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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해부] (주) 인츠닷컴 이진성대표이사
[CEO해부] (주) 인츠닷컴 이진성대표이사
  • 김상범
  • 승인 2000.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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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중의 보물! 엔터테인먼트
* 이진성 1967년 출생 성균관대학교 금속공학과 졸업 90년 12월~94년 10월 LG산전 기획/생산관리 대리 94년 10월~95년 11월 한국능률협회 인증원 고객지원팀장 95년 11월~98년 10월 한국능률협회 컨설팅 비상근전문위원 96년 12월~98년 10월 (주)제이앤제이엔터프라이즈 경영/관리 전무이사 98년 10월~99년 11월 (주)제이엔제이미디어 대표이사 99년 11월~현재 (주)인츠닷컴 대표이사
이경전 : 인츠닷컴의 비전은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는 겁니까. 이진성 : 타이틀을 두개 걸어놨죠. 하나는 디지테인먼트라고 해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이고, 또 하나가 네트워크 커머스입니다.
웹 기반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현존하는 모든 네트워크를 이용해보자는 거죠. 디지테인먼트와 네트워크 커머스, 그렇게 양축으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경전 : 디지테인먼트에서 핵심 서비스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진성 :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은 5 대 95로 오프라인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엔터테인먼트에서 돈 나오는 온라인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저희는 충무로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작년부터 세워놓고 준비를 해왔습니다.
바로 진입하면 ‘돈많은 벤처기업이 영화도 하겠단다’라는 반발을 살까봐 적은 소액투자로 계속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반칙왕> <킬리만자로> <동강> <죽거나 나쁘거나> <공동경비구역 JSA> <단적비연수> 같은 영화에 투자나 협력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이제 본격 진입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은 지금 시작이 됐습니다.
<몽유도원도>라고 제작비가 30억~40억원 정도 들어가는 영화인데 공동제작에 들어갈 겁니다.
디지테인먼트의 핵심은 그래서 영화가 있고, 그 다음에 스타 매니지먼트 사업, 음반사업이 있습니다.
이경전 : 그런 것들이 인터넷 사업자로서 어떤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온라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지 않을까요. 이진성 : 솔직히 말씀드려서 인위적인 시너지는 발휘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2, 3년 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지지 않는 시대가 온다고 확신합니다.
서로 연동할 수밖에 없고, 서로의 필요에 따라 합쳤을 때 시너지가 나오는 것이지 억지로 뭉치라고 해서 시너지가 나오겠어요. 그래서 각 사업부나 자회사들에게도 ‘그냥 알아서 잘해’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인 비전은 물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경전 : 그러면 인츠의 디지테인먼트라는 것은 완전히 오프라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진성 : 자회사들의 색깔은 오프라인에 가깝다고 봐야죠.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영화죠. 안 그래도 디지털 영화를 하나 제작할 겁니다.
일본의 출판만화영화를 디지털 영화로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같이 상영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는 경우도 있고 앞으로 그렇게 될 겁니다.
이경전 : 네트워크 커머스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예스프라이스의 경우 역경매 사이트 아닌가요. 이진성 : 역경매는 단지 방법의 하나구요. 많은 네트워크가 있지 않습니까. 011, 017, 018, 019가 있고, 기존 전화가 있고, 인트라넷이 있고. 이런 많은 네트워크가 지금까지 따로 놀았잖아요. 저는 인터넷의 장점이 이런 많은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연동해보자는 것이 네트워크 커머스입니다.
역경매를 운영할 때도 이런 네트워크들을 다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거죠.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머천트였어요. 조사를 해봤더니 우리나라 머천트 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머천트가 5%가 안됐어요. 이런 머천트를 데리고 어떻게 역경매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전화는 쉽게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나온 것이 네트워크 커머스지요. 이경전 : 인터넷에 굳이 물리지 않아도 머천트들이 커머스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이군요. 보물찾기 비즈니스에서 새롭게 그 두가지를 주축으로 삼게 된 배경이랄까. 이진성 : 보물찾기에 대한 한계성을 저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어요. 앞서가는 업체들을 벤치마킹할 수밖에 없었는데 골드뱅크나 한메일이나 사이트 내에 상거래를 붙였는데 제가 보기엔 잘 안되고 있다고 느꼈어요. 광고 클릭해서 돈 받으러 온 사람이 무슨 다른 역할을 하겠느냐, 마찬가지로 무료 메일 서비스하러 온 사람이 무슨 다른 역할을 해주겠느냐, 그런 생각이 들었죠. 당연히 보물찾기도 역부족이라고 느꼈구요. 그래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차근차근 열어갈 수 있는 콘텐츠나 커뮤니티 사이트로 가야겠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 분야에는 선두업체들이 있잖아요. 선점효과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맞춤 사이트, 그러니까 커스터마이징이란 용어를 강조했습니다.
