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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메인프레임 고목에 리눅스 꽃핀다
[포커스] 메인프레임 고목에 리눅스 꽃핀다
  • 유춘희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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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S/390 기종에 리눅스 포팅 실현...리눅스의 기업시장 진입 신호탄
90년대 초반 유닉스를 운영체제(OS)로 한 중소형 서버가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 환경을 만들었을 때 ‘다운사이징’을 내걸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IT 업체로 인식됐다.
그런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 메인프레임은 찬밥이었다.
유닉스 서버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메인프레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고, 공급업체들은 CPU를 업그레이드 해줘도 감지덕지해야 했다.
많은 IT 컨설턴트들이 메인프레임은 공룡처럼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직도 메인프레임은 건재하다.
최근엔 ‘메인프레임급 서버’나 ‘메인프레임 성능’ 같은 광고문구가 등장했다.
IMF로 축소됐거나 폐지됐던 IT 예산이 지난해 경기회복과 함께 살아나고, 은행 통폐합, 주식시장 활황 등 호재가 겹치면서 부활하기 시작했다.
ERP나 CRM 구축, 데이터 웨어하우징 도입 등 대형 프로젝트도 메인프레임의 권토중래를 부추겼다.
여기에 리눅스까지 메인프레임 살리기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시스템 공급업체들도 리눅스를 우군으로 반긴다.
특히 IBM이 리눅스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제까지 고유한 OS로 중대형 시장을 공략해온 IBM이 노트북에서 슈퍼컴퓨터까지 모든 기종에 리눅스를 포팅한다고 선언했다.
메인프레임인 S/390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에 리눅스를 포팅하겠다고 한 업체는 많지만 이를 실현한 곳은 IBM이 처음이다.
1만4천개 시스템으로 쪼개 쓸 수 있어 IBM은 S/390에 리눅스를 포팅하면서 ‘서버팜’(serverfarm) 개념을 도입해 한대의 메인프레임으로 450대 이상의 리눅스 서버를 통합할 수 있게 했다.
‘Linux for S/390’은 ‘로지컬 파티션’ 기술을 통해 서버를 최대 15개까지 쪼갠다.
OS/390은 물론 다른 쪽에는 리눅스, VM, VSE 같은 S/390용 OS를 설치해 한대의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OS를 동시에 쓸 수 있게 했다.
여기에 ‘OS를 움직이는 OS’라고 할 수 있는 VM/ESA를 적용하면 서버를 1만4천개까지 나눠 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 서버를 웹서버와 메일서버, ERP서버, CRM서버 등으로 쪼개거나, 데이터센터의 경우 고객별로 서버를 나눠 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대의 리눅스 시스템을 관리해야 하는 ASP 업체는 높은 성능과 고가용성, 확장성, 관리 편이성을 제공받을 수 있다.
IBM은 이미 독일 수세리눅스, 터보리눅스 등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공급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메인프레임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BMC나 CA, 컴퓨웨어, 소프트웨어AG 등도 리눅스/390 포팅을 선언했다.
리눅스코리아, 리눅스원, 아델리눅스 등 국내 업체도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390에 포팅하기 위해 작업중이다.
관련 제품은 10월 초부터 선보인다.
한국IBM 대형서버사업본부 김태형 실장은 올 상반기 국내 메인프레임 시장은 14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가량 성장했다고 한다.
한국IBM만 두고 보면 mips치(초당 몇백만 개의 명령어를 처리하는지를 재는 CPU 성능 단위)로는 70%, 매출은 30% 성장했다.
CPU 판매량에 비해 매출이 적은 것은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 CPU 가격은 해마다 15∼20% 내리고 있다.
김 실장은 “기존 유닉스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고, 웹-투-호스트가 가능하며, 중앙집중에서 분산 네트워크를 지향하면서 메인프레임이 되살아났다”며 “리눅스가 메인프레임 부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리눅스 인기가 프로그래머에서 사용자까지 내려오려면 리눅스의 기업시장 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래야만 본격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고 컨설팅, 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 등 부가사업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IBM 메인프레임의 리눅스 지원은 리눅스가 중대형 컴퓨터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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