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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아이뉴스24
[현장탐방] 아이뉴스24
  • 임채훈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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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혁명은 우리 손에"
창립 7개월만에 ‘정보통신업계 통신사’로 불려…‘프리미엄 리포트' 발행 심층분석 강화
선택의 순간에는 누구나 갈등하게 마련이다.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벤처로 발을 옮기는 순간에는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애써 쌓아올린 것을 버려야 하는 결정이 우선 힘들다.
게다가 미래의 성공이 확실히 보장돼 있는 것도 아니다.
포기하는 아픔을 견뎌내야 하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어지간해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것이 벤처행이다.

우리 현실에서 버려야 할 것이 많은 직업 가운데 하나가 기자다.
기자 직함을 벗고 나면 냉혹한 경쟁을 버거워할 만큼 현실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들이다.
그래서 ‘시기상조다’, ‘뭘 모르는 자만이다’ 하는 얘기가 더 많다.
그러나 벤처에 도전한 기자들이 있다.
정보통신 전문 인터넷 뉴스 사이트 아이뉴스24 www.inews24.com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실패보다는 도전하지 못한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라는 이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미디어 혁명을 꿈꾸고 있다.
People in inews24, 경험 그리고 인맥 아이뉴스24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다.
유수한 일간지와 전문지에서 정보통신 분야를 담당했던 기자들이 포진해 있다.
인터넷 미디어라는 새로운 도전에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인터넷의 위력을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설립돼 7개월만에 ‘정보통신업계의 통신사’란 별칭까지 얻을 만큼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상당 부분 이들이 쌓아놓은 경험과 인맥 덕분이다.
테헤란밸리 한복판에 자리잡은 아이뉴스24 편집국엔 이제 벤처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전직 기자들이어서 겪는 어려움은 다른 데 있다.
“세금계산서가 뭔지 어떻게 발행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이창호 사장은 비즈니스에 대한 무지가 더 큰 장애물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물어물어 하나둘씩 배워가며 극복해나갔다.
그래도 여전히 제일 힘든 것은 취재보다는 경영이라는 게 이 사장의 고백이다.
기자들 출신이 다양하다는 것이 처음에는 장점으로 작용할 줄 알았다.
여러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출신이 다른 만큼 서로 기사를 보는 눈이 달랐다.
초기에는 기사 방향을 놓고 부딪치는 일도 잦았다.
이 사장은 “기사에 대한 관점을 통일시키기 위해 많은 토론을 해야 했다.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강하게 주장하며 기사를 보는 눈을 통일시켰다”고 말한다.
덕분에 지금은 토론이 의사소통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것이다.
“그렇게 정을 쌓다보니 이제는 서로 다른 곳 출신이라는 사실을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부대끼면서 한가족이 됐지요.” 풍부한 취재경험, 공통 비전, 치열한 토론문화가 아이뉴스24의 경쟁력이라고 이 사장은 자랑한다.
News in inews24, 신속 그리고 무제한 아이뉴스24에는 일반적인 신문사와 다른 게 두가지 있다.
기사 마감시간이 없고 원고량에 제한이 없다.
뉴스거리가 포착되면 어느 때나 기사를 작성한다.
알릴 수 있는 것은 원고량을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전달한다.
인터넷 뉴스 미디어가 갖는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재권 뉴스국장은 “우리는 이걸 무제한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종이신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사고 폭이 넓다는 설명이다.
아이뉴스24는 이러한 강점을 십분 발휘해 심심찮게 특종을 터뜨렸다.
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에 들어와 있는 일부 서버가 해커들의 경유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기사를 비롯해 남북간 인터넷전화가 가능하다는 기사 등 여러 건의 발굴기사가 독자를 찾아갔다.
이 사장은 “기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인맥과 발로 뛰는 부지런함이 합쳐져 특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이뉴스24는 정보기술 분야만을 전문으로 다룬다.
종합 일간지처럼 모든 분야를 다루기엔 인력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미디어도 이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아이뉴스24는 최근 ‘프리미엄 이리포트’(Premium eReport)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전문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처음 목표에 한걸음 다가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콘텐츠 유료화’라는 인터넷 벤처의 숙제에 대한 조심스런 도전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이제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성과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결국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Culture in inews24, 기자정신과 벤처정신 아이뉴스24에는 벤처기업과 언론사 문화가 공존한다.
대부분 기자 출신들이다보니 위계질서가 기존 신문사 못지않다.
혹독한 훈련과 뉴스에 대한 집착, 시시각각 터지는 불호령은 여느 신문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이뉴스24에는 벤처기업 분위기가 더 짙게 흐른다.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한 사람들이 모인 탓이다.
해야 할 일이 많아 퇴근시간도 따로 없다.
사원이자 주주로서 내 회사를 꾸려나간다는 성취감이 그런 승부욕을 부추긴다.
이재권 국장은 “무제한 저널리즘이란 말이 ‘업무의 무제한’이라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웃는다.
아이뉴스24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 이 사장이 일선에서 기자로 뛰던 시절 신문사 입사시험 감독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
답을 몰라 쩔쩔매던 수험생 하나가 당시 감독관이던 그에게 몰래 물었다.
“3번 문제 답이 뭡니까?” 이 사장은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수험생은 악착같았다.
끝까지 물고늘어지면서 힌트라도 달라고 조르는 것이었다.
이 사장은 그제서야 힌트를 줬다.
그 수험생이 얼마나 악착같은지 내심 지켜본 것이다.
시험을 보면서 감독관에게 답을 물어보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뉴스24가 짧은 기간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그것이다.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기자정신.
* 이창호 1960년 출생 1985년 충남대 경영학과 졸업 1987∼99년 전자신문 취재기자 2000년 아이뉴스24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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