자금이 확보된 상태에서 2월부터 엔터테인먼트 포털사이트로 치고나간 것이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데 포커스를 맞추게 됐죠. 인츠사이트는 아직은 돈 잡아먹는 사이트예요. 저는 딱 2년 보고 있습니다.
2년 후에는 효자노릇을 할 겁니다.
이경전 : 이 사장님이 너무 지분율이 적다는 애기들을 많이 합니다.
고용 사장인지, 창업주인지 모르겠다는 뭐 그런 얘기 안 들어봤나요. 이진성 : 지분을 판 적은 없구요. 저희 회사는 펀딩을 초기 시점에 했습니다.
지금이야 10배수, 20배수도 장난같지만 그때는 2배 받기도 어려웠어요. 골드뱅크는 액면가로 발행했었잖아요. 그런 시장에 들어가면서 지분율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지요. 지난 4월 펀딩할 때 한 투자사에게 퇴짜를 맞았는데 당시 이유가 두가지였습니다.
첫째가 비즈니스 포커스가 분산돼 있다는 거였죠. 사실 전 일부러 그런 건데. 많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일종의 테스트한다는 의미도 있었고 갈길을 명확히 하기엔 사실 벅차기도 했어요. 이제 정확히 엔터테인먼트로 몰고 가고 있는 거구요. 두번째가 이 사장은 지분율이 낮아서 언제 도망갈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 설움을 당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빚을 내서 시장에서 주식 매입에 들어갔어요. 덕분에 지금 빚 많이 졌죠. 예스프라이스 만들 때 52%의 지분을 인츠닷컴에서 확보하고 30%를 제가 확보했지요. 제가 30%를 확보한 것에 대해 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하더라구요. 이해는 합니다.
기존의 CEO들이 지분율도 돈이다라는 사례를 보여준 적이 있잖아요. 사실 전 그런 생각 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일부 주주들로부터 비도덕적이다, 물러나라, 이런 얘기까지 들었는데 참 비즈니스 하기 싫더라구요. 개인투자는 안 받겠다고 한 어느 사장님 말씀이 정말 이해가 가요. 저희 개인주주가 처음에 150명이었는데 지금은 1500명이에요. 사공이 너무 많아진 거죠. 정말 심각할 정도입니다.
사실 4월에 400억원의 펀딩을 받았는데 그때도 너무 싸게 받는다고 난리가 났었어요. 10배수로 받았는데 그것도 작다고 말이죠. 이경전 : 인터넷 비즈니스에 상대적으로 오래 몸담고 계신데 요즘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헤쳐나가고 계십니까. 이진성 : 97년부터 했으니까 IMF도 겪었고 이것 저것 다 겪어본 셈이죠. 정말 나락에도 떨어져봤고 극단적인 상승도 해봤고.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기업은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기업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성장을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어요. 저희는 인수합병이 됐든, 인수를 하든 인수가 되든 완전히 오픈 마인드로 다 받아들이고 있어요. 지금도 몇가지 제안이 들어와 있는데 다 듣고 있어요. 언제 최종 결정을 내릴지 모르지만 인츠닷컴이란 기업이 성장을 하고 직원이나 주주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어떤 의사결정도 할 수 있겠죠. 현재 국내 상황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지나친 냄비 근성이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일반적으로 벤처 성장단계를 기업의 가치를 보는 단계, 매출을 보는 단계, 수익을 보는 단계라고 하잖아요. 미국이 이제 수익단계라는데 왜 우리가 수익단계로 와서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은 매출을 보는 단계라고 봐요. 다음의 자산규모가 600억, 700억 정도 되나요. 그런데 일년 매출이 200억이라면 작은 거예요. 우리도 마찬가지구요. 다음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그런 단계라는 거죠. 저는 국내 시장을 2003년쯤으로 보고 있어요. 투자자들 모을 때도 그렇게 얘기했어요. 인터넷 인구가 1500만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200만명이라도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인테넷 인구가 필요한데 그 시기를 저는 2년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이경전 : 컨설턴트 출신이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없나요. 장점이나 단점도 좋고. CEO보다는 컨설턴트가 어울린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진성 : 글쎄요, 컨설턴트 출신이어서 도움되는 것은 별로 없다고 봐요. 제가 가진 한계도 분명하고. 기본적으로 회계랄까, 일반적인 경영지식이야 엔지니어 출신 사장보다 낫겠지만, 사실 그냥 제 개인 스타일로 합니다.
