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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전자책 이야기꽃 언제 활짝 피나
[e비즈니스] 전자책 이야기꽃 언제 활짝 피나
  • 임채훈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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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걸맞은 콘텐츠가 선결과제…시장 창출은 업계의 몫
올 들어 전자책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5월 전자책 관련업체의 창업과 기술지원을 위해 매년 6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보통신부도 지난 8월 전용단말기 개발,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충 등 전자책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김영사, 민음사, 창작과비평사 등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도 공동출자,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전자책 사업을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한국전자책컨소시엄에 삼성전자와 SK가 참여하기로 하는 등 대기업도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내년이다” “5년 후다” 엇갈리는 활성화 시기 전자책은 매력적이다.
가격이 종이책의 40, 50% 수준으로 저렴하고 집에서 책을 내려받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종이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검색기능도 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클릭만 하면 바로 단어를 설명해준다.
필요한 부분만 따로 뽑아 살 수도 있다.
동영상 기능까지 갖춘 전자책도 있다.
시장 전망 또한 장밋빛이다.
연간 3조원 정도 되는 국내 종이책 시장의 10%만 차지해도 3천억원 규모가 된다.
전자책 콘텐츠를 판매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 저작권 관리, 단말기 등을 고려하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진다.
한국전자북 www.hiebook.com 김인중 과장은 “내년 말쯤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이런 전망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많다.
한길사, 창작과비평사 등 106개 출판사들이 참여해 만든 북토피아 www.booktopia.com 김선태 기획실장은 “미국에서도 2005년이 돼야 전자책이 종이책 시장의 1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토피아도 아직까지 매출액이 너무 미미해 뭐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다.
구효서, 백민석 등 13명의 작가 작품을 출판중인 예스24 www.yes24.com 유성식 팀장도 “내년에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지금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업체 가운데 3개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쎄 아직까지 전자책은 좀…” 전자책 업계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콘텐츠 빈약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양의 전자책을 보유한 바로북 www.barobook.com 콘텐츠가 4천여권 정도다.
1천여권을 넘기는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고 싶은 책은 많지만 볼 책이 없는 것이다.
전자책을 서비스하는 업체들도 이 점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무작정 많은 전자책을 서비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익은커녕 매출도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책을 보기 위한 소프트웨어인 뷰어(viewer) 표준이 확정되지 못한 것도 전자책을 꺼리게 만든다.
업체마다 서로 다른 솔루션을 갖고 있어 사이트마다 따로 뷰어를 내려받아야 한다.
XML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과 PDF를 기반으로 한 업체들, 또 자체 파일포맷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이 표준으로 선정되기 위해 키재기를 하고 있다.
미국도 98년부터 표준안 마련을 위해 전자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결실을 맺지 못한 상태다.
종이책에 비해 디자인이 밋밋하고 글꼴이 다양하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것은 대부분 윤명조, 윤고딕, 시스템서체 등으로 글꼴이 한정돼 있다.
편집도 종이책처럼 다양하지 못하다.
단순 텍스트를 보는 느낌을 주는 전자책도 있다.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아직도 서비스가 충실하지 못하다.
자유롭게 들고 다니며 볼 수 없다는 점도 전자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종이책처럼 화장실이든 전철이든 장소에 상관없이 볼 수가 없다.
전자책용 휴대형 단말기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30만원을 넘어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책이 아니다 콘텐츠다 예스24 유성식 팀장은 “시장활성화 시기를 다르게 보는 것은 업체의 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솔루션 관련 업체들은 내년부터 전자책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책이 많은 관심을 얻어야 솔루션 시장도 그만큼 확대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전망보다는 기대에 가깝다.
5년 정도의 장기전망을 내놓은 업체는 주로 자본금이 넉넉한 곳이다.
지금부터라도 다른 업체들이 진입하지 못하게 장벽을 쌓으려는 계산이 숨어 있다.
하지만 전자책의 가능성만큼은 이들 모두에게 ‘진리’다.
스티븐 킹의 전자책이 출판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도 전자책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다.
전자책 시장을 더 빨리 활성화시키는 일은 이제 전적으로 업체들의 몫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전자책 업체들이 종이책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와이즈북 www.wisebok.com 최익섭 팀장은 “종이책 시장과 전자책 시장을 따로 생각해야 한다.
종이책 시장을 빼앗으려 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매체가 나오면 그것에 걸맞은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북토피아 김선태 실장도 “책이 아니라 콘텐츠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기존 출판사들이 갖고 있는 기획력이나 마케팅 능력만큼은 전자책 업체들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자책을 종이책과 비슷한 형태로 꾸미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독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인식시키는 일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신경숙 “마루와 마당과 담벽이 그녀에게 우르르 다가오는 것 같아 칼을 쥔 채 그녀가 휘청거린다.
