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경제주간지 편집장이니 뭔가 알지 않겠느냐는 표정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을 대할 때마다 곤혹스러워지곤 합니다.
비행기 테러로 뉴욕 쌍둥이 빌딩이 폭싹 무너지는 일까지 벌어지는, 이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기에 전들 무엇을 전망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혜안이 있다면, 이리 고된 주간지 편집장 일을 뭐하러 하겠습니까? 마침 금리도 싼데 돈이나 마구 빌려 선물·옵션 같은 곳에 베팅을 하는 게 낫겠지요. 그렇다고 '뭐, 언젠가는 회복되겠지요'라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길 수도 없더군요. 애타는 심정으로 경기회복 시점을 가늠해보는 분들에게 계속 그러다가는 한대 맞지나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안 되겠다 싶어 기업 현장과 대학·연구소에 재직중인 경제 전문가들을 두루 수소문해 설문지를 돌리고 의견을 들어본 뒤, 그 결과를 정리해 이번호 커버스토리로 독자들께 보고합니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드리는 게 아무래도 낫겠다고 생각했지요. 이번 설문조사는 지식포털 사이트 ‘이슈투데이’ www.issuetoday.com와 함께 진행했고, 전문가들에게 경기전망과 함께 진념 경제팀에 대한 평가 의견도 물어봤습니다.
이슈투데이의 권우철 편집국장과 조사 실무자들의 협조에 감사를 드립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니, 대체로 내년 중반께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였습니다.
이는 얼마 전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세계 경기전망과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회복 시나리오’는 ‘경기 회복세가 내년 중반부터 미국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확산돼가는 것’이며 후년인 2003년에는 경기 상승세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년 중반부터 경기회복이 가시화한다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은 그 이전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뉴욕 테러사건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된 점은, 경기가 반등할 때의 탄력성을 그만큼 더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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