사실 저도 컨설팅을 할 때는 매트릭스 조직이 어떻고 시스템 관리가 어떻고 그렇게 많이 조언을 했는데 실제 해보니까 안 그런걸요. 인간적인 부분하고 시스템 요소를 어떻게 결합하느냐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바로 아랫사람만 깨는 조직입니다.
저는 임원들 외에 직원들을 깨본 적이 없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예요. 바로 아래 부장이나 과장을 야단치지 직원들하고는 친구처럼 지냅니다.
처음엔 실무에 직접 관여를 했는데 그래서 직원들이 힘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작년 10월부터는 실무에서 완전히 손을 뗐어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더라구요. 내가 하면 이렇게 했을 텐데, 더 잘할 텐데 하고 말이죠. 가슴에 막 치밀어오르죠. 그래도 확신을 가졌어요. 실무자들 끌어올려줘야 직원들이 스스로 끌고가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어요. 올 3월 정도 되니까 안정되더라구요. 그동안은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이경전 : 예스프라이스가 주된 수익원이 돼야 할 텐데요. 이진성 : 그렇지 않습니다.
예스프라이스는 독립법인이니까, 인츠만 보면 상반기 매출이 85억원인데 그중에 광고매출이 14억원, B2C 쪽에서 20억원이 좀 안되고, 나머지가 무역, ‘인츠트레이드’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인츠는 무역회사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이경전 : 무역에서 수익이 많이 나온다면 그쪽을 더 키울 생각은 없나요. 이진성 : 장기적으로는 다른 것이 바톤을 이어받을 겁니다.
트레이드는 장기적으로 중심역할이 아니에요. 이쪽은 강자들이 워낙 많아요.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로 가는 것이지 궁극적으로 우리가 1등을 하거나 적어도 2등을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요. 그런 점에서 엔터테인먼트는 충분히 1등할 수 있는 분야라고 봅니다.
이경전 : 인츠닷컴의 모델은 이런 것이다 하고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 뭐 참고한 모델이 있나요. 이진성 : 없습니다.
자체 모델이라고 봐야죠. 미국은 에이오엘(AOL)과 타임워너가 합병할 수 있는 나라지만 우리는 그런 것이 안돼요. 실제 오프라인 미디어사들의 반격이 거세게 들어오고 있잖아요. 우리가 그동안 쌓아놓은 것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직접 하려고 해요. 온라인 기업 입장에서도 그냥 당할 수만은 없으니까 필연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사실 낭비죠. 서로 역할만 지킨다면 좋은데. 저희도 오프라인 파트너가 없으니까 직접 진출하는 겁니다.
서로 마음이 맞으면 직접 진출할 필요가 없죠. 울며 겨자먹기로 가고 있는 겁니다.
결론이야 나중에 나겠지만 누군가 깨질 겁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한쪽은 깨지게 될 텐데 깨진 쪽 낭비는 누가 책임지냐 이거죠. 국가적인 낭비라고 봐야죠. 이경전 : 결혼 안하십니까. 이진성 : 정말 마음 넓은 여자가 있으면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사실 시간도 별로 없고…, 이 기회에 닷21을 통해 공개구혼이나 할까요.
“그냥 멋있게 살고 싶어요”
이진성 사장은 듣던 대로 끼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 때문만은 아니다.
꽤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끼가 느껴졌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그에겐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유분방했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이 엿보였고 말은 거침없이 해댔지만 가볍지 않았다.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하는데 그래선지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두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내내 지켜만 보다가 아쉬워 한마디 물어봤다.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그냥 멋있게 살고 싶어요. 남들 생각할 줄도 알고, 멋있게 사는 사람이구나 하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다운 대답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양평으로 향했다.
직원들하고 놀러가기로 했는데 인터뷰 때문에 늦었다며 서둘렀다.
그때 시간이 저녁 1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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