너의 흰 셔츠 속에 숨겨져 있을 흰 등, 그 등에 펼쳐진 싱그러운 푸른 반점. 너의 부드러웠던 입술, 따뜻했던 몸. …너의 따뜻했던 몸, 가냘프게 오르내리던 목젖 어디에 너의 이 돌연한 배신이 숨어 있었는지.” 와이즈북/무료 <러셔> 백민석 SF 형식을 빌어 미래 사회의 권력체계를 비판하는 소설로 지구를 환경 재앙에 휩싸이게 만든 ‘에코 데미지’가 발생한 지 28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은 모비와 메꽃을 중심으로 한 ‘러셔’라고 불리는 일군의 행동주의자들이 가상의 호흡중추를 파괴하고자 공작하는 움직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스24/무료 <아직도 영어공부하니?> 정찬용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에 이어 나온 이 책은 쏟아지는 이메일에 대한 답변으로 펴낸 책이다.
영어공부 방법에 관해 자주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친절히 답변하고 있다.
이 책을 전자책으로 본다면, 글쓴이로부터 받은 답변 메일을 읽는 기분이 들 것이다.
북토피아/2600원 <프로야구 살인사건> 박상하 프로야구 승부조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책이다.
홈런왕의 죽음과 살인사건 직후 종적을 감춘 에이스 투수, 미치광이 관객의 의문의 실종, 잠적한 피살자의 아내 등이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진다.
가끔 나오는 정사장면이 독자를 자극한다.
바로북/3000원
전자북 서비스업체 현황 DRM(Digital Right Management)
솔루션
솔루션 기반
보안
서비스 권수
협력출판사
자체솔루션
텍스트 위주
자체보안
4200여권
45개 출판사
북토피아
www.booktopia.com
드림인테크
한국전자북
PDF 위주
XML, 플래시
자체DRM
3600여권
106개 출판사
와이즈북
www.wisebook.com
자체솔루션

PDF위주
플래시

자체DRM
500여권
80여개 출판사
한국전자북
XML
파수닷컴DRM
60여권
자체출판
한국전자북
www.hiebook.com
자체솔루션
XML
자체DRM
80여권
13개 출판사
전자책 솔루션의 표준화 경쟁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전자책 솔루션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을 기반으로 한 것과 PDF(Portable Document Format)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단순 텍스트나 플래시 파일을 이용한 것도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XML을 기반으로 하면 검색기능을 구현하기 쉽고 파일용량도 비교적 작다.
오프라인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기도 쉽다.
하지만 글꼴 구현이 쉽지 않고 책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살리기도 만만찮다.
PDF는 이와 정반대이다.
XML에 비해 글꼴 구현이 쉽고 책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파일용량이 크고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도 이 두가지 파일포맷이 치열한 표준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XML을 기반으로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리더’(Reader)와 PDF를 기반으로 한 어도비(Adobe)의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월 반스앤노블(barns&noble)과 아마존(amazon)에 무료로 자사 솔루션을 공급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2위 온라인 서점에 뛰어든 것이다.
어도비도 이에 뒤질세라 스티븐 킹의 소설을 전자책으로 냈던 글래스북(glassbook)을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반스앤노블과도 전자책 솔루션 공급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독자와 거리 좁혀야 이순원씨는 지난 8월 예스24에서 신작 소설 을 선보였다. 오프라인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온라인 출판이었다. 오프라인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책을 낸 이유는. 지금은 예전과는 다른 디지털시대다. 종이에서 온라인으로 매체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변화를 실험해보고 싶었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낼 때보다 조건이 나쁘지 않았던 것도 이유의 하나다. 그렇다고 온라인에서만 책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전자책이 출판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하나. 독자들이 전자책에 얼마나 익숙해지느냐에 달려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오프라인만큼 편해야 한다. 아직은 뷰어를 내려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오프라인처럼 편해지는 순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 같다. 주변 동료들은 아직 관망하고 있다. 온라인은 무한복제가 가능해 저작권 보호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전자책이 무한복제된 경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현재 저작권 보호장치는 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이책에서 인세는 1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작가들은 전자책에서는 전송권의 50%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종이책의 경우 인쇄비, 출판비, 재고관리비, 유통비 등이 들지만 전자책은 이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 종이책은 서점의 마진비율이 40%지만 전자책은 서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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