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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수입 쇠고기 인터넷에서 '음매'
[e비즈니스] 수입 쇠고기 인터넷에서 '음매'
  • 임채훈
  • 승인 2000.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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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개방 앞두고 전자상거래 업체 우후죽순…7조원 규모의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인터넷으로 ‘고기’들이 몰려오고 있다.
최근 축산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이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7조원 가까이 되는 국내 축산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축산물 경매는 물론 결제 시스템, 물류, 수출입 대행 등의 서비스까지 지원하면서 관련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트프라이스 윤진호(36) 사장은 “이마트나 롯데백화점이 일년간 구매하는 축산물이 각각 8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규모가 큰 구매자 몇곳만 회원으로 확보해도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축산물 이마켓플레이스의 선두주자들 이들은 경쟁업체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이마켓플레이스를 열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미트마트옥션 www.meatmart.com을 시작으로, 6월에 드림엑스팜 www.dreamxfarm.com, 그리고 8월에는 아이델리 www.ideli.co.kr, 미트프라이스닷컴 www.meatprice.com 등이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화와 옥션 등이 출자한 미트마트옥션은 기업간거래는 물론 기업소비자간(B2C)거래도 하고 있다.
주로 수입 쇠고기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하루에 상장되는 물량은 2천톤 가량된다.
미트마트 김준엽 팀장은 “경매를 통한 기업소비자간 거래에서 소비자가 20% 정도 되는 가격절감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드림엑스팜은 제일제당을 비롯한 다수의 업체들이 출자해 설립했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기 위해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드림엑스팜 김범식(40) 이사는 “사이트를 개설한 지 한달 만에 200톤 가량이 거래됐고 거래액수는 17억원 정도 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주까지 가상경매를 진행한 미트프라이스닷컴은 판매자에게서 거래액의 1%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수입 쇠고기 위주로 거래할 계획이다.
윤진호 사장은 “미국의 대형 육류생산업체 엑셀, 몬포트의 쇠고기를 주로 거래할 예정이며, 물류와 결제 시스템을 철저하게 갖췄기 때문에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아이델리는 축산기업유통주식회사와 유통회사인 신우가 합작했다.
이 회사 김재일(43) 사장은 “얼마 전 사단법인 축산기업중앙회와 업무제휴를 맺고 이를 통해 중앙회의 3만5천여 회원업체를 흡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래방법, 가격경쟁에서도 온라인이 유리” 이들 외에도 현재 3군데 업체가 축산물 마켓플레이스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축산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이처럼 속속 나서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축산물이 전자상거래에 적합한 물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되는 많은 물품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거래관행이 달라 전자상거래에 정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축산물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경매방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온라인 정착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업계 종사자들도 온라인 거래가 그리 낯설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두번째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여 축산물의 가격거품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축산물 유통은 소매업자가 농가나 가축시장에서 직접 구매한 소를 위탁 도축해 지육상태로 판매하는 전통적인 유통구조,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유통구조, 90년대 후반부터 새롭게 형성된 축산물유통처리장(LPC) 중심의 유통구조로 구분된다.
유통구조가 투명해지기 위해서는 축산물유통처리장을 통하는 게 최선이지만, 현재 이곳을 거치는 쇠고기는 전체의 6%, 돼지고기는 12%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그만큼 대부분의 축산물이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친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면 약 5~10%의 원가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번째는 외국인 투자 관련 조항이 올해부터 바뀐 것을 들 수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국내에서 고기도매업을 할 수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50% 미만까지 출자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관계자들은 50% 미만이라지만 우호지분을 확보하면 외국인이 직접 국내에서 고기도매업할 수 있게 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본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도 “아직은 외국업체들의 움직임이 없지만 내년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90년대 초만 해도 영세 소매유통업자들이 주도해온 축산물 시장이 외국인의 직접 진출 가능성으로 새로운 변화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 출자한 축산물 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 맞춰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앞둔 출정전야 상황 가장 중요한 네번째 요인은 수입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이다.
이는 현재 축산물 거래를 하는 대다수 마켓플레이스의 주력상품이 수입 쇠고기인 점을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한해 수입된 쇠고기는 16만7천톤, 약 4억5천만달러(약 5400억원)로 국내소비량의 4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되면 이 수치가 60%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공급자 위주로 진행되던 수입 쇠고기 시장은 소비자 위주 시장으로 재편되고, 공급업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바나나와 오렌지 수입이 개방되면서 수입업체가 170여개에 달했다 7~8개업체만 살아남은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국내 쇠고기 시장 변화에 대해 수출국들은 그동안 수입을 거의 전담했던 축산물유통사업단(LPMO)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개설된 마켓플레이스들은 대부분 이런 점을 노리고 있다.
축산물 마켓플레이스를 개설한 업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급격히 늘어난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오렌지를 수입하다 망한 기업꼴이 될 수밖에 없다.
내년 말쯤 성패가 가려진다.
현재 축산물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업체들
회사
사이트개설일
주요출자회사
주거래품목
거래수수료
제휴업체
미트마트옥션
www.meatmart.com
4월
한화,옥션수입쇠고기
1%
한화, 한냉등
드림엑스팜
www.dreamxfarm.com
6월
제일제당수입쇠고기
0%
셀피아, 드림홀딩스등
미트프라이스닷컴
www.meatprice.com
8월
N/A수입쇠고기
1%
신한은행, 한국신용평가정보등
아이델리
www.ideli.co.kr
8월
축산기업유통주식회사, 신우수입쇠고기
1%
주택은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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