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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지하철 방송 사세요'
[비즈니스] '지하철 방송 사세요'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1.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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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랩, 독점 사업권 따내… 세계 최초로 무선랜 방식 도입, 야심찬 출발 400억원을 들여서 5년 만에 1천억원을 벌 수 있다면 크게 남는 장사다.
아세아시멘트의 자회사 에이랩이 벌이고 있는 지하철 방송 사업이 그렇다.
에이랩은 지난 9월 서울지하철공사로부터 공개입찰을 통해 지하철 방송 사업권을 따냈다.
입찰에 들어간 금액은 모두 170억원. 여기에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12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5년 동안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돈까지 치면 투자비용은 모두 400억원 정도다.
웬만큼 돈이 덤비는 기업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운 큰 사업이다.
에이랩은 내년 4월부터 지하철 3호선 48개 열차, 480량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아침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하루 17시간 방송을 내보내는데, 시간 영역을 한시간씩 나눠 잘라 팔 계획이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가격은 한시간 기준으로 한달에 1억원이다.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한달이면 17억원, 1년이면 204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이랩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지하철 방송 사업은 또하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초기 투자비용을 빼면 유지보수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데다 방송시간을 팔아 안정적으로 큰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완벽한 독점이다.
투자비용을 감안해도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방송시간대 판매·광고료로 수익 올려 방송 시간대를 잘라 파는 대신 직접 방송을 운영해도 제법 짭짤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랩은 광고료를 TV 광고료의 50분의 1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하철 벽면 광고 수준, 1주일에 1천만원 정도다.
언뜻 생각해도 광고효과도 벽면 광고보다 훨씬 높다.
일주일에 광고 두세건, 한달에 1억원 정도 광고 매출을 올리기는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하루평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은 440만명에 이른다.
440만명이 매일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방송이라면 그 영향력은 웬만한 케이블TV보다 클 수 있다.
게다가 에이랩은 무선 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지하철이 역에 머무르는 짧은 몇분 동안 역마다 설치된 중계소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보내주면 승객들은 2~3분의 시차를 두고 뉴스를 볼 수 있다.
꾸벅꾸벅 졸거나 멍하니 앉아 있기 일쑤인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방송은 승객들의 관심을 하나로 끌어모을 것이다.
에이랩이 준비하고 있는 지하철 방송은 지금까지 전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새롭고 강력한 매체다.
에이랩은 지하철 행선지 표시판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모니터를 매달 계획이다.
한칸에 두대씩, 한대에는 네개의 모니터가 각도를 달리해 배치된다.
각각 윈도우98이 내장된 펜티엄 컴퓨터로 구동된다.
18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착탈식 하드디스크가 부착돼 필요할 때마다 데이터를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다.
한대에 1천만원에 이르는데 모두 960대를 설치해야 한다.
중계소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도 지금까지 없었던 획기적인 시도다.
벌써부터 웬만한 시스템통합 업체들은 모두 모여들어 줄을 서고 있다.
33개 역마다 중계소를 세우고 48개 전철에 무선통신 시스템이 들어가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덕분에 에이랩은 거저나 다름없는 값에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하철 3호선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2호선, 그 다음해에는 4호선 사업권 입찰이 기다리고 있다.
업체들로서는 성장성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을 두고 있는 셈이다.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 이래저래 지하철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매체쪽에서나 정보기술 업계쪽에서나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좀처럼 파고들 틈새가 없다고 생각됐던 매체 시장의 틈새를 에이랩은 교묘하게 뚫고 있다.
에이랩의 사업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조경철 부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 코모넷이 이미 지난 5월부터 지하철 방송을 하고 있다.
코모넷과 에이랩은 어떻게 다른가? = 코모넷은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돌려가며 내보내는 데 그치고 있다.
속보성에서 뒤질 뿐만 아니라 때마다 하드디스크를 갈아 끼워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리처럼 무선 랜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은 전세계를 통틀어 처음이다.
우리도 물론 속보성이 없는 뮤직비디오 같은 것들은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놓고 때마다 갈아끼운다.
