도우Me(Millennium Edition·윈도우미)를 미리 선보였다.
윈도우미는 애초 윈도우NT 개인용 버전으로 기획됐으나, 윈도우98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선물이 됐다.
빌 게이츠는 이제까지 “윈도우98이 윈도우95 코드를 써서 개발하는 마지막 OS가 될 것이며, 앞으로는 모두 NT에 기반할 것”이라고 누차 말해왔다.
그러나 ‘가정용’이라는 꼬리표를 달면서 윈도우98의 수명을 늘렸다.
복잡한 MS의 OS 로드맵에 10월 중순에는 휘슬러(Whistler)라는 제품이 붙는다.
내년 가을쯤 판매될 것으로 보이는 휘슬러는 윈도우2000의 원천기술인 NT에 기반해 개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휘슬러는 나중에 닷넷(.NET) 개념에 통합된다.
닷넷 전략은 MS가 “사활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로, 자사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통합하겠다는 개념이다.
윈도우9x 마지막 버전, 과연 구미 당길까 윈도우미가 기존 OS에 비해 다른 점은 무엇일까. 아이콘, 시작 메뉴, 제어판 등을 보면 변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윈도우98과 흡사하다.
새로운 기능이라고 내세운 것도 윈도우2000에서 빌려온 것이 대부분이다.
‘밀레니엄 판’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지만 새천년에 걸맞은 OS라기보다는 윈도우98의 업데이트에 불과하다.
MS 관계자들도 윈도우미를 ‘마이너 업그레이드’로 규정할 정도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하지만 뒤쪽을 살짝 들춰보면, 윈도우 사용자들이 윈도우미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겠다 싶은 몇가지 특징과 향상된 기능이 있다.
크게 PC 헬스(쉬운 관리), 디지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홈 네트워킹, 인터넷 연결 네가지다.
(박스 참조) 윈도우미의 성공 관건은 기존 OS 사용자의 업그레이드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선 윈도우98과 무엇이 다른지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MS 관계자들도 “윈도우9x의 마지막 버전이라는 점이 걸린다”고 토로하고 있다.
‘마지막’에 유혹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1년 뒤면 휘슬러가 나오는데 윈도우98을 굳이 업데이트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장남감 OS’ 사용자 손에 달렸다 굳이 가정용과 사무용으로 제품을 나눌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한국생산성본부 정보기술팀의 강수환 팀장은 “윈도우미는 사용자를 교묘하게 구분한 전략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깎아내린다.
MS가 원하는 대로 사무환경에서 윈도우2000프로페셔널을 쓰는 사용자는 얼마 없고, 대부분 윈도우98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무실과 가정의 OS가 다르면 두 공간을 오가며 작업하는 사람에게는 불편만 초래할 뿐이다.
천리안 아트동호회 회원이자 MCSE인 김규엽씨는 윈도우미를 ‘장난감 OS’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초보자의 재미를 돋울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윈도우미에 덧붙은 인터넷 익스플로러5.5나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7은 기존 윈도우98에 붙이면 되고, 획기적인 기능이라고 주장하는 ‘PC 헬스’도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이 코딩할 때 기능을 첨가해야 하기 때문에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MS에게 윈도우미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연방법원이 회사를 쪼개라고 판정한 뒤 내놓은 첫 제품이자, 가정이라는 시장을 타깃으로 내놓은 첫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닷넷 전략을 실현할 구름판이 된다.
이 제품이 성공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수용 여부에 달렸다.
제품의 성능이 공개된 지금, MS는 사용자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윈도우Me가 윈도우98보다 좋은 네가지 이유
PC 헬스: 소프트웨어 운영을 가장 적절하게 했던 시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시스템 복귀’, 중대한 파일의 덮어쓰기를 방지하는 ‘시스템 파일 보호’, 중요한 자료를 자동으로 내려받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추가됐다.
부팅 속도도 빨라졌다.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카메라나 스캐너 등에서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윈도우 이미지 어퀴지션’, 홈비디오를 편집, 저장, 공유할 수 있는 ‘윈도우 무비 메이커’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7’이 포함되고, 게임하면서 인터넷으로 채팅할 수도 있다.
홈 네트워킹: 향상된 인터넷 연결 공유 기술과 간편화된 USB 네트워킹, 플러그앤플레이 기술의 최초 실행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홈 네트워킹 마법사’로 가정의 모든 걸 연결한다.
온라인 체험 : 인터넷 브라우징, 온라인 구매, 이메일 발신과 수신, 온라인게임, 웹 출판, 채팅과 모임과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기능을 강화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5.5 버전이 들어 있다.
“이런 기능의 OS는 이제까지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로덕트 매니저 이성훈 윈도우미가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마케팅을 안해도 잘 팔릴 것이다. OEM은 거의 100% 채용할 거고, 개인 업그레이드용 가격도 파격적이다. 전국 게임방 PC 50만대 가운데 3분의 1 정도를 업그레이드 수요로 본다. 얼마나 팔릴 것으로 예상하나. 신규 OEM에서 올해 100만카피 정도 예상한다. 소매용 패키지는 업그레이드 팩이 인기를 끌 것이고 신규 구매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새로운 OS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들 하는데. 윈도우98의 세번째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제품이 출시된 연도에 따라 윈도우95, 윈도우98 그리고 윈도우 밀레니엄이라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패치나 서비스팩으로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단순히 새 기능을 넣은 게 아니라 OS 개념이 달라졌다. ‘PC 헬스’ 부분을 보라. 이제까지 그런 관리 기능을 제공한 OS가 있었나. 휘슬러가 나오면 윈도우미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 그러나 코드 체계가 달라서 사소한 문제는 생길 수 있다. 업무용 사용자는 윈도우2000으로 먼저 옮겨가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