아직 필요한 만큼 전송속도가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뉴스와 증권 정보는 실시간으로 방송할 계획이다.
- 방송시간대를 판다는데 어떤 사람들이 사나? 한시간에 1억원이면 만만한 돈은 아니다.
=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 방송은 이들이 오프라인에 발을 뻗는 한방법이 될 수 있다.
방송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재미있는 커뮤니티를 소개하거나 여러 회원들을 출연진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이벤트도 훨씬 효과적으로 끌고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에서 하는 것처럼 물건을 팔 수도 있을 거고 콘텐츠만 받쳐준다면 자체적으로 광고를 유치할 수도 있을 거다.
방송사들과 인터넷 자회사들도 관심이 크다.
매체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사업다각화의 한방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지하철 방송은 전혀 새로운 매체다.
적어도 웬만한 옥외 전광판보다 훨씬 강력한 매체가 될 것이다.
- 요즘 같은 불경기에 광고 매출은 자신이 있나? = 한시간 기준으로 한달에 1억원 매출이면 결코 무리한 목표는 아니다.
게임 개발업체들이나 영화기획사, 배급사들로부터 벌써부터 광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하철 방송은 다른 방송보다 훨씬 자유롭다.
새로 나온 게임을 시연해볼 수도 있고 영화 줄거리를 상영할 수도 있다.
광고와 방송이 자유롭게 어우러진 새로운 수익모델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4조원 광고 시장 가운데 우리는 틈새시장을 만들어 딱 1천억원만 먹을 계획이다.
- 방송 시간대 판매와 광고 매출이 매출의 전부인가? = 그렇지 않다.
여러가지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를테면 전자상거래 방송을 보면서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바로 휴대전화로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코드번호만 입력하면 주문에서 결제까지 모두 끝나도록 말이다.
오후 3시에서 저녁 7시까지 하루 네시간은 에이랩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여러 콘텐츠 업체들을 접촉하고 있는 중이다.
- 에이랩은 어떤 회사인가? = 아세아시멘트가 자본금 50억원을 100% 출자한 자회사다.
처음에는 비전21이라는 아세아시멘트의 신규사업 추진팀으로 시작했다가 지난해 12월 분사했다.
지하철 방송 사업은 에이랩의 첫번째 사업인 셈이다.
이밖에도 에이랩은 시스템 사업과 기술연구소, 인큐베이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기업 아시아시멘트의 몸부림?

대표적 굴뚝기업인 시멘트 회사들이 소리 소문 없이 돈을 쓸어모으고 있다.
올해 초 시멘트와 레미콘 단가가 크게 오른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면서 출하량까지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3분기 출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시멘트가 19.7%, 레미콘은 23.0% 늘어났다.
지난 9월만 놓고 보면 시멘트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0%, 레미콘은 49.7% 늘어났다.
이처럼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건축허가 면적이 늘어나면서 신규 건축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9월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생산량까지 3.1% 늘어났다.
시멘트 회사들 가운데서도 아세아시멘트와 한일시멘트의 실적이 돋보인다.
아세아시멘트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766억원과 439억원, 각각 지난해보다 14.6%와 98.5%씩 늘어났다.
한일시멘트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560억원과 6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7%와 35.5%씩 늘어났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4.9%와 17.9%에 이른다.
언뜻 '흙 파서 돈 번다'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그럴 듯해 보일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행복한 상황이 마냥 계속될 것 같지는 않다.
출하량이 잠깐 크게 늘기는 했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성장성 둔화는 여전하다.
가뜩이나 수출도 신통치 않은 판에 최근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부쩍 늘어나 걱정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과잉설비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부담이다.
올해 평균 공장가동률은 82% 수준인데 2003년이면 8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동률 하락이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년부터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아세아시멘트의 신규 사업 진출은 이같은 성장성의 한계를 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가면서 의욕적인 출발을 보인 에이랩이 굴뚝기업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어줄지 주목된다.

에이랩 지하철 